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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얼음 녹아 빙상대회 연기, 부끄러운 동계올림픽 개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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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얼음 녹아 빙상대회 연기, 부끄러운 동계올림픽 개최국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1.03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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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국제스케이트장 냉동기 컨트롤 제어판 고장…빙상연맹, 전날 밤 11시 공지해 선수단 원성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017년 정유년 새해부터 한국 스포츠에 '사고'가 터졌다. 동계올림픽 개최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얼음이 녹아 원래 예정됐던 빙상대회를 정상적으로 열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일 홈페이지를 통해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3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회장배 전국남녀 스피드스케이팅대회 2일차 경기는 냉동기 컨트롤제어판 에러로 부득이하게 하루 연기된 4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3일에는 여자 일반부 1000m 경기를 시작으로 40차례 레이스가 예정되어 있었다.

▲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냉동기 컨트롤 제어판 고장으로 빙판이 녹으면서 3일 예정됐던 회장배 스피드 대회가 4일로 연기됐다. 3일 오전에 찍은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빙판에 군데군데 물기가 보인다. [사진=빙상 관계자 제공]

문제가 된 것은 바로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의 냉동기다. 모든 빙상장에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 등을 압축해 기화시켜 얼음을 만드는 냉동기가 있다. 냉동기의 성능에 따라 빙질이 결정되기도 하지만 냉동기에 문제가 생기면 기껏 얼려놨던 빙판은 순식간에 녹고 만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냉동기 컨트롤 제어판에 에러가 생기면서 얼려놓았던 빙판이 녹아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된 것이다. 겨울이라 얼음 녹는 속도가 느려 완전히 물로 변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소식을 전해들은 한 빙상장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빙상장 시설관리를 오랫동안 했지만 냉동기가 고장나 빙상장 얼음이 녹았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 보통 빙상장을 개장하기 전에 보수와 테스트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시즌 중 냉동기 고장 사례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완전히 얼음이 녹지 않아 다음날 경기 속개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얼음을 얼리고 정빙까지 해야 한다. 하루만에 이전 빙질 상태로 돌려놓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냉동기 고장으로 빙판이 완전히 녹았다면 페인트칠한 것과 섞이기 때문에 완전히 물을 걷어내야 한다. 물을 걷어내고 다시 얼리기까지 대략 48시간 정도가 걸린다"며 "만약 동계올림픽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대회 스케줄 자체가 엉망이 될 수 있다. 철저한 시설 점검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측은 냉동기를 풀가동하면 4일 경기는 무난하게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빙상인은 "연맹에서 4일로 대회를 연기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냉동기 컨트롤 제어판을 복구하지 못했다"며 "냉동기를 복구하지 못한다면 대회가 무기 연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냉동기 컨트롤 제어판 고장으로 빙판이 녹으면서 3일 예정됐던 회장배 스피드 대회가 4일로 연기됐다. 3일 오전에 찍은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빙판에 군데군데 물기가 보인다. [사진=빙상 관계자 제공]

냉동기 고장으로 빙상인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냉동기 컨트롤제어판 에러로 문제가 생겼다면 조금 더 빨리 대회 연기 고지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연맹이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를 하루 연기하겠다고 밝힌 시간이 2일 오후 11시여서 논란이 됐다.

회장배 출전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한 빙상인은 "밤 11시에 연맹 홈페이지에 고지했다고 하는데 그 시간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겠느냐"며 "아침에 일어나 선수들 컨디션을 맞추려고 하고 있었는데 완전히 엉망이 됐다.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오후에라도 좀더 일찍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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