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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공조' vs '더킹' 선택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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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공조' vs '더킹' 선택이 어려워요?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7.01.18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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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 연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영화는 역시 '더 킹'과 '공조'다. 18일 동시 개봉하는 두 작품은 100억 안팎의 제작비, 시원한 액션과 유쾌한 웃음으로 볼 수 있다는 점 등 공통점이 있지만 그 성격은 확실히 다르다. 두 편의 영화를 두고 고민할 관객을 위한 맞춤형 리뷰를 준비했다.

[사진=영화 '공조' 스틸]

◆ '공조' #가족끼리 #부담없이 #윤제균표 

[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의 배신자 차기성(김주혁 분)을 잡기 위한 남북 최초 공조수사가 시작된다. '공조'는 가족의 원수를 갚으려는 북한 특수부대원 림철령(현빈 분)과 그를 돕게 된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의 이야기다.

그 설정은 심각하고 진지해보이지만, '공조'는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오락영화다. 3일간의 짧은 만남 동안, 남·북한 출신으로 서로를 완전히 믿을 수 없는 두 남자의 미묘한 기싸움과 우정을 그려냈다. 남·북한 관계를 묵직하게 그려낸 영화를 기대했다면 당황할 듯싶다.

사실 '공조'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줄거리의 영화다. 짐작 가능한 이 이야기를 12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 어떻게 담아냈을까. 

'공조'는 현빈의 유려한 액션, 유해진·장영남·윤아 가족의 유쾌함으로 이를 덮는다. "사람 마음 싱숭생숭해지게 생겨먹은 얼굴"이라는 극중 대사처럼 현빈은 거친 수염과 올블랙 정장 차림에서도 청순한 외모와 멋진 액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유해진은 구박을 일삼는 아내 장영남과 푼수 처제 윤아와 유쾌한 '케미'를 이룬다.

3일간의 짧은 만남 속, 두 남자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불신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갈등한다. 이 감정의 줄다리기와, 고난이도의 카체이싱이나 코믹함을 잃지 않은 자잘한 장면들로 영화는 제법 흥미롭게 진행된다.

남, 북한의 공조는 생각지 못한 의외의 시원한(?) 장면도 만들어낸다. 유해진은 국내법상 범죄자들을 마음껏 소탕할 수 없어 답답해하지만, 북한에서 온 현빈은 '치외법권'에 따라 범죄자를 잡는다.

일부 액션 장면을 제외한다면, 노출이나 폭력성 짙은 장면도 찾아보기 어렵기에 가족 단위 관객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듯싶다.

'공조' 누구에게 추천?

- 멋진! 현빈을 보고싶다면.

- 소녀시대 윤아, 진작 이런 캐릭터를 맡지 그랬어. 사랑스러운 윤아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 '국제시장' '해운대' 같은 윤제균 감독의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느낌 아니까.('공조'는 윤제균 감독이 이끄는 JK필름이 내놓은 영화다)

[사진=영화 '더킹' 스틸]

◆ '더 킹' 정우성·조인성·류준열 '제대로' 보여줬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호화 캐스팅이 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영화의 흥행은 배우들의 열연은 물론, 그 배우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와 연출이 존재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 점에서 '더 킹'은 관객들이 정우성·조인성·류준열에게 원하는 것을 한재림 감독의 재능으로 모조리 보여준 영화다. 

'더 킹'은 비리 검사 한강식(정우성 분)과 대한민국 상위 1%의 검사가 되고 싶은 박태수(조인성 분), 조인성의 친구이자 목포를 주름잡는 건달 최두일(류준열 분)의 욕망과 파멸을 그려냈다. 

'더 킹'이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단연 캐스팅 라인업 때문이다. 대표적인 미남 배우로 꼽히는 정우성과 조인성의 콜라보레이션에 tvN '응답하라1988'로 큰 사랑을 받은 류준열의 합류는 영화 팬들을 설레게 했다.

한재림 감독은 '더 킹' 이전 '관상'으로 미남 배우와의 남다른 호흡을 보여준 바 있다. '관상'에서 수양대군으로 출연한 배우 이정재는 '역대 최고로 섹시한 수양대군'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한재림 감독은 '관상'에서 수양대군의 첫 등장 장면을 마치 런웨이를 걷는 모델처럼 연출해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더 킹'에서도 한재림 감독의 미남 활용은 계속된다. 수트를 입은 채 어깨를 펴고 걷는 정우성·조인성·류준열의 시퀀스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지만 더욱 스타일리시하게 연출됐다. 

'범죄와의 전쟁'이 건달로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고의적으로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면 '더 킹'은 배우들의 매력적인 비주얼과 감각적인 연출로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더 킹'의 톤 앤 매너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좋은 친구들'이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정우성·조인성이 '더 킹'에서 활용되는 방식은 멋짐 전시에 그치지는 않는다. '더 킹'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권력의 본질을 다뤄 '시국 반영 영화'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때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찌질하게, 때론 우스꽝스럽게 연출되는 장면들은 그동안 두 배우에게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전달한다. 

'더 킹'을 봐야하는 이유는 또 있다. 완벽한 핏의 수트를 입은 정우성과 조인성이 1990년대 댄스곡에 맞춰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비주얼과 유쾌함, 그리고 제법 묵직한 메시지까지 모두 잡은 '더 킹'의 박스오피스 질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더 킹' 추천할 만한 영화?  

- 배우들의 훈훈한 비주얼 감상, 시력향상을 원하시는 분
- 영화관에서 잠들기 싫다, 빠른 전개의 영화를 사랑하시는 분
- 답답한 시국, '사이다' 한 모금 필요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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