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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kt 위즈 주권의 WBC 중국대표팀 합류, 비난해선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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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kt 위즈 주권의 WBC 중국대표팀 합류, 비난해선 안되는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2.05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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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했어도 WBC 규정상 중국 대표팀 합류 가능…미국-일본 국적이라도 한국계면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주권(kt 위즈)이 귀화했다더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중국 대표팀에서 뛰네요? 뒤통수를 치는 행위 아닌가요?"

주권이 WBC에서 한국이 아닌 중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뛰게 됐다는 소식에 일부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났다. 심지어 기자의 이메일로 항의성 글이 오기도 했다. 주권이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면 한국인인데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뛰지 못할 망정 왜 WBC에서 중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뛰느냐는 것이다.

▲ kt 위즈의 주권이 WBC 중국 대표팀에 합류한 사실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주권은 WBC의 독특한 규정 때문에 중국 대표팀을 선택한 것일뿐 한국으로 귀화한 당당한 한국인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진=스포츠Q(큐) DB]

kt 구단이 5일 "주권이 중국야구협회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WBC에서 중국대표팀에서 뛰게 됐다"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에 출전하기 위해 다음달 중국대표팀에 합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련 기사가 나가자마자 일부 네티즌들은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들먹이며 차마 입에 올리기 힘든 악성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심지어 "한국 국적을 반납하고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등의 발언도 있었다.

주권이 WBC에서 중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뛰게 된 것은 WBC만의 특별한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WBC에서는 해당 국적의 대표팀은 물론이고 자신의 조상까지 따져서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이크 피아자가 이탈리아계이기 때문에 현역 시절 미국 대표팀이 아닌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뛴 것이 좋은 예다.

이번 WBC에서도 미국 국적을 갖고 있음에도 다른 나라에서 뛰는 선수가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이스라엘은 미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유대인이기 때문에 타이 켈리(뉴욕 메츠), 조시 자이드(전 뉴욕 메츠), 네이트 프리먼(보스턴 레드삭스), 제이슨 마퀴스(전 신시내리 레즈) 등 전현직 빅리거들이 대거 참가한다.

주권 역시 아버지가 중국인이고 어머니가 한국인인데다 출생지가 중국 지린성이기 때문에 WBC에서 중국 대표팀으로 뛸 수 있는 자격이 된다. 물론 한국 국적이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에서 뛸 수 있지만 KBO가 주권을 선택하지 않았다.

주권을 WBC 중국 대표팀에 뺏겼다, 또는 주권이 WBC 중국 대표팀을 선택한 것이 배신행위라고 하는 것은 그저 '욕을 하고 싶어서' 비난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바꿔서 얘기하면 우리도 미국이나 일본 국적의 한국계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는 알게 모르게 한국계 선수들이 적지 않게 활약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다만 해당 선수들이 한국계라는 사실을 숨기고 일본에 귀화해 일본 이름을 쓰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는 롭 레프스나이더(뉴욕 양키스)가 뛰고 있다. 이 선수는 순수 혈통 한국인으로 미국으로 입양돼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레프스나이더가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KBO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당연히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kt 관계자는 "주권이 WBC에서 중국 대표팀 합류를 처음에 주저했던 것은 휴식과 보강 훈련의 측면도 있지만 자칫 한국이 아닌 중국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시선이 쏠릴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며 "주권도 WBC에서 맹활약한다면 그만큼 배워오는 것이 있을 것이고 kt 구단, 나아가서 한국 야구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 배타주의, 국수주의적인 시선에서 주권의 WBC 중국 대표팀 합류를 바라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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