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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 아이스하키 15전 16기 끝에 첫 승, 이젠 첫 동계 아시안게임 메달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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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 아이스하키 15전 16기 끝에 첫 승, 이젠 첫 동계 아시안게임 메달 노린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2.18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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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4차례 대회서 4득점-242실점, 15전 전패…세계랭킹 없는 태국 상대로 20-0 대승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지난해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소재로 한 영화 '국가대표 2'를 보면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선전을 펼친 끝에 북한과 비기는 바람에 아쉽게 메달을 놓치는 내용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짧은 시간 안에 아시아권과 어깨를 나란히 했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이는 100% 허구, 조금 심하게 말해 판타지였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역대 4차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1승은커녕 1무승부도 거둔 역사가 없다. 15전 전패를 기록했으며 4골을 넣고 무려 242골을 잃었다.

▲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8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삿포로-오비히로 동계아시안게임 태국전에서 20-0 대승을 거두고 15전 16기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을 꺾을 정도로 성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북한전을 치르고 있는 한국 선수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그러나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이제 달라졌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에서 이미 북한(26위)을 넘어서 23위로 도약했고 일본(7위), 중국(16위), 카자흐스탄(18위)을 맹렬하게 뒤쫓고 있다. 아직 디비전2 그룹A에 있어 일본(디비전1 그룹A), 중국, 카자흐스탄(디비전1 그룹B)와는 격차가 있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력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삿포로-오비히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대이변을 꿈꾼다.

새라 머레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은 18일 일본 삿포로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 삿포로-오비히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아이스하키 1차전에서 아직 IIHF 랭킹이 없는 태국을 상대로 20-0 대승을 거뒀다.

비록 태국을 상대로 한 것이긴 하지만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역대 4차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15전 전패를 기록했지만 16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도전사는 1999년 강원 동계아시안게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자흐스탄, 중국, 일본을 포함해 4개국이 출전했지만 한국은 2골을 넣고 57골을 잃으며 속된 말로 '동네북'이 됐다. 영화의 주무대가 됐던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에 0-21, 중국에 1-30, 북한에 0-10, 카자흐스탄에 0-19로 졌다. 영화 내용과는 엄청난 괴리감이 있었던 셈이다.

2007년 대회에서는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68골을 내줬고 2011년 대회 역시 북한을 상대로 1-6으로 졌을 뿐 나머지 일본, 카자흐스탄, 중국을 상대로는 10골 이상을 내주고 완패했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에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셈이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아이스하키는 대대적인 투자에 들어갔다. 남자 못지 않게 여자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경기력 향상에 돌입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에 4-1로 이기고 영국에도 1-0으로 이기는 등 기대했던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미 카자흐스탄과 격차도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2015년 세계선수권 당시 카자흐스탄에 0-2로 아쉽게 졌다. 지난해 8월 친선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으며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는 한국을 비롯해 홍콩, 태국,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등 6개국이 출전해 풀리그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전력상 절대 열세인 홍콩과 태국이 5, 6위를 나눠갖고 나머지 4개팀이 메달 경쟁을 벌인다.

이 가운데 한국은 중국,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카자흐스탄만 제쳐도 최소한 동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 이미 카자흐스탄은 일본과 1차전에서 0-6으로 완패, 일본과 중국에 비해 전력이 처진다는 평가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오는 20일 최강으로 분류되는 일본전을 비롯해 21일 카자흐스탄전, 23일 중국전, 25일 홍콩전을 차례로 치른다. 역시 한국 여자아이스하키의 메달 획득 여부는 21일 카자흐스탄전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까지 잡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지만 한국이 크게 열세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소한 카자흐스탄만 잡는다면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5번째 동계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메달이라는 값진 전리품을 안고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더욱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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