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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불참, 현역마감 시그널? 리듬체조 특성 고려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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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불참, 현역마감 시그널? 리듬체조 특성 고려한다면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2.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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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손연재가 모스크바 그랑프리에 불참하기로 했다. 여러 정황상 ‘은퇴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듬체조 선수들은 대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 전성기를 보낸다. 손연재는 1994년 5월생이다. 20대 중반을 향해간다. 때문에 모스크바 대회 불참은 손연재가 현역 마감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 풀이해도 무리가 없다.

2020 도쿄 올림픽 도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손연재가 바라볼 목표는 아시안게임 2연패 즉, 2019 하노이 대회인데 이마저도 시기가 멀어 불참이 유력하다. 리듬체조는 하루 8시간 이상 연습하지 않으면 감을 잃는 종목이다.

▲ 손연재가 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나서던 2월 모스크바 그랑프리에 불참한다. 은퇴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사진=스포츠Q DB]

동기부여 원동력도 떨어졌다. 손연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16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에서도 역대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인 4위에 오를 만큼 후회 없이 달려왔다.

올림픽 직후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 어떤 금메달보다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결과는 생각나지도 않았고 그저 진심을 다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경기를 끝냈다는 사실에, 또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들을 다 보여줬단 생각에 눈물이 났다”는 글을 남겼다.

리듬체조 불모지인 한국에서 태어나 러시아 전지훈련으로 외로움과 사투하면서 리우 올림픽 개인종합 결선 4종목(리본, 볼, 곤봉, 후프) 클린의 대업을 이뤘다. 지칠대로 지친 손연재이기에 이번 불참 결정은 그리 놀라운 소식도 아닌 셈이다.

게다가 손연재는 지난 연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나섰다는 이유로 ‘마녀사냥’까지 당했다. 일부 팬들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정부 여당에 미운털이 박힌 ‘피겨여왕’ 김연아와 손연재를 비교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손연재는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리우 올림픽까지 현역 생활을 연장하는 동안 “한국에 있었던 시간은 채 1년도 되지 않았다”며 “런던 올림픽은 참가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이번에는 힘든 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당시 슬럼프와 유사한 상황이다. 잔부상으로 인해 걸렀던 2015년을 제외하고는 거르지 않았던 모스크바 그랑프리에 이어 다음달 4일 태릉선수촌에서 개최되는 2017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불참하면 손연재 은퇴는 더 유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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