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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 데뷔전, 이청용-박지성 등 유럽무대서 남긴 첫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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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 데뷔전, 이청용-박지성 등 유럽무대서 남긴 첫인상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2.20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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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박지성 실망스런 데뷔전 뒤집고 대성공, 이동국은 반대 사례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디종 권창훈(23)이 데뷔전을 치렀다. 권창훈 개인과 팀 모두에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권창훈은 20일(한국시간) 방문 경기로 치러진 프랑스 리게앙 올림피크 리옹전에서 후반 33분 교체 출전해 12분간 피치를 누볐다. 팀은 권창훈의 투입 이후 3골을 허용, 2-4로 패했다. 권창훈은 데뷔전의 기쁨을 누릴 수 없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 유럽축구 무대에 데뷔한 선배들도 모두 첫 경기부터 제 기량을 발휘했던 것은 아니다.

▲ 디종 권창훈(왼쪽)이 20일 올림피크 리옹과 2016~2017 프랑스 리게앙 원정경기에서 교체로 투입돼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디종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그랬다. 2009년 8월 FC서울을 떠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튼 원더러스에 입성한 이청용의 데뷔전은 팀에 합류한 직후인 선덜랜드전이었다. 권창훈의 데뷔전과 마찬가지로 후반 교체로 나섰지만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 기회를 놓치는 등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진가를 증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청용은 사흘 뒤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군과 랭커셔 시니어컵 결승전에서 맹활약해 게리 멕슨 감독의 극찬을 받았다. 한 달 뒤 버밍엄 시티와 EPL 경기에서 이청용은 극적인 역전골을 넣었고 이후 볼튼의 레전드급으로 성장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박지성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고 PSV 에인트호번의 유니폼을 입었다. 히딩크 감독의 깊은 신뢰에도 박지성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데뷔전은 물론이고 부상까지 겹치며 2002~2003시즌과 그 다음 시즌까지 실망스러운 경기력이 이어졌다. 홈팬들은 박지성에게 야유를 보냈고 히딩크 감독이 그 때문에 박지성을 원정경기 위주로 출전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다.

3번째 시즌을 맞아 박지성은 날아올랐다.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첼시로 떠난 이후에도 PSV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박지성은 AC 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했고 이를 바탕으로 맨유에 입성할 수 있었다.

반면 인상 깊은 데뷔전을 치르고도 새드엔딩으로 끝난 경우도 있다. ‘라이온 킹’ 이동국이 그랬다. 2000년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에서 임대생으로 뛰었던 이동국은 2007년 1월 EPL 미들즈브러(전북 현대)로 두 번째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 EPL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레딩과 홈경기에서 이동국은 데뷔전을 치른다. 권창훈과 마찬가지로 후반 막판 짧은 시간만이 주어졌다. 팬들은 큰 환호로 이동국을 맞았고 그는 스튜어트 다우닝의 크로스를 장기인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팬들의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이동국은 23경기에 출전해 한 골도 넣지 못하고 K리그로 복귀해야 했다.

모두에게 실망스러웠던 데뷔전을 치른 권창훈이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청용, 박지성 등 대선배들의 사례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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