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상단여백
HOME 라이프Q 모델월드 모델과 시대
[모델과 시대](9) 모델 양윤영, 아름다운 얼굴 너머의 강인함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01.26 07:08 | 최종수정 2017.01.26 07:09:31
  • 댓글 0

<편집자 주> 모델들은 각 시대의 미(美)를 대변한다. 유행과 패션의 최첨단에 서 있는 모델들은 시대가 원하는 미의 기준을 제시하는 표준이 되어 왔다. 따라서 모델계 역사의 흐름은 미의 흐름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Q는 2017년 새해에도 김동수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그동안 한국 모델사를 이끌어 온, 혹은 앞으로 이끌어갈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김동수는 대표적인 1세대 해외파 모델로, 현재 동덕여대 모델과 교수이자 모델학회장으로서 한국 모델계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Q(큐) 글 주한별·사진 최대성 기자] '모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개성이 강한 페이스, 큰 키와 마른 몸매, 카리스마…

이런 이미지 때문일까? 보통 '모델'이라는 직업에는 '예쁜' 보다는 '멋있는',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모델이 배우, 가수 등에 비해 다른 분위기와 매력을 자아내는 이유다.

모델 양윤영은 그런 점에서 '개성파' 모델로 분류되지 않는다. 반듯한 이목구비와 부드러운 인상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델보다는 탤런트에 가까운 이미지다. 동료 모델 이현이가 '택시'에 출연해 양윤영의 외모 칭찬을 한 게 납득된다. '모델계의 김태희'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다. 그러나 양윤영이 모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던 이유는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뿐만이 아닌 남다른 '강인함' 때문이었다.

◆ 목포 출신의 소녀, 모델과에 지원하다

모델 양윤영은 자신이 모델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에 대해 밝혔다. [사진 = 스포츠Q DB]

양윤영이 갓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만 해도 서울에는 4년제 모델과가 많지 않았다. 양윤영은 동덕여대에 모델과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기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양윤영은 모델과 이외에는 인문계 대학들을 지원했다. 지원할 때만 해도 그는 '설마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모델과라는 학과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기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지원했던 당시가 동덕여대 모델과 최고 경쟁률이라고 하더라고요. 면접을 봤는데, 발레복 차림에 민낯, 맨발로 면접을 봤어요. 미스코리아 대회처럼 각자 포즈를 취하고 지원동기, 특기 이런 걸 이야기했죠."

목포에서 갓 상경한 어린 양윤영에게 모델과의 입시는 말 그대로 '컬쳐쇼크'였다. 그러나 양윤영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모델과에 입학한다. 양윤영은 자신이 합격할 수 있던 이유로 '자신감'을 꼽았다.

"직접 면접을 봤을 땐 '쇼크'였어요. 또 같이 지원한 친구들은 예쁘고, 키도 컸거든요. 요새는 키가 작은 모델들도 있지만 당시 제 키인 175cm는 모델 지망생들 중 작은 축이었어요. 또 막 목포에서 서울로 상경해서 지금보다 살집도 더 있었죠. 다행히 당시 면접을 담당했던 김동수 교수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저도 놀랄 정도로 제가 말을 잘 했어요. 모델과에 꼭 오고 싶다고 의지를 보여줬죠."

면접 당시 양윤영은 워킹, 포즈 등 전혀 배우지 않고 지원한 상태였다. 양윤영은 "워킹도 모르고, 틀기로 말도 안 되는 포즈를 취했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렇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합격 비결이 아니었나 싶어요."

물론 입학 이후 양윤영의 학교생활은 평탄하지 않았다. 쟁쟁한 모델 지망생들 사이에서 양윤영은 좌절감을 마주하게 된다. 

양윤영은 모델과 진학 이후 진로를 고민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 = 스포츠Q DB]

"입학하고 나서 제 자신이 초라해 모델을 못하겠구나 생각했어요. 심지어 복수전공, 편입을 생각했죠. 그때 당시 교수님이었던 고은경 대표님이 '너는 얼굴이 예쁘장하니까 광고 쪽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체형교정 하고 와서 도전해 봐라'고 조언해 주셨죠."

고은경 대표의 조언은 적중했다. 목표가 정해지자 모델과에서의 수업도 공부에도 욕심이 생겼다.

