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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실책과 본헤드 플레이 사이, 끝내 쌍둥이 호수비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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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실책과 본헤드 플레이 사이, 끝내 쌍둥이 호수비의 승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23 0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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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2차전] 호수비로 득본 LG, 본헤드 플레이 과제 떠안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수비 싸움에서 이기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76.5%를 잡았지만 경기에 더욱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한 판이었다.

LG가 경기 내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최후에는 웃을 수 있었다.

LG는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와 경기에서 선발 우규민의 호투와 홈런 두 방을 때린 타선의 힘을 앞세워 4-2 승리를 거뒀다.

이날 LG는 수비에서 여러 차례 좋은 장면을 연출했지만 본 헤드성 플레이를 하며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LG 입장에서는 2차전을 철저히 복기해야 남은 시리즈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수비의 중요성 알린 2010시즌 준PO

큰 경기에서 무수히 강조되는 부분은 바로 수비다. 수비가 견고한 팀이 승리할 확률이 높으며 수비 실책이 잦은 팀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포스트시즌에서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준 사례가 있다. 바로 롯데와 두산의 2010년 준플레이오프다.

당시 롯데는 1,2차전을 모두 잡은 뒤 가벼운 마음으로 3차전을 치르고 있었다. 하지만 4회에 나온 실책 이후로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롯데는 2-1로 앞선 4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손시헌의 땅볼 타구를 3루수 이대호가 뒤로 빠뜨렸다. 평범한 땅볼이었지만 손시헌의 배트를 떠난 공은 이대호의 글러브를 외면했다. 이에 2점을 뽑은 두산은 결국 6-5 승리를 거뒀다.

4차전에서도 9회 유격수의 결정적인 송구 실책이 나온 롯데는 호수비 퍼레이드를 펼쳤던 두산에 백기를 들었다. 결국 두산은 5차전마저 잡으며 리버스 스윕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 호수비 퍼레이드, 쌍둥이에 날개 달다

1차전에서 활화산처럼 타오른 타선으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면 2차전은 견고한 수비가 승리로 이끈 원동력이었다.

김용의는 대신 출전한 자리에서 팀을 살리는 수비로 기세를 올렸다. 당초 주전 2루수로 예상됐던 박경수가 부상으로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지 못함에 따라 김용의가 대신 투입됐다. 시즌 막판 맹활약을 펼쳤던 박경수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야 멀티 자원인 김용의는 2루에서 뛰어난 탄력으로 호수비를 선보였다.

그는 팀이 3-0으로 앞선 4회말 1사 1,3루에서 에릭 테임즈의 2루수 직선 타구를 점프하며 잡아낸 뒤 리드가 길었던 1루 주자마저 아웃시키며 포효했다. 순식간에 이닝을 끝낸 LG는 NC에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1차전 LG 승리의 주역이었던 최경철도 두 경기 연속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타석에서 3안타를 때린 방망이도 일품이었지만 수비에서 제몫 이상을 해줬다.

최경철은 팀이 2-0으로 앞선 6회말 1사 1,2루에서 3루까지 달리던 대주자 이상호를 날카로운 송구로 잡아냈다. 마치 도루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투수 신재웅에게 바깥쪽으로 공을 던질 것을 요구한 최경철은 재빨리 미트에서 공을 빼낸 뒤 3루로 송구했다.

3루수 손주인이 기다리면서 잡을 정도로 완벽한 송구였다. 만약 선행주자를 살려줬다면 흐름이 NC 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또 이날 투런 홈런을 친 스나이더는 수비에서도 1점을 막는 플레이로 팀에 큰 보탬이 됐다. 그는 LG가 3-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말 2사 1,2루에서 이태원의 우중간으로 빠지는 안타를 전력으로 질주해 잡았다.

만약 뒤로 빠졌다면 순식간에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스나이더의 수비 덕분에 1점만 주고 2사 1,3루로 막았다. NC는 다음타자 박민우가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 앞으로 과제 알린 본헤드 플레이

몇 차례 호수비가 있었지만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날 LG는 두 차례 본 헤드성 플레이를 범했다. 처음에는 스스로 흐름을 끊었고 그 다음에는 상대 실책으로 전화위복이 됐다.

처음으로 본 헤드 플레이가 나온 상황은 4회. LG가 스나이더의 투런 홈런으로 상승세를 이어간 뒤 1사 1,3루에서 손주인이 스퀴즈 번트를 댔다. 하지만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 행했고 3루 주자 김용의가 득점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의욕이 넘쳤던 김용의는 홈으로 파고들었고 런다운에 걸린 뒤 아웃됐다. 여기서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김용의가 3루심에게 한마디를 전한 뒤 홈으로 질주하며 박수까지 쳤던 것. 김용의는 오른손에 공을 들고 있던 김태군이 빈 미트로 자신을 태그한 것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김태군은 공이 든 미트로 김용의를 태그했고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더 아찔한 상황은 9회에 나왔다. LG는 9회 1사 1루에서 문선재를 대주자로 기용했다. 여기서 이병규(7번)는 평범한 내야 뜬공을 쳤다. 그런데 1루 주자 문선재가 갑자기 2루를 돌아 3루를 돌았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NC는 이 타구만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한다면 더블 아웃으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그런데 2루수 박민우가 이를 놓치는 실책을 범했고 이미 3루를 돈 문선재는 여유 있게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쐐기 득점을 올렸다.

결과적으로는 팀의 승리를 굳히는 상황이었지만 과정만 놓고 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장면이었다. 큰 경기에서 세밀한 플레이가 승패를 가르는 만큼 LG가 잠실에게 시리즈를 끝내기 위해서는 경기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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