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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푸른 바다의 전설' 이지훈, "허치현은 악역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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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푸른 바다의 전설' 이지훈, "허치현은 악역이 아니에요"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7.02.22 0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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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배우 이지훈은 지난 2012년 KBS 2TV 드라마 ‘학교 2013’에서 반항아 캐릭터를 맡아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2016년 말,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을 만나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이는 연예계에서 비교적 흔한 ‘지훈’이란 이름 속에서도 이지훈의 존재가 빛나고 있는 이유다.

[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이지훈은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이민호(허준재 역)의 호적상 형인 허치현 역을 맡았다. 어쩌면 표면적으론 악하게 보일 수 있는 캐릭터가 허치현이지만 이지훈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악역이 아니다”라고 표현했다. 

“사람마다 관점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허치현은 악역이 아니에요. 정말 악역이었다면 끝까지 복수를 하거나 했겠지 자살하지 않았을 거예요. 굉장히 여리고 사랑을 받고 싶었던 착한 사람이 안 좋은 상황에 처하다 보니까 나쁜 행동을 하게 된 거지 마음이 나빠서는 아닌 것 같아요.”

배우 이지훈 [사진 = ‘키이스트’ 제공]

극 중 내면의 아픔을 가진 허치현을 연기한 이지훈이 시청자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장면은 단연 결말 즈음 그려진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대목이다. 이지훈은 허치현이 죽기 직전 성동일(마대영 역)을 떠올리던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꼽았다. 

“조사 받는 장면에서 말없이 진짜 아빠(성동일)가 했던 말을 떠올리면서 눈물을 흘리던 게 제일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속은 정말 뼈저리게 아프지만 상황이란 게 있어서 울지도 못하고 참고 참고 참아서 나온 눈물 한 방울이 울림이 컸던 것 같아요.”

이지훈은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 극 중 가족이었던 황신혜(강서희 역), 성동일 등과 더 깊이 친분을 쌓았다. 또한 황신혜, 최정우(허일중 역)와는 드라마 스토리상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 유쾌했던 일들도 종종 일어났다.

“촬영 중간에 틈이 나서 황신혜 누나와 최정우 형님과 앉아 있었어요. 아빠(최정우)가 성격이 되게 밝으신데 저한테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니까, 황신혜 누나가 ‘당신, 내가 투구꽃 약 줄 테니까 약 먹고 좀 자요’라고 장난을 치시더라고요. 또 한 번은 드라마 끝나고 저희끼리 밥을 먹었는데, 최정우 형님이 술이 올라오시니까 황신혜 누나가 갑자기 상황극으로 물을 따르시면서 ‘여보, 약 먹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너무 재밌어서 계속 웃었어요.”

‘푸른 바다의 전설’에 출연한 이후 이지훈은 길거리를 다니면서 전보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체감하고 있다. 그의 배우인생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작품이 된 ‘푸른 바다의 전설’ 속 허치현을 바라보는 이지훈 스스로의 소감은 어떨까?

“연기한 걸 뒤늦게 TV로 보면 조그만 것도 눈에 거슬리고 ‘내가 왜 저렇게 했지’란 생각도 들죠. 그래도 허치현을 준비한 것과 애정을 갖고 연기한 걸 생각하면, 시청자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관심을 주신 것에 대해 ‘기분 좋게 받아들여도 되겠다’고 느껴요. ‘연기에 만족했냐. 안했냐’라기보다 ‘그래. 고생했다’란 생각이에요.”

배우 이지훈 [사진 = ‘키이스트’ 제공]

올해 이지훈은 30살이 됐다. 30대에 들어선 그의 눈에 새롭게 들어온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다. 그는 도전해 보고 싶은 새로운 캐릭터들을 언급하며 눈을 반짝였다.

“20대에는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30대가 되니까 되게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로맨틱 코미디가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많이 하고 보여주는 게 그거더라고요. 남들은 다 했는데 제가 못한 게 로맨스이기도 하고, 좀 더 다르고 재밌게 해보고 싶어요. 또 수염도 기르고 살갗도 거칠게 표현해서 형사나, 검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이지훈은 20대 때의 연애 경험을 살려 현실적인 사랑 얘기를 다룬 작품들을 해보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의 연애 스토리와 사랑을 할 때의 모습을 들려주던 이지훈은, 허치현에서 보여준 강렬한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사랑꾼’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연애할 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결혼은 마흔 전에 좋은 사람 만나면 무조건 할 거예요. 와이프 데리고 살 수 있는 집 한 채, 차 한 대 있으면서, 삼시세끼 먹일 수 있는 능력되면 바로 데리고 살아야죠. 아내나 내 새끼들은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소처럼 일해야 해요. 하하”

배우 이지훈 [사진 = ‘키이스트’ 제공]

‘이립’, 30살이 되며 조금씩 기반을 다지고 있는 듯 보이는 이지훈에게선, 연기와 사랑 그리고 삶을 대하는 의연함과 열정이 동시에 엿보였다.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한 이지훈은, 올해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연기로 대중과 만날 것을 약속했다.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연기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푸른 바다의 전설’을 기점으로 ‘이지훈, 다음에 뭐할까’란 것도 물어봐 주시니까 저도 모르게 ‘더 잘해야겠다’란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2017년엔 열심히 일하고, 일하는 것마다 좋은 연기, 조금 더 나아진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제 목표이자 바람이에요.”

[취재후기] ‘푸른 바다의 전설’에 출연한 이지훈에겐 ‘신스틸러’, ‘명품악역’ 등 화려한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그는 이에 대해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건 너무 감사하지만, 사실 너무 부끄러워요”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이지훈은 원하는 수식어로 “그냥 ‘연기 열심히 하는’, ‘쉬지 않고 일하는’?”이라고 대답했다. ‘연기 열심히 하는’, 어쩌면 가장 담백하지만 배우 본연의 모습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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