"체형 교정을 받고, 모델 이론과 실기에 대해 배웠어요. 그리고 모델을 꿈꾸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니 저도 그 꿈에 동화되는 거예요. 나도 해 볼 수 있겠구나, 나도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이런 생각들이 들었죠. 이후 계약을 했고, 바로 컬렉션에 서고 패션위크 오디션도 봤어요. 신인이 쇼를 하는 건 힘든 일인데, 데뷔 시즌에 쇼를 몇개 하기도 했죠. 모델로서 제 재능에 자신감이 붙었어요."

양윤영은 자신이 모델 활동을 아버지에게 숨겼어야 했던 웃지 못할 스토리도 공개했다.

"아버지 몰래 모델과에 지원했어요. 그리고 어차피 다른 지원 대학은 다 떨어졌으니 아버지께 말씀드렸죠. 아버지는 하고 싶으면 해라 하셨지만 저에게 편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학교를 열심히 다녔어요."

하지만 본격적인 모델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자신이 모델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었다. 아버지는 '장학생'을 조건으로 양윤영의 모델 활동을 허락했다.

"모델 활동을 한 후 아버지께 알렸어요. 생각보다 잘 해내고 있으니 지원을 해 달라, 대학 때만 하겠다고 설득했죠. 아버지는 '학업에 방해되지 않는 선, 장학생을 해라'라는 조건으로 모델활동을 허락했어요. 이후 제가 TV광고에 나오니 아버지가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지방에서는 TV에 자식이 나오면 경사거든요.(웃음)"

◆ 양윤영의 슬럼프는? "유학 고민하기도…"

양윤영은 모델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던 슬럼프 시기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 = 스포츠Q DB]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낸 양윤영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모델 일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다. 양윤영은 그 시기 유학을 1년여 간 떠나려고 준비했었다고 말했다.

"스물 여섯부터 일곱까지, 모델 일을 그만 두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공부를 하고 오자 생각했어요. 어학원이며 정보까지 다 알아둔 상태였죠. 떠나기 두 달 전쯤까지 마음을 비우고 모델 일을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양윤영이 모델 일을 그만 두는 것을 고민한 것은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었다. 모델이라는 직업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직업이었고 정신없는 신인 시절을 지난 후에는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어린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해 몸과 마음이 지친 탓도 있었다.

"모델이라는 직업이 미래 보장이 없었어요. 어른들의 시선도 따가웠죠. 대학 때부터 일만 하다 보니 지친 탓도 있었어요. 일찍 사회생활을 한 탓에 회의감이 컸죠. 그래서 남들보다 사회생활을 먼저 했으니 공부를 해보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운명인 걸까? 떠나려고 하는 양윤영을 잡은 것은 놀랍게도 '일'이었다.

양윤경이 슬럼프를 극복하도록 도와준 건 우연히 들어온 전속광고였다. [사진 = 스포츠Q DB]

"떠나기 한두 달 전에 갑자기 광고 전속 계약이 들어왔어요. 그러다 보니 자금 마련도 하고 떠나 자고 생각해 좀 더 모델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죠. 지금도 그때 제가 미국으로 떠났으면 어땠을까 생각해요. 아마 모델 일을 계속 하라는 신호였던 것 같아요."

슬럼프를 이겨내고 모델로서 여유가 생긴 양윤영, 그가 생각하는 현재와 신인 시절의 차이는 무엇일까? 다른 모델들처럼 양윤영 역시 '여유'를 성장의 키워드로 꼽았다.

"신인 때는 급급했죠. 저는 은근히 욕심이 많았고, 자존심도 강하고 예민했어요. 촬영을 끝내면 매번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이 많았죠. 그 당시에는 너무 예민해 큰 일이 닥치면 두려웠고 불안했어요."

결국 시간이 약이었다. 양윤영은 모델 경력을 쌓아가면서,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며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이니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예전에는 스태프와 소통도 못했는데, 이제는 제가 먼저 제안을 하는 여유도 생겼어요. 융통성도 생기고요"

그래도 과거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것은 없을까? 양윤영은 놀랍게도 과거로 돌아가면 하고 싶은 일로 '성형'을 꼽았다.

"저는 성형을 했을 것 같아요. 더 서구적인 이미지로,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모델도 되어보고 싶거든요. 저는 강렬한 이미지는 아녜요. 강한 광고보다는 친숙한 이미지의 광고에 어울리죠. 그러다 보니 가지지 못한 부분에 대한 선망이 있는 것 같아요."

