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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도깨비' 처녀귀신 역 박경혜, "결혼반지 끼는 손가락의 손톱만 잘라놨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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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도깨비' 처녀귀신 역 박경혜, "결혼반지 끼는 손가락의 손톱만 잘라놨었어요"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7.02.01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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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지난 2011년 독립영화 ‘애드벌룬’으로 데뷔한 박경혜가 tvN 종영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신) 도깨비(이하 도깨비)’를 만나 한 단계 더 성장했다. 특히 ‘도깨비’는 박경혜가 처음과 끝을 모두 함께한 첫 작품이면서도, 2016년의 마지막과 2017년의 시작을 장식한 드라마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그만큼 ‘도깨비’는 박경혜의 연기 인생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처녀귀신이라 손톱을 길렀는데, 결혼반지 끼는 손가락의 손톱만 잘라놨었어요.”

‘도깨비’에서 처녀귀신 역할을 맡은 박경혜의 세심한 연구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늘 김고은(지은탁 역)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때론 무섭게, 때론 귀엽게 처녀귀신의 역할을 해냈던 박경혜가 드라마 종영인터뷰를 통해 ‘도깨비’에서 못 다한 얘기들을 전했다. 

배우 박경혜  [사진 = ‘모션미디어’ 제공]

지난해 박경혜는 KBS 2TV 아침드라마 ‘TV소설 저 하늘에 태양이’로 하반기 활동을 시작했다. 극 중 까칠한 성격의 고성란 역을 맡았던 그는, 12월 방송을 시작한 ‘도깨비’에서 처녀귀신 캐릭터를 만나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박경혜는 오디션을 통해 처녀귀신 역에 발탁됐다. 오디션에서 다양한 모습들을 선보여 처녀귀신 역할을 따낸 그는, 오디션 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드라마에서도 생동감 넘치는 표정연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오디션을 볼 때 감독님께서 ‘원래 그렇게 표정이 다양하냐’, ‘톤도 다양하냐’고 물으셔서 ‘저 애기 소리도 낼 수 있고, 할머니 소리도 낼 수 있어요’하면서 보여드렸어요. 아마 감독님께서 그런 모습이 처녀귀신 역할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쑥스러운 듯 오디션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는 박경혜의 모습에선 ‘도깨비’에서의 사랑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처녀귀신의 매력이 물씬 풍겼다. 극 중 귀엽고 소심하면서도 한편으론 쓸쓸할 수밖에 없었던 처녀귀신 캐릭터에 대해 박경혜는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봤을 때 처녀귀신의 한은 외로움이었어요. 특히 은탁이가 도깨비와의 러브스토리를 얘기할 때, ‘낭만적이야’, ‘좋겠다’ 이런 얘길 많이 해요. 아무래도 은탁이를 통해 이런 걸 간접경험하면서, 외로움이나 쓸쓸함 같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해소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tvN 종영드라마 ‘도깨비’의 박경혜, 김고은(왼쪽부터)  [사진 = tvN 종영드라마 ‘도깨비’ 화면 캡처]

드라마 속 박경혜는 역할 상 김고은과 자주 호흡을 맞췄다. 독특한 캐릭터덕분에 귀신들 중에서도 돋보이게 됐고, 특히 ‘김고은 껌딱지’란 별명까지 얻으며 대중에게 기억되기 시작했다. 극중 김고은의 곁에 머물던 그는, 실제로도 그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고은 선배님은 ‘귀엽다’란 느낌보다 사랑스러우신 것 같아요. 주변 분들도 잘 챙겨주시고 배려도 많이 해주세요. 처음 만난 날에도 제가 옷을 얇게 입고 있었더니 ‘춥지 않으세요?’라고 걱정도 해주시고, ‘밥 먹었어요?’라고 물어봐주시더라고요. 난로나 커피 같은 따뜻한 것들도 자주 챙겨주셔서 감사한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박경혜가 꼽은 의미 있는 장면 또한 김고은과 함께한 신이다. 방송 말미 그는 공유(도깨비 역)와 결혼을 하게 된 김고은의 행복을 빌며, 김고은을 괴롭혔던 그의 이모 염혜란(지연숙 역)을 저승으로 데리고 떠나게 됐다. 극 중 박경혜는 김고은이 갓난아이 때부터 함께한 귀신으로 설정돼 있었기에, 그의 곁을 떠나는 장면에서 실제 울림이 컸다고 전했다.

“그 장면에서 ‘내가 얼마나 아끼는 앤데’란 대사가 있었는데, 은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어서 좋았어요. 은탁의 곁을 떠나야했지만, 그의 남은 삶을 좀 더 행복한 사람들 속에서 보낼 수 있게 이모를 데려갔던 그 장면이 울컥했고 마음에 남아요. 실제 (김)고은 선배님도 ‘간다구요?’란 말을 ‘울컥’하는 느낌으로 주셔서 저도 너무 많이 ‘울컥’했어요.”

박경혜가 꼽은 장면 [사진 = tvN 종영드라마 ‘도깨비’ 화면 캡처]

박경혜는 ‘도깨비’를 통해 달라진 입지도 조금씩 느끼고 있다. 대중이 준 사랑을, 극 속의 인물로서 진실 되게 다가가 보답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너무 많이 알아봐주세요. 촬영하는 중에는 ‘쳐다보지 마. 데려갈 수도 있어’란 얘기를 해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그런 것도 재밌었어요. 요즘엔 음식점이나 카페에 가면 OST를 틀어주세요.(웃음) 그럼 저는 기분 좋게 밥을 먹고, 나갈 때 말씀 드리면 ‘너무 잘 봤다’고 응원해 주세요.”

박경혜는 올해 25살이 됐다. 25번째 생일이었던 1월 5일에는 ‘도깨비’ 촬영이 있어, 김고은, 공유, 김소라(복수귀신 역) 등으로부터 축하인사도 받았다. 박경혜의 20대 중반에 만난 ‘도깨비’는 그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걸크러시’, ‘의리녀’, ‘수호신’, ‘신스틸러’ 같은 수식어를 너무 많이 주셨잖아요. ‘그래도 그 배역에서 공감을 드렸구나’, ‘참 감사한 일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도깨비’ 대사 중에 ‘모든 날이 좋았다’란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순간이 재밌었어요.”

배우 박경혜 [사진 = ‘모션미디어’ 제공]

[취재후기] 인터뷰를 마친 후 사인을 요청하자 박경혜는 “사인을 만든 후 처음 하는 것”이라며 반색하곤, 신이 난 모습으로 자신의 이름을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 적기 시작했다. 한쪽 귀퉁이에 귀여운 도깨비 그림까지 그리는 모습을 보며, 발랄하고 유쾌하며 통통 튀는 그의 성격을 느꼈다. 그리고 어쩌면 박경혜의 매력은, 대중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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