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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절반의 성공' 휠체어펜싱, 대도약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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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절반의 성공' 휠체어펜싱, 대도약하려면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3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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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아시안게임] 1년에 국제대회 한 차례 출전, 실전 경험이 전무한 실정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은메달 2개, 동메달 10개.

한국 휠체어펜싱이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성적표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던 한국은 4년만에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비록 고대했던 금메달은 하나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일궈낸 값진 성과다.

그러나 아직도 갈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중국을 목표로 정진해야만 한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한국 김성환(오른쪽)이 22일 인천 송도글로벌대학공연장에서 열린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에페 중국과 단체전 결승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 휠체어펜싱 선수들은 1년에 단 한 번 국제대회에 출전하는데 그쳐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실이다.

김성환, 장동신, 김기홍이 나선 남자 에페 대표팀은 22일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16-45로 완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김선미, 김정아, 배혜심으로 구성된 여자 에페 대표팀은 이날 태국을 물리치고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전날 준결승에서는 중국에 25-44로 대패했다.

지난 대회 46개의 메달 중 19개를 휩쓴 중국과 16개로 뒤를 이었던 홍콩은 이번 대회에서도 각각 20개, 14개의 메달을 따내 한국보다 한 발짝 앞서나갔다. 특히 중국은 11개의 금메달을 독식하며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뽐냈다.

◆ “선수들이 생소해요”, 김선미의 아쉬움 

당초 김선미(25)는 에페 개인전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깜짝 은메달을 선사했기에 휠체어펜싱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롱징(중국)에 5-15로 패하며 동메달에 그쳤다.

그럴만도 했다. 처음으로 만나는 상대였기 때문이다.

김선미는 “심적으로 부담감이 있었다. 상대방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해야하는데 긴장하다보니 마음만 앞서서 몸이 먼저 나가더라”며 “국제대회 경험 부족이 크다.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지고 있을 때와 이기고 있을 때를 구분해서 점수 관리하는 법을 터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선미는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4개를 따냈다. 2년 후 리우 패럴림픽에서는 더 높은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한국 휠체어펜싱 선수들은 1년에 단 한 개의 국제대회인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전부다. 반면 중국과 홍콩 선수들은 거의 모든 대회에 참가한다. 예닐곱 개의 대회를 치르는 선수들과 한 번의 국제무대를 경험하는 선수들의 차이는 무척이나 크다.

김선미는 “한국에서 쓰는 기술과 전혀 다른 기술을 쓴다. 상대방이 나오는 타이밍을 알아야 하는데 그 타이밍이 완전히 다르다”며 “칼 동작들은 비슷하지만 스피드와 힘 자체가 다르다. 4강전 상대는 처음 붙어봤다. 생소해서 말려버렸다”고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여자 에페 대표 선수들. 왼쪽부터 김정아, 김선미, 배혜심.

그는 비장애인 펜싱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효자 종목으로 거듭난 것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 가 없다. 김선미는 “우리가 많이 뒤처진다는 느낌이 든다. 휠체어펜싱도 비장애인 펜싱처럼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선미는 아까운 선수, 집중 육성해야 한다” 

“생활체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실업팀도 아닙니다. 시스템을 갖춰 365일 훈련을 하지 않으면 중국, 홍콩 따라잡기 힘들다고 봐야해요.”

김정아(40)는 충남장애인펜싱협회 사무국장을 겸하고 있다. 그는 “충남의 경우 그나마 훈련 여건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지만 다른 지역은 운동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60일간 합숙한 것이 유일한 체계적인 운동”이었다고 설명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정아는 "훈련 여건이 녹록치 않다"며 "중국과 홍콩을 잡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펜싱은 꾸준한 연습과 반복이 아니면 실력이 늘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똑같은 동작을 하고 또 하고 반복하며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게끔 해야하는데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국내에 휠체어펜싱 실업팀은 휠라인 한 팀뿐이다. 김선미가 이 팀에 속해 운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맞붙을 선수가 없다. 휠체어펜싱 관계자는 “실업팀이긴 하지만 존속 여부가 불투명하다. 거의 반실업팀이라고 보면 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한국 휠체어펜싱은 이번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0개의 성과를 냈다.

김정아는 “김선미의 경우 좀처럼 나오기 힘든 인재다. 머리도 좋고 집중적으로 육성하면 무럭무럭 자라날 선수인데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대로 된 실업팀이 있어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면 정말 열심히 할 선수다. 이런 선수를 키워야 시상대에 태극기를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맏언니 배혜심(44·강원도) 역시 같은 견해를 전했다. 그는 “나는 은퇴해야할 나이인데 국가대표에 선발돼 폐를 끼친 상황”이라고 씁쓸하게 웃으며 “내 돈 들여가며 운동하는 환경이 개선돼야 젊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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