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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종횡무진, 그런데 토트넘 공격수 가운데 '공격포인트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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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종횡무진, 그런데 토트넘 공격수 가운데 '공격포인트 제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2.20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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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럼과 FA컵 16강전 풀타임 뛰면서 슛 단 1개, 공 잡을 기회 제대로 못잡아…케인 해트트릭으로 토트넘 3-0 완승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은 열심히 뛰었다. 하프라인을 넘어서는 특정 구역에 있지 않고 좌우 상관없이 종횡무진 누볐다. 그러나 공격자원 4명 가운데 유일하게 공격포인트도 없었고 평점도 낮게 나왔다.

손흥민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벌어진 리그 챔피언십(2부)팀인 풀럼과 2016~2017 FA컵 5라운드(16강전)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슛을 단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최전방 해리 케인을 원톱으로 손흥민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4명의 공격진이 풀럼의 수비를 부지런히 두들겼지만 이 가운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선수는 손흥민 밖에 없었다. 이날 케인은 전반 16분과 후반 6분 에릭센의 어시스트를 받아 연속골을 넣은 뒤 후반 28분 알리의 도움을 받아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토트넘은 무려 23개의 슛을 풀럼의 골문을 향해 때리며 3-0 완승을 거두고 6라운드(8강)에 올랐다. 에릭센이 양팀을 통틀어 9개로 가장 많은 슛을 기록했고 케인이 6개, 알리가 3개를 때렸지만 손흥민은 단 하나에 그쳤다. 그것도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키에런 트리피어의 크로스를 받은 헤딩슛이었다.

단순 수치상으로 보면 손흥민의 공격력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분석해보면 손흥민이 못한 것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면서 볼터치가 52차례에 그쳤다. 토트넘의 활발한 공격에 비해 손흥민은 2분에 1번꼴로 공을 잡는데 그쳐 그만큼 공격에 나설 기회가 없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 3명 가운데 에릭센이 무려 91회나 됐고 후반 41분에 교체되어 나간 알리가 63회인 것만 보더라도 손흥민은 자신이 공격을 풀어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빅터 완야마의 스루패스를 받아 공격에 나설 기회가 있긴 했지만 오프사이드에 걸렸고 이후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헤딩슛이 나올 때까지 거의 80분 가까이 슛 기회조차 없었다.

그래도 손흥민의 활동 영역은 그 누구보다도 광범위했다. 토트넘 진영에서는 주로 왼쪽에 치중했지만 하프라인을 넘어 풀럼 진영으로 들어갔을 때는 좌우를 가리지 않았다. 물론 왼쪽 공격이 더 많긴 했지만 오른쪽에서도 공격 기회를 노렸다. 다만 손흥민에게 공이 오지 않았을 뿐이다.

손흥민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는 것은 각종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손흥민은 이날 드리블이 단 2차례에 그쳤다. 또 토트넘이 슛을 때린 방향을 분석했을 때 전체 52%가 중앙에서 나왔고 33%는 오른쪽 측면에서 비롯됐다. 왼쪽에서 때린 슛은 14%에 그쳤다. 이날 토트넘이 21개의 슛을 기록했으니 왼쪽 측면에서 기록한 슛은 3개 뿐이었던 셈이다.

또 슛으로 연결되는 키패스도 에릭센이 5개, 알리가 4개를 기록한 반면 손흥민은 단 1개도 없었다. 후반 33분에 교체되어 들어간 무사 뎀벨레도 2개의 키패스가 있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손흥민의 공격력이 얼마나 빛을 잃었는지를 보여준다.

▲ 손흥민은 하프라인을 넘어서는 특정 구역에 집중되지 않고 좌우를 활발하게 누볐다. 그러나 공을 잡은 회수는 52회에 그쳤다. [사진=후스코어드닷컴 캡처]

자연스럽게 평점도 낮았다. 축구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6.67점의 평점을 매겼다. 에릭센이 9.51점, 케인이 9.12점, 알리가 7.60점인 것과 비교해 공격자원 4명 가운데 가장 낮은 평점이다. 그러나 손흥민으로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으니 억울할법 하다.

손흥민은 승리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지만 토트넘은 FA컵 8강에 오르면서 우승에 한발짝 가깝게 다가섰다. 토트넘은 4강까지 진출했던 2011~2012 시즌 이후 5년 만에 FA컵 8강에 진출했다. 토트넘은 우승을 차지했던 1990~1991 시즌 이후 25년 동안 결승전조차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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