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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전북 현대의 ACL 출전권 박탈, 이중 징계 인정받지 못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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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전북 현대의 ACL 출전권 박탈, 이중 징계 인정받지 못한 이유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2.03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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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승점삭감-벌금은 국내에만 적용되는 징계…AFC의 추가 조치는 정당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전북 현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끝내 박탈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AFC 출전관리기구(ECB)의 출전 자격 박탈에 대해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전북의 항소는 기각됐다.

CAS는 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북 구단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 불가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며 AFC ECB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무산됐고 울산 현대가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티켓을 가져가게 됐다. 원래 플레이오프에 나갈 예정이었던 제주는 전북의 빈 자리를 메우며 32강 본선에 올랐다.

▲ 전북 현대 구단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박탈에 대한 CAS 항소가 기각됐다. 이에 따라 전북은 디펜딩 챔피언임에도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지 못하게 됐다. [사진=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전북 구단은 지난달 18일 AFC로부터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 불가 통보를 받고 곧바로 CAS 항소 절차에 들어갔다. 전북 구단은 이미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승점 9점 삭감과 벌금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AFC의 징계는 이중 처벌이라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국제 스포츠계에서 이중 징계는 퇴출되는 분위기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대한체육회의 대표선수 선발 규정이 이중 징계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이후 대한체육회는 이중 징계 조항이 들어있는 대표선수 선발 규정을 고쳤다.

전북이 CAS에 항소했음에도 기각당한 것은 결국 이번 징계가 이중 처벌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박탈이 이중 징계가 아닌 이유는 연맹의 처분이 AFC나 국제축구연맹(FIFA)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국내에만 적용되는 징계였기 때문이다.

연맹의 승점 삭감과 벌금 처분은 어디까지나 K리그에서만 적용되는 '국내용 징계'였다. AFC로서는 심판 매수에 연루된 구단을 AFC 챔피언스리그에 부르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마케도니아의 포데바는 승부조작으로 유럽축구연맹(UEFA)로부터 8년 동안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 징계를 별도로 받기도 했다.

또 전북은 이번 일이 개인의 일탈 행위라며 구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CAS는 직원이 일을 벌인만큼 전북 구단도 책임이 있다는 쪽으로 정리했다. 전북으로서는 이래저래 얻은 것이 없는 항소였던 셈이다.

이번 일로 K리그와 축구계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아무리 개인의 일탈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하더라도 당시 직원이 구단에 근무하고 있었다면 구단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한낱 평범한 사원이 비리를 저질러도 회사 전체가 책임져야 하는 당제가 있음에도 그동안 전북 구단은 개인 일탈이라는 이유로 애써 축소시키려고 했다.

또 심판 매수나 승부 조작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는 것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연맹이 내렸던 징계 자체가 AFC의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박탈과 CAS의 판결로 솜방망이 처벌이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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