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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도깨비'의 김은숙과 공유 김고은 그리고 이응복 중 숨은 실세는? (박영웅의 드라마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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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도깨비'의 김은숙과 공유 김고은 그리고 이응복 중 숨은 실세는? (박영웅의 드라마Q)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7.01.14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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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작가 김은숙과 배우 공유와 김고은 그리고 감독 이응복-.

2017년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도깨비'의 흥행 주역들이다.

과연 작가와 배우, 감독 가운데 ‘숨은’ 실세는 누구일까? 여기서 숨은 실세라 함은 '도깨비' 제작과정 속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를 말하고 그것은 드라마 성공 여부의 중요한 열쇠로 작동한다. 굳이 ‘숨은’을 붙이는 것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이들은 거의 아는 데 일반 시청자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송중기 송혜교의 '태양의 후예'나 박보검 김유정의 ‘구르미 그린 달빛’ 그리고 요즘 공유 김고은의 '도깨비' 같은 히트 드라마를 보면서 일부 시청자들은 배우와 작가, 감독 중 누가 더 중요하며 큰 역할을 담당할까 하는 궁금증을 갖는다.

[사진=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방송 캡처]

물론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배우와 감독, 작가 등 드라마 3요소의 조화와 균형 속에 시너지를 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각자 개인의 성격, 일하는 스타일 그리고 흥행능력 등에 따라 역학구도는 가변적일 수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배우와 감독 그리고 작가 중 누군가가 확실하게 주목받은 드라마가 존재하기도 했고 시대 흐름과 시장 논리에 따라 역학구도가 달라져 온 것은 사실이다. 현재 국내 드라마 계는 감독과 배우 그리고 작가 중 누구의 시대인지 그 베일을 들춰보자.

◆ 드라마의 권력자 '감독'의 시대

이병훈의 ‘대장금’, 김종학의 ‘모래시계’, 윤석호의 ‘겨울연가’ 등등….

드라마 감독은 제작진과 배우들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영상과 편집 등을 총괄하는 일을 기본 업무로 하고 있다. 이들의 역량에서 실제 드라마 영상의 질감이나 배우들의 연기력 향상, 영상의 자연스러운 흐름 등이 결정된다.

특히 이들 드라마 감독들은 국내에서 TV 드라마 붐이 일던 1980년대와 90년대 막강한 '극의 권력자'로 자리를 잡았다. 극의 배우 캐스팅은 물론이고 작가의 고유영역이었던 극본의 방향성까지 감독이 관여하고 총괄하는 모습들이 오늘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렇다면 당시에는 감독들의 영향력이 왜 막강했던 걸까?

익명을 요구한 드라마 전문 A 감독은 "당시만 해도 역량 있는 작가의 숫자가 매우 적었다. 역량 있고 유명한 작가야 예나 지금이나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당시는 이런 작가들이 매우 적었다는 소리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감독의 생각과 방향성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았다. 배우들의 경우도 몇몇 톱스타들을 제외하면 캐스팅 권한을 쥐고 있던 감독들에게 눌려있던 모습"이라며 "이 모든 것이 방송국을 제외하면 그 어디에도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았던 당시 분위기 때문에 일어난 일 같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그 시절 일부 드라마 감독들은 캐스팅부터 제작 전반에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각종 추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실제 90년대 한 유명 사극감독은 배우들의 캐스팅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다가 구속되는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검찰 조사 결과 이 사건 외에도 비슷한 형태의 일들이 공공연하게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방송 캡처]

◆ 한류 열풍이 만들어난 배우의 중심의 시대

1980~90년대 배우들은 몇몇 톱스타와 연륜 있는 연기자들을 제외하면 감독들과 작가들보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했다.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만들어지는 드라마 숫자는 한정 돼 있고 그만큼 배우들이 출연할 수 있는 작품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감독과 제작자에게 잘 보여야 드라마 캐스팅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한류 열풍과 지상파 외 방송사들의 드라마 제작, 영화 붐 등이 일어나면서 이런 상황은 서서히 역전됐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은 한류 붐과 맞물려 드라마 콘텐츠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한류스타들에게 의존하는 드라마 제작 분위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한류스타 캐스팅은 녹록하지 않다.

소위 '잘나가는 배우들'은 영화 쪽으로의 출연을 고집하고 있고 지상파 외에도 케이블이나 종편 드라마에서도 치열한 캐스팅 경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배우들은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서 그 권한과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A 감독은 "한류스타 없이 한류드라마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당연히 캐스팅 경쟁은 치열해졌고 한류 배우들의 입김이 세질 수밖에 없어졌다. 2010년대 들어 이런 현상은 더욱더 격화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방송 캡처]

◆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할 작가 주도의 시대

드라마 작가의 권력은 곧 '이름값'에서 나온다는 소리가 있다.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유명작가들의 권력은 상상 이상의 수준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되는 형국이다.

좋은 예가 현재 드라마 시장에서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김은숙 작가의 경우다. 그는 '파리의 연인',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태양의 후예', '도깨비'까지. 무려 10여 년 이상 꾸준하게 다수의 히트작품을 만들어 냈다. 이 같은 결실을 바탕으로 김은숙 작가는 드라마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올라섰다. 이와 같은 현상은 김은숙 외에도 김수현 임성한 노희경 박지은 김은희 작가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드라마 시장에서 작가의 권력이 더욱 강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현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드라마 시청률 경쟁'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방송사들은 다양하면서도 참신하고 자극적인 극본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한류열풍까지 불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까지 사로잡을 참신한 소재의 극본 필요성은 더욱 확대됐다. 이런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작가들에게 의존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이들에게 드라마 제작과정의 막강 권한이 부여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A 감독은 "예전에도 유명 작가들의 힘은 대단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작가들의 힘이 더 세진 모습이다. 이유는 여러 장르 드라마를 원하는 국내 시청자들의 요구와 해외 진출을 위한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들이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문체가 있고 색다른 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작가 권한은 막강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A 감독은 이어 "일부 드라마 제작현장에서는 배우를 발탁하는 과정부터 결정까지 감독 입김보다는 작가 입김이 더욱 강하다"며 "유명배우들도 작가 이름을 보고 드라마를 결정하는 경향이 크다. 상대적으로 감독들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감독과 배우, 작가 등 드라마 3요소는 시대 상황과 요구에 따라 발전해 왔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드라마 시장의 또다른 미래가 궁금한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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