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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천하' 저물고 '시몬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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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천하' 저물고 '시몬 시대' 오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1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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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삼성화재 완파 주역...한국 무대 데뷔전 42점, 트리플크라운 맹활약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지난해 9경기만에 첫승을 신고했던 OK저축은행이 시즌 첫 경기에서 8연패에 도전하는 ‘최강’ 삼성화재를 꺾는 기염을 토했다.

OK저축은행은 2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홈 개막전에서 새 외국인 선수 시몬의 43득점을 앞세워 삼성화재를 3-1(25-23 25-18 26-28 25-19)로 완파했다.

시몬은 과연 듣던대로였다.

206㎝, 112㎏의 뛰어난 하드웨어를 갖춘 시몬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쿠바 대표팀 센터로 활약했다. 2010년 세계배구선수권 베스트 블로커상, 2014 클럽챔피언십 베스트 미들블로커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김세진 감독은 그를 라이트로 돌리는 도박을 걸었다.

지난 15일 열린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4명의 사령탑이 삼성화재 에이스 레오에 대적할만한 외국인 선수로 시몬을 꼽은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LIG손해보험 문용관 감독은 “기동력이 대단하다고 들었다”며 그를 경계했다.

소문난대로 시몬은 한국 무대 데뷔전부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생소한 포지션이었음도 적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는 중앙과 라이트를 오가며 삼성화재 코트에 강스파이크를 퍼부었다.

시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치르는 첫 경기인데다 라이트로 전향해 적응이 안됐지만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시간이 갈수록 나아졌다"며 "생각보다 훈련했던 것이 잘 나왔다. 센터에서 블로킹하고 라이트 가서 공격하는게 힘들지만 시간을 두고 더욱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후위공격 13개, 서브에이스 6개, 블로킹 3개를 성공시킨 괴물의 등장에 힘입어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을 물리친 디펜딩챔피언을 압도했다. 지난해에 이은 삼성화재전 3연승이다. 이날 승리로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와 통산 상대전적을 3승3패로 맞췄다.

시몬은 1세트에서만 8점을 쓸어담았다. 센터 출신답게 수비에서는 블로킹으로 레오의 공격을 차단했다. 한국에서 적수가 없었던 레오는 시몬의 높이에 당황하며 1세트 6점에 그쳤다. OK저축은행은 23-22 리드에서 시몬의 연이은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김 감독이 자신감 있게 밝힌대로 OK저축은행은 빠른 공격으로 2세트마저 따냈다. 시몬이 9득점을 올리며 변함없이 활약했고 왼쪽 날개 송명근도 4점을 보태며 신바람을 냈다.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

OK저축은행은 듀스 접전 끝에 3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 들어 바로 전열을 가다듬고 삼성화재를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시몬은 라이트와 센터를 오가며 맹공격을 퍼부었다. 60%에 달하는 공격성공률에다 승부처마다 레오를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홈팬들을 기쁘게 했다.

김 감독은 "서브리시브가 잘 되면서 시몬이 속공을 비롯한 공격이 잘 됐다"고 만족해 하면서도 "2단 공격은 멀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나아질 것이다. 36경기 중 한 경기 했을 뿐이니 속단하고 싶지 않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적수가 없었던 레오는 시몬의 등장에 당황하며 26득점에 그쳤다. 1라운드를 마치고 군에 입대하는 박철우는 13점을 올리며 분투했지만 팀의 완패로 빛이 바랬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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