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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보름 정월대보름 생일 자축, 내년 올림픽 '金보름달'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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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보름 정월대보름 생일 자축, 내년 올림픽 '金보름달'이 기다려진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2.13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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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매스스타트 생일 엿새전 개최, 가파른 곡선코스도 유리…일본 다카기 자매-베르그스마 등 변수

[강릉=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괜히 이름이 김보름이 아니다. 김보름의 생일은 1993년 2월 6일, 음력으로 정월대보름에 태어났다. 정월대보름에 태어난 김보름이 생일 하루 지나 세계종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젠 내년 정월대보름을 기다린다.

김보름은 12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강릉 오발)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종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다카기 나나(일본)에 0.11초 앞선 8분00초79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 [강릉=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김보름이 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끝난 2017 ISU 세계종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바로 전날 11일이 생일이었던 김보름은 자신의 24번째 생일을 세계선수권 금메달로 자축했다. 게다가 마지막 코너를 돌면서 다카기 나나를 극적으로 추월, 그 기쁨이 더했다.

김보름으로서는 경기장의 덕을 봤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다른 경기장보다 코너, 즉 곡선주로가 가파르다. ISU 규정상으로는 트랙 양 끝의 둥근 원의 중심부터 인코스까지 길이는 25~26m다. 웜업존이 4~5m이기 때문에 실제로 경기를 치르는 코스는 22m다. 해외의 대부분 경기장도 둥근 원의 반지름이 22m, 웜업존과 인코스, 아웃코스 폭이 각각 4m다.

하지만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둥근 원의 반지름은 22m이면서 웜업존의 폭을 5m로 늘렸다. 결국 트랙 전체 길이는 같으면서 웜업존의 폭을 늘려 곡선주로가 다른 경기장보다 가파르게 설계됐다. ISU도 승인한 사항이어서 문제는 없다.

코너가 가파르니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유리하다. 이는 쇼트트랙 출신 선수들이 많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에게 호재다. 이승훈과 김보름 등이 남녀 매스스타트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승훈은 팀 추월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매스스타트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김보름은 가파른 곡선 코스를 활용해 금메달을 따냈다.

김보름도 가파른 곡선주로가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은 이런 주로에 익숙하지 않으니 김보름에게 유리한 셈이다. 김보름은 "여름마다 쇼트트랙 훈련을 하면서 더 작은 트랙을 돌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나와 잘 맞는다"며 "아마 안쪽으로 잘 꺾어 타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남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한 김민석도 동의한다. 김민석은 "여름마다 쇼트트랙 훈련을 하는 것이 매스스타트에 크게 도움이 된다"며 "곡선 코스까지 가파르기 때문에 쇼트트랙에 익숙한 선수들에게는 분명 유리한 경기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보름에게 적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일본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일본은 큰 이변이 없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다카기 나나와 다카기 미호 자매를 매스스타트에 출전시킬 전망이다.

다카기 나나는 김보름에게 역전을 당하긴 했지만 다카기 미호가 레이스 도중 넘어지지만 않았다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다카기 나나는 기자회견에서 "동생인 다카기 미호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며 "레이스를 하면서 내가 금메달, 동생이 최소 동메달을 딸 수 있는 작전을 펼쳤다. 동생이 중간에 선수들과 충돌해 넘어지면서 변수가 일었지만 작전은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김보름은 다카기 자매와 치열한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대회 2관왕에 오른 헤더 베르그스마(미국)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헤더 베르그스마는 역대 2번의 올림픽에서 단 1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지만 이번 세계종별선수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헤더 베르그스마는 2015년 결혼 이후 1000m와 1500m에서 세계신기록을 1차례씩 작성하는 등 경기력이 향상되고 있다.

매스스타트가 모두 16바퀴를 도는 6400m의 레이스여서 단거리 위주의 헤더 베르그스마에게 불리할 수도 있지만 김보름의 역전 우승에서 보듯 승패는 마지막 바퀴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노련한 레이스만 펼칠 수 있다면 오히려 막판 스퍼트가 뛰어난 헤더 베르그스마가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보름은 금메달 색깔과 같은 자신의 금빛 머리를 휘날리며 환하게 웃어보인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는 2월 24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날은 음력으로 김보름의 생일 엿새 전이다. 김보름은 정월대보름달과 같은 금메달을 자신의 생일에 맞춰 따냈듯 내년 정월대보름도 환하게 웃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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