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8:36 (목)
'챔피언' 두산베어스 나홀로 시드니행, 기분 좋은 기억에 웃는다
상태바
'챔피언' 두산베어스 나홀로 시드니행, 기분 좋은 기억에 웃는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1.27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소 옮긴 뒤 지난해 통합우승, 따뜻한 기후-적은 시차 등 이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올해도 1차 전지훈련지로 호주 시드니를 선택했다. 대부분 미국 애리조나 혹은 일본 오키나와를 향하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재계약을 마친 외국인 선수 3명, 국내 선수와 코칭스태프까지 총 62명이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두산은 오는 30일 출국해 다음달 22일까지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1차 캠프를 치른 뒤 25일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해 2차 캠프를 꾸린다.

두산은 지난해부터 1차 전지훈련지로 미국이 아닌 호주를 택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 두산 베어스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차 전지훈련 장소로 호주 시드니를 선택했다. 두산은 오는 30일 호주 시드니로 출국 다음달 22일까지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해 장소를 변경하게 된 계기는 자의보다는 타의에 가까웠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두산은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나에 위치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훈련캠프를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속한 니혼햄 파이터스에 밀렸다.

두산 관계자는 “샌디에이고 캠프를 사용하면서도 니혼햄이 들어오겠다면 내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고 시속 165㎞의 광속구와 함께 수준급의 타격 실력까지 겸비한 오타니를 향한 메이저리그(MLB)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결국 갑작스럽게 찾아낸 곳은 호주였다. 하지만 만족도는 예상 외로 컸다. 우선 날씨가 따뜻했다. 사막 기후의 애리조나가 아침과 밤에 쌀쌀하다면 시드니는 한낮에 연습이 힘들 정도로 날이 좋다.

시차가 거의 없는 것도 큰 장점이다. 서울과 시드니는 2시간의 시차를 보인다. 반면 서울과 애리조나는 16시간의 시차가 난다. 개인차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선수들은 미국에 도착해서, 한국에 돌아와서 2차례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변수가 모두 사라지게 된 것.

이 덕분에 두산 선수단은 1차 캠프를 마치고 바로 미야자키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들러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두산 관계자는 “집에서 가족들과 하루라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선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주축 투수 3명이 빠진 삼성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이 애리조나를 두고 호주로 장소를 옮기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던 이유다. 하지만 시드니에서 시즌을 준비한 두산은 지난 시즌 프로야구 역대 최다승(93승) 기록을 쓰며 정규시즌 우승을 이뤘고 한국시리즈에서도 4연승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나홀로 시드니행에도 지난해 기분 좋은 기억으로 오히려 자신감을 안고 떠날 수 있는 두산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