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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FC서울로 이상호 보낸 후폭풍, 수원삼성의 혹독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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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FC서울로 이상호 보낸 후폭풍, 수원삼성의 혹독한 겨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30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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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ACL 전력보강은커녕 오히려 정리에 팬들 비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수원 삼성이 '슈퍼소닉' 이상호를 FC 서울로 이적시킨 후폭풍을 제대로 맞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2016년 병신년에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져 자칫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될 뻔한 위기를 맞았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공격 자원을 다른 팀도 아닌 라이벌 FC 서울로 보낸 것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축구계에서 라이벌 팀 사이의 이적은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물론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FC 바르셀로나에서 주장 완장까지 찼던 루이스 피구가 레알 마드리드로 건너가 야유를 받은 것이나 카를로스 테베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넘어가면서 맨유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 수원 삼성이 라이벌 팀인 FC 서울로 이상호를 이적시킨 것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내년에도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야 하는 수원이 전력 보강은커녕 선수를 팔아치웠다는 팬들의 비난이 거세다. [사진=FC 서울 제공]

심지어 직접 이적이 아니더라도 비난을 받는다. 리버풀 출신의 마이클 오언이 레알 마드리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거쳐 맨유로 건너갔을 때도 리버풀 팬들의 적지 않은 비난이 있었다.

K리그에서도 수원과 FC 서울이 결정적으로 사이가 틀어진 것도 서정원 감독 때문이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수원과 안양 사이의 지역 라이벌 매치 정도였지만 서정원 감독이 프랑스 리그에서 뛰다가 K리그 복귀 과정에서 친정팀인 FC 서울(당시 안양 LG)로 돌아오지 않고 수원으로 간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 때문에 이상호의 FC 서울 이적은 수원 팬들에게 더없는 상처로 다가온다. 더구나 선수 트레이드도 아니고 돈을 받고 팔았다는 점에서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수원 구단은 이에 대해 "최근 영입한 김민우와 산토스, 카스텔렌과 포지션 중복으로 FC 서울로 이적시켰다"며 "보다 젊고 역동적인 팀을 구축하기 위해 핵심 포지션 영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팬들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욱 화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수원 구단의 공식 페이스북에는 30일 정오 기준으로 1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이 비난 일색이다.

한 네티즌은 "제대로 영입 소식도 안들려주면서 들려준다는게 팀 7번을 FC 서울에 팔았다고? 무슨 헛소리냐"고 힐난했다.

또 다른 네테즌은 "필드 위에서나 SNS에서나 수원에 대한 애정과 헌신을 한결같이 드러내던 선수를 라이벌 팀에 넘기면서 '이제 필요없다. 우린 헤어져야 할 때야, 잘 가'라는 뉘앙스의 글을 남겨야 했느냐"며 "김민우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으며 카스텔렌은 올해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이번 선택이 구단의 비전인 '젊고 역동적인 팀'을 만드는데 합리적이냐"고 반문했다.

더구나 수원 구단은 내년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러야 한다. 같은 조에는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끼어있다. 현재 수원 전력으로 상대하기 버거운 팀이다.

게다가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면 K리그 클래식과 대한축구협회(FA)컵까지 빡빡한 일정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더블 스쿼드는 필수다. 가뜩이나 올시즌 줄부상으로 고생했던 수원이 더블 스쿼드는커녕 포지션 중복이라며 선수를 라이벌 팀에 보낸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게 팬들의 시각이다.

▲ 측면 공격수 이상호가 FC 서울로 넘어가면서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내년에도 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힘겨운 시즌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포츠Q(큐) DB]

게다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같은 연고의 수원FC가 부지런한 영입을 펼치고 있는 것과도 비교된다. 수원FC는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됐으면서도 알짜 선수들을 불러모으며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수원FC는 제주에서 활약하던 공격수 서동현을 완전 이적 형식으로 데려온데 이어 베테랑 미드필더 정훈, 경남FC 출신 공격수 송수영에 올림픽 대표 출신 백성동까지 데려왔다.

이에 대해 한 수원 팬은 "아무래도 삼성이 최순실 씨에게 너무나 많은 돈을 퍼주면서 구단을 운영할 자금이 모자란 모양"이라며 "수원 구단이 유스팀에서 뛰던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팀이라면 그에 맞는 구단 운영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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