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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빅뱅·비·신화, '음악'보다 '예능'에서 먼저 보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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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빅뱅·비·신화, '음악'보다 '예능'에서 먼저 보게 된 이유?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7.01.24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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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예능, 스타의 컴백을 부탁해~.”

잠시 활동을 쉬던 가수가 컴백할 때는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그 신호탄을 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예능을 통해서 자연스레 컴백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동안 솔로 활동으로 인기를 누리던 팀들이 최근 완전체 앨범을 발매했고, 오랜 시간 앨범 활동을 하지 않던 가수들도 본격적으로 컴백 했는데 그 프로그램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빅뱅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빅뱅은 솔로, 유닛 활동을 이어오다 약 8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컴백했다. 이들 역시 컴백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장수 아이돌 신화 또한 매한가지였다. 최근 김태희와 결혼한 비 역시 지난 2014년 이후 약 3년 만에 컴백을 확정하고 지난 15일 앨범을 발매했다. 그는 정식 컴백 전 SBS 예능 프로그램 ‘꽃놀이패’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과거에는 음악 방송으로 컴백을 하고 난 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면 최근에는 ‘선(先) 예능, 후(後) 음악 방송 출연’이라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지는 추세다. 왜 가수들은 가요 프로그램 무대가 아닌 예능 프로를 먼저 찾는 것일까.

과거와 달리 음악 프로그램의 위상과 성격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과거 음악 프로그램의 경우 아이돌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랐지만 언제부턴가 아이돌이 중심이 되는 음악 방송으로 변화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집계방식 등의 차이로 인한 공정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또 음악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의 파급력 차이도 한몫 거든다. ‘해피투게더’, ‘라디오스타’, ‘무한도전’, ‘꽃놀이패’, ‘런닝맨’, ‘1박 2일’, ‘복면가왕’ 등 연예인들이 컴백 예능으로 주로 선택하는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있다.

특히 ‘무한도전’과 ‘1박 2일’, ‘꽃놀이패’, ‘복면가왕’, ‘런닝맨’은 주말 예능 강자로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기도 하는 등 폭발적인 파급력을 갖고 있다.

신화 [사진= 신화컴퍼니 제공]

뿐만 아니라 ‘해피투게더’, ‘라디오스타’ 등 변형 토크쇼인 예능 프로그램들은 심야 시간 편성으로 시청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지만 실시간 검색어 장악은 물론 클립 영상이 인기를 누리는 등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음악 프로그램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단순히 시청률만 비교해도 음악 프로그램은 처참한 수준이다.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음악프로그램인 ‘뮤직뱅크’, ‘음악중심’, ‘인기가요’는 모두 1%대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갓 데뷔한 신인들이야 낮은 시청률의 음악 프로그램이라도 자신들의 무대를 선보이는 게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빅뱅이나 비, 신화 등 대형 가수들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대형 가수들의 경우 언론 역시 집중적으로 다뤄 대중들이 신곡에 대한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고, 안정화된 팬덤으로 음원차트 진입도 상대적으로 쉽다.

그렇다보니 이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동안 숨겨 뒀던 끼와 매력을 발산하며 새 음반 홍보보다 대중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자연스레 관심을 유도하는 전략을 택한다.

비는 지난 15일 새 음반 공개를 앞두고 8일 방송된 SBS '꽃놀이패‘에 출연해 그동안 숨겨져 있던 식탐과 어딘지 모르게 허술한 추리 능력을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비 [사진= 레인컴퍼니 제공]

비의 소속사 레인컴퍼니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이 음반 홍보에 파급력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꽃놀이패‘의 경우 홍보를 집중적으로 하는 구조의 예능 프로그램은 아니다”라며 “아티스트 본인이 ’꽃놀이패‘ 출연을 원했고, 실제로 다녀와서도 계속 이야기를 할 만큼 즐거워했다”며 컴백 전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 설명했다.

비 뿐 아니라 ‘무한도전’,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빅뱅,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신화 모두 예능프로그램에서 노골적인 신곡 홍보는 하지 않았다. 대신 프로그램의 주요 시청 층인 2030세대에게 자신들의 매력을 어필하며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어쩌면 대형 가수들은 낮은 시청률에다 아이돌 위주의 방송으로 주 시청자 층이 제한적인 음악 프로그램 보다는 자신의 인간적인 매력을 종합적으로 그리고 입체적으로 보여 줄 수 있으면서 큰 화제성을 유지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기 가수들의 음악 프로그램 외면으로 현 상황이 심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면서 이를 근원적으로 타개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수의 주 무대인 음악 프로그램 존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까닭이다.

인기 가수가 음악이 아닌 예능을 통해 컴백하는 것, 마냥 반길 만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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