◆ 방송 활동은? "동료 모델 이현이 활약, 기쁘다"

최근에는 모델들이 본래의 영역인 패션쇼, 광고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다. 양윤영과 친분이 두터운 모델 이현이 역시 최근 방송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모델이다. 방송 활동에 대한 양윤영의 생각은 어떨까?

양윤영은 동료 모델인 이현이의 방송에서의 활약이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 = 스포츠Q DB]

"방송은 제 이미지와 어울린다면 하고 싶어요. 저는 다소 예민하고 소심하거든요. 처음에 이런 저런 방송을 해봤지만, 하면 할수록 성향에 맞지 않아서 힘들었어요. 웃음을 이끌어 내는 게 힘들더라고요. 그에 비해 이현이 씨는 외향적이고 쾌활하고 재밌는 사람이라 방송 활동 활발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제가 뿌듯해요."

양윤영이 화제가 된 건 이현이의 방송에서의 언급 때문이었다. 이현이는 tvN '택시' 출연 당시 양윤영의 미모를 칭찬하며 미팅에서 모든 남자들이 양윤영에게 호감을 보였다는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저는 당시에 제가 인기가 많았는지 몰랐어요. 놀다가 피곤해서 먼저 집에 왔거든요. 나한테는 아무도 이야기한 적 없는데… 남자들끼리는 그런 이야기를 했나 봐요.(웃음)"

◆ 양윤영의 새로운 도전, '교육자'

모델로서 많은 성취를 이룬 양윤영. 앞으로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양윤영은 제자들을 양성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4년제 모델학과는 별로 없는 실정이에요. 보통은 방송연기 쪽과 카테고리가 같이 묶이죠. 모델도 정말 배울 게 많거든요. 저희 같은 선배 모델이 더 열심히 활동을 해야겠죠."

양윤영은 모델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모델이란 직종의 대중인지도 향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델 양윤경은 교육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 중이다. [사진 = 스포츠Q DB]

"대중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돼야 모델이란 직업의 인지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사실 쉽지는 않아요. 최근에는 많은 모델들이 방송활동을 하고, 입지를 다져가고 있어서 기쁜 일이에요. 또 그만큼 함께 후배 양성, 모델 교육에도 힘을 써서 모델학이 많이 발전하는 게 저의 꿈이에요"

현재 양윤영은 모델을 지망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새롭게 느낀 점이 무엇이냔 질문에 양윤영은 "아이들이 답답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저도 생각해 보면 어릴 때 답답했던 것 같긴 해요. 제가 교육자가 되니 교수님들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어릴 땐 '연습할 게 뭐가 있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는데, 아니였어요. 모델은 많이 봐야 하고 모방을 하면서 자신의 표현력을 길러야 해요. 운동선수, 가수들이 연습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거죠. 그 분들도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하시잖아요. 모델도 어느정도 궤도가 올랐을 때 안주하면 안돼요. 더 많은 이미지를 표현하고 더 많은 작업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죠."

◆ 양윤영의 롤 모델, "모델 김동수"

양윤영이 생각하는 모델이란 어떤 모델일까? 양윤영은 모델이자 모델 교육자인 김동수를 꼽았다.

"김동수 교수님은 젊었을 때 열심히 활동하시고 지금도 여전히 현장에 계세요. 방송 활동도 하시고요. 게다가 지속적인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모델계의 대모가 되셨죠. 김동수 교수님 아래에서 수많은 제자들이 나오고, 또 그 분의 가르침으로 후배들 교육을 하고…, 그래서 저도 제가 알고 있는 지식들, 학문적인 것들, 실전에서 쌓은 경험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김동수 교수님처럼 훌륭한 지도자가 된다면 좋겠죠? 그러면서 모델 활동도 할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 모델 양윤영
보그·얼루어·싱글즈·하퍼스 바자 등 다수의 매거진 모델
헤라·SK2,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리바이스(홍콩) 등 다수의 광고 출연
Onstyle '스타일로그'와 Mnet '와이드 연예 뉴스'의 MC활동

[취재후기] 모델 양윤영은 차분하고 진중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렇기 때문일까? 아름다움 속에서도 그의 모델이란 직업에 대한 열정, 강인함이 느껴졌다. 그가 모델로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던 이유도 아름다움 속 열정이 대중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한별 기자  juhanbyeol@sportsq.co.kr

<저작권자 © 스포츠Q(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한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