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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여제 김보름 대역전극, 정월대보름 휘영청 '금 보름달'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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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여제 김보름 대역전극, 정월대보름 휘영청 '금 보름달' 떴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2.12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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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 앞두고 다카기 나나에 0.11초차 역전…헤더 베르그스마는 여자 1500m까지 우승 2관왕

[강릉=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정월 대보름을 하루 넘긴 날, 김보름에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보름달 같은 금메달을 따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치러진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종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따낸 금메달이다.

김보름은 12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강릉 오발)에서 벌어진 2017 ISU 세계종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경기 내내 중위권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바퀴를 남겨놓고 다카기 나나(일본)을 0.11초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매스스타트는 기록보다 순위가 중요한 경기지만 결승선 통과 기록은 8분00초79였다.

김보름은 올 시즌 벌어진 4차례의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월드컵 랭킹 1위에 올라있는 선수.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1차 대회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벌어진 3차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땄지만 일본 나가노의 2차 대회와 네덜란드 헤렌벤의 4차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분명 부담은 있었다. 김보름은 경기가 끝난 뒤 "부담같은 것은 없었다"고 밝게 웃어보였지만 얼굴에 긴장감이 묻어났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이승훈의 부상으로 노골드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이었다.

김보름은 16바퀴를 도는 레이스에서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달리지 않았다. 호시탐탐 중위권에서 역전만을 노렸다. 바퀴를 돌 때마다 7위 밖을 벗어난 적도 여러 차례였다.

그러나 마지막에 강했다. 본격적인 스퍼트가 시작되는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고 김보름이 거세게 치고 나왔다. 순식간에 상위권으로 치고 나왔고 마지막 코너를 돌 때는 바로 앞에 다카기 나나가 있었다. 김보름은 혼신의 힘을 다해 전력질주했고 결국 다카기 나나를 0.11초차로 제치고 우승 환호성을 올렸다.

김보름이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다카기 나나도 분명 만만치 않은 선수였다. 다카기 나나는 3차 대회에서 김보름에 앞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김보름이 금메달을 차지했던 4차 대회에서도 8위에 올랐다. 현재 월드컵 랭킹 6위에 있다.

다카기 나나가 만만치 않은 이유는 바로 여동생인 다카기 미호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기 때문이다. 김보름도 박지우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며 호흡을 조절하긴 했지만 자매의 호흡보다 더 낫다고 볼 수는 없다. 다카기 나나와 다카기 미호가 1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상의 조직력을 보여준다면 매스스타트 최강인 김보름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

이승훈이 빠져 김이 빠진 남자 매스스타트에서는 조이 맨티아(미국)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어 알렉시스 콘탱(프랑스)와 올리비에 장(캐나다)이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네덜란드에서도 게리 헤크만과 요리트 베르그스마 등을 출전시켰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네덜란드는 남자 7개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매스스타트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나머지 종목에서는 모두 금메달을 가져갔다.

여자 1500m에서는 요리트 베르그스마의 아내인 헤더 베르그스마(미국)가 1분54초09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라 1000m에 이어 2관왕을 차지했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단 1개의 메달을 딴 적이 없는 헤더 베르그스마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다관왕을 차지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우승 가능성을 밝혔다. 헤더 베르그스마는 여자 매스스타트에서도 동메달을 차지, 이틀 사이에 3개의 메달을 가져갔다.

아이린 뷔스트(네덜란드)가 헤더 베르그스마에 0.10초 뒤져 은메달을 따냈고 다카기 미호가 1분55초12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1500m에서도 역시 1000m 우승자인 켈드 누이스(네덜란드)가 1분44초36으로 정상에 올라 2관왕이 됐다. 5000m와 1만m 우승자인 스벤 크라머도 1분45초50으로 동메달을 차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가져갔다.

이 종목에 출전한 김민석은 1분46초05로 5위에 올라 전국동계체육대회 최우수선수 선정 기쁨이 2배가 됐다. 그러나 김민석은 매스스타트에서 전체 24명 가운데 21위로 밀렸고 이승훈 대신 대체 출전한 주형준이 11위를 차지했다.

대회가 모두 끝난 가운데 네덜란드가 남녀 7종목씩 모두 14종목에서 금메달 8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가져가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2개의 금메달을 따낸 헤더 베르그스마를 앞세운 미국이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

또 일본이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전체 메달순위 3위에 올라 체코와 함께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로 공동 4위에 오른 한국을 앞섰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단 1개라도 따낸 나라는 모두 5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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