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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박건우 WBC 출전이라니, 조금 느려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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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박건우 WBC 출전이라니, 조금 느려도 괜찮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1.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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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박건우(27·두산 베어스)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합류는 시련을 견디고 묵묵히 노력하면 비로소 봄날이 온다는 훌륭한 메시지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그저 그런 외야수 박건우가 ‘국가대표’로 자란 스토리는 짜릿한 감동을 준다.

박건우는 1990년생 동기 중 유독 늦게 빛을 봤다. KIA 타이거즈 안치홍,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 LG 트윈스 오지환은 감독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꿰찼고 두산 동료인 정수빈과 허경민은 박건우보다 먼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 박건우(왼쪽)가 WBC 대표팀에 합류했다. 두산의 백업 외야수는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는 구단을 통해 “경기 후반이라도 나가면 최선을 다하겠다. 나라를 대표해  출전하는 것이니 승리를 위해 모든 걸 쏟아 붓겠다"며 ”몸 상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준비 잘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스포츠Q DB]

2008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우승을 함께 일군 친구들이 잘 나가는 걸 지켜보는 박건우의 속은 타들어 갔다. 두산 베어스의 선수층이 유독 두꺼워 비집고 들어갈 틈도 많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20대 후반이 됐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간판타자인 김현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하면서 고대하던 기회가 왔다. 칼을 갈았던 박건우는 타율 0.335 20홈런 83타점 95득점 17도루로 자신을 중용한 김태형 두산 감독의 기대에 100% 응답했다.

뜻 깊은 기록도 세웠다. 6월 16일 광주 KIA전에서는 생애 처음이자 KBO리그 통산 20번째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광활한 잠실을 쓰면서 20홈런도 때렸다. 2016 프로야구에서 오른손 외야수 중 20개 이상의 대포를 날린 이는 정의윤(SK)과 박건우 둘 뿐이다.

두산 베어스는 정규리그 승률 0.650에 한국시리즈 4연승으로 21년 만의 통합우승 및 2연패(V5)를 달성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반대로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WBC 출전이 무산됨에 따라 박건우는 생애 첫 성인대표팀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임창용(KIA),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이상 한화), 이대호 등 마주하기 쉽지 않은 대선배들과 한 배를 탔지만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을 전망. 두산 베어스 소속이 전체 28명 중 25%에 해당하는 7명이나 돼 결코 낯설지 않다. ‘매형’ 장원준도 함께다.

백업에서 WBC 국가대표까지. 불과 1년 만에 인생역전에 성공한 박건우다. 탄탄대로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국가대항전 WBC까지 그 기세를 이어갈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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