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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몰빵배구? 고희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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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몰빵배구? 고희진도 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8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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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트리플크라운, 고희진은 블로킹 4개로 뒷받침…현대캐피탈과 개막전 3-1 승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대전 삼성화재에는 레오가 있다. 그러나 레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희진도 있다.

삼성화재는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개막전에서 38득점을 올린 레오가 후위공격 11득점, 서브득점 4개, 블로킹 3개 등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는 활약 속에 현대캐피탈을 3-1(19-25 25-22 25-15 25-19)로 이겼다.

시즌 개막전이자 라이벌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는 세트스코어 1-1 상황에서 너무나 싱겁게 삼성화재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왔다.

첫 세트에서 삼성화재는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아가메즈(26득점)와 박주형(4득점), 문성민(15득점)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에 세트를 내줬다. 현대캐피탈은 공격으로 21점을 뽑은 반면 삼성화재는 레오만 9점을 올렸을 뿐 고작 13점에 그쳤다.

▲ 대전 삼성화재 고희진이 1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블로킹을 성공시킨 뒤 레오(위)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하지만 2세트부터 리시브가 살아나고 현대캐피탈이 실책을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삼성화재의 리시브가 좋아지면서 레오를 비롯해 지태환(10득점)의 공격까지 살아났다.

전환점은 3세트였다. 레오가 3세트에서만 후위 공격 3득점, 서브득점 2개, 블로킹 1개 등으로 12득점을 올리는 사이 현대캐피탈은 범실 8개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 겨우 15점만 뽑으면서 완패했다.

4세트에서는 고희진이 블로킹 2개를 잡아내는 활약 속에 삼성화재가 편하게 승리를 챙겼다.

삼성화재의 승리는 기존 공식 그대로였다. 삼성화재가 조직력을 바탕으로 레오에게 공격을 몰아주면서 점수를 따내고 현대캐피탈은 범실로 무너지는 기존 모습 그대로였다.

이날 득점에서는 삼성화재 64점, 현대캐피탈 63점으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범실에서 큰 차이가 났다. 삼성화재는 실책 18개에 그친 반면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 12개, 문성민 9개 등으로 무려 30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 대전 삼성화재 고희진(오른쪽)이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천안 현대캐피탈과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고준용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이처럼 범실에서 차이가 난 것은 역시 고희진이 센터에서 무게감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완벽한 조직력을 갖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고희진은 스타급 선수처럼 빛나지는 않지만 삼성화재의 조직력에 있어서는 결코 안될 선수다. 그는 평소에도 팀의 조직력에 대해 모든 신경을 쏟는다.

고희진은 미디어데이에서도 "흔히 경기를 전쟁과 많이 비유하는데 전쟁에서 지면 포로가 되고 죽는다"며 "전쟁에서 이긴다는 마음으로 팀워크보다 더 센 전우애를 발휘해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고희진의 진가는 경기에서 그대로 발휘됐다. 2세트 23-21 상황에서 최민호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막아낸데 이어 4세트에서는 19-15로 현대캐피탈이 쫓아오자 아가메즈의 후위공격을 블로킹해내며 20점째를 따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희진의 이 블로킹 득점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것이었다.

이날 고희진은 4개로 삼성화재에서 가장 많은 블로킹을 기록했다. 지태환과 레오 역시 3개씩으로 뒤를 받쳤다.

또 고희진은 센터는 물론이고 팀의 리더로서 몸을 던지며 상대의 공격을 잡아내는 디그에도 동참하며 삼성화재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의 진수를 보여줬다.

▲ 대전 삼성화재 레오가 1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천안 현대캐피탈의 박주형(왼쪽부터), 윤봉우, 아가메즈의 3인 블로킹 벽 위로 공격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신치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첫 세트에서는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무너졌지만 2세트부터는 현대캐피탈의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면서 흐름을 가져온 것 같다"며 "고희진과 지태환으로 이어지는 센터진이 제 역할을 해줬다. 특히 고희진은 고비마다 리더로 역할까지 해줬다. 역시 고희진은 우리 팀의 정신적인 지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선수 이름값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아가메즈와 문성민이 있는 현대캐피탈이 레오의 공격에 의존하는 삼성화재보다 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대부분 삼성화재의 승리로 끝난다.

삼성화재가 레오를 앞세운 '몰빵배구'를 한다고 하지만 고희진 같은 숨은 일등공신이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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