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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없는 권순태 이적, 골키퍼 후임없는 전북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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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없는 권순태 이적, 골키퍼 후임없는 전북 '비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1.2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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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포지션 특성상 후임 키우기 어려워…외부 수혈없이 성적 하락 불보듯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전북 현대에 과연 대안이 있을까. 2006년부터 10년 넘게 전북의 골문을 지켰던 권순태가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로 이적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후임을 키우기 어려운 골키퍼라는 특성 때문에 전북의 골문에 큰 구멍이 뚫리게 됐다.

전북 구단은 28일 "권순태의 뜻을 존중해 가시마 이적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인이던 2006년부터 전북의 골문을 지키며 '원클럽 맨'으로 활약했던 권순태는 이로써 프로생활 12년째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 전북 현대 구단이 28일 골키퍼 권순태의 이적을 허용함으로써 당장 골문 불안이 숙제로 떠올랐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후임을 키우기가 어려운 특수성이 있어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권순태가 가시마로 이적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크게 비난할 것은 없다. 그러나 권순태의 가시마 이적 과정에서 전북이 너무나 쉽게 선수의 뜻을 허용했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구멍을 메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권순태는 병역 이행을 하던 때를 제외하고는 줄곧 전북의 골문을 지켰다. 그런만큼 전북으로서는 권순태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최은성 골키퍼가 잠시 골문을 맡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다. 최은성은 은퇴했기 때문에 더이상 활용이 불가능하다.

권순태 이적으로 골문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은 다른 K리그 팀들의 예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수원 삼성은 이운재를 전남으로 보낸 이후 서둘러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을 데려와 골문 공백을 메우는데 성공했다. 수원은 정성룡이 있던 2015년 K리그 클래식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정성룡이 이적한 뒤 골문 불안에 시달리며 수원은 줄곧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하마터면 강등까지 당할뻔 했다. 수원이 시즌 막판 전력이 안정되며 성적이 올랐기에 망정이지, 올해를 K리그 챌린지에서 볼뻔 했다.

권순태의 이적으로 전북은 홍정남, 김태호, 황병근 등 3명의 골키퍼만 보유하게 됐다. 세 선수 모두 K리그 출전 경험이 적어 안정적인 수비와 경기 운영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전북이 계속 '1강'에서 머물기 위해서는 골키퍼의 외부 수혈이 불가피하다. 만약 골키퍼를 외부 수혈하지 못한다면 전북은 당분간 선두권에서 밀려나는 '어둠의 역사'를 맞을 수도 있다.

물론 전북이 작정하고 새로운 골키퍼를 육성하면서 이번 시즌을 리빌딩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4번의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차지하며 21세기 최고의 팀으로 거둔 전북이기에 리빌딩을 위해 한 시즌을 반(半) 포기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권순태의 이적이 갖고 온 전력 약화로 전북과 최강희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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