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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 동점골 뭣이 중헌가? 아스날, 산체스 승부욕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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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 동점골 뭣이 중헌가? 아스날, 산체스 승부욕 배워야 한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1.0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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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올리비에 지루의 동점골보다 빛난 건 알렉시스 산체스의 행동이었다. 아스날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와중에도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는 그의 승부욕이 빛났다.

4일(한국시간) 본머스 원정, 후반 인저리 타임에 지루의 극적인 골이 터졌다. 자카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지루는 펄쩍 뛰어 절묘한 백헤딩으로 연결했고 이는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루는 전 라운드 경기에서 자신이 터뜨린 스콜피온 킥을 연상시키는 전갈 동작을 취하며 동점골을 자축하더니 곧이어 골드샌즈 스타디움으로 아스날을 응원하러 온 원정팬들을 향해 달려가 기쁨을 만끽했다.

▲ 아스날 산체스(오른쪽)가 첫번째 골을 터뜨리자마자 일어나 공을 주우러 향하는 장면.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더 야속한 건 수비수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였다. 지루는 동점골이 중요한 게 아니란 걸 인지하고선 피치 중앙으로 달려간 반면 가브리엘은 관중석에 파묻히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결국 아스날은 3-3으로 비겼다. 물론 지루와 가브리엘이 세리머니를 생략했다고 하더라도 이겼으리란 보장은 없다. 다만 적어도 1분은 손해를 봤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팩트다.

지루의 득점 상황을 다시 보면 산체스는 지루와 가브리엘이 기뻐하는 사이 공을 주우러 간다. 다른 동료들도 기뻐하기는커녕 역전을 위해 재빨리 반대편으로 향한다.

산체스는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첫 골을 터뜨렸을 때도 무표정이었다. 후반 25분 오른쪽에서 넘어온 공이 지루의 머리를 맞고 자신에게 다가오자 다이빙 헤딩으로 골망을 갈랐다. 대반격의 서막이었다.

엎어진 상황이었지만 산체스는 곧바로 일어나 공을 집어 들고선 하프라인으로 빠르게 달렸다. 본머스에 3골을 내주고 끌려간 경기력 자체가 불만인 듯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했다.

승점 1은 확보했지만 아스날은 3위로 올라설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본머스는 잡았어야 했다. 5위 토트넘 핫스퍼와 6위 맨유는 상승세고 2위 리버풀, 3위 맨체스터 시티의 기세는 만만치 않다.

산체스는 2016~2017시즌 13골로 디에고 코스타(첼시, 14골)에 이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득점 부문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도움도 7개로 공동 3위다. 공격포인트는 20개로 전체 1위다.

'실력 최고' 산체스는 고작 동점에 기뻐해야 하는, 중위권 팀도 못 꺾고 4위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싫었던 모양이다. 지루 동점골에 기뻐할 때가 아니다. 오직 승리만 생각하는 산체스의 저돌적인 자세를 배워야 하는 EPL 12시즌 무관 아스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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