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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잠실', 외야 수비가 명운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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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잠실', 외야 수비가 명운을 좌우한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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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찰리-리오단 성향상 타격전 양상 가능성 적어, 넓은 구장-조명 등 변수될 듯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광활한 잠실이다. 탄탄한 수비, 그 중에서도 외야수들의 발놀림이 양팀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다.

원정서 2연승을 거둔 파죽지세 LG의 시리즈 마무리가 될 것인가, 벼랑 끝에 몰린 NC의 대반격이 시작될 것인가.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24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익히 알려져 있듯 잠실구장은 홈에서 펜스까지의 거리가 좌우 100m, 중앙 125m로 한국의 야구장 중 가장 넓다. 좌우 97m, 중앙 116m의 마산구장과는 다른 양상의 경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 이진영(왼쪽)은 2차전에서 2루타성 타구를 단타로 막아내는 좋은 수비를 해냈다. 잠실에서는 수비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사진=스포츠Q DB]

2경기 동안 양팀 통틀어 총 7개가 나온 홈런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차전 2회말 나성범의 좌중월 솔로포, 박용택의 5회초 중월 솔로포, 2차전에서 브래드 스나이더의 4회초 우중월 투런포 등은 잠실이라면 넘어가지 않을 타구들이다.

외야수의 수비 범위와 타구 판단력에 따라 흐름이 뒤바뀐다는 의미다.

양팀의 선발투수 성향과 이번 시즌 기록을 보더라도 경기는 투수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LG와 NC가 내세우는 3차전 선발 카드가 ‘잠실 극강’이다. 1차전 26안타, 2차전 20안타가 터진 불방망이를 이번 경기에서는 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근거다.

절박한 NC가 내세운 카드는 ‘노히트노런의 사나이’ 찰리 쉬렉이다.

▲ 찰리는 LG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했다. 지난 6월24일 노히트노런을 한 좋은 기억이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는 이번 시즌 28경기 12승8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다. LG를 상대로 한 승수는 1승(2패)에 불과하지만 평균자책점은 2.52에 불과하다. 잠실구장 성적(LG+두산)은 4경기에서 29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2.79다.

지난 6월24일 잠실 LG전에서는 9이닝 동안 무피안타 3볼넷 무실점 호투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11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외국인 1호, 2000년 송진우(한화) 이후 14년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LG 역시 밀릴 것이 없다. 코리 리오단으로 맞선다.

그는 찰리의 노히트노런을 목격하고 이틀 후 잠실 NC전에 등판해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2014 시즌 성적은 28경기 9승10패, 평균자책점 3.96. 찰리와 견줘 무게감에서 다소 떨어지지만 NC전에서는 매우 강했다. 2번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60(15이닝 1실점)의 짠물피칭을 했다.

리오단의 원정 성적은 8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5.96이었다. 반면 잠실 성적은 20경기 123.2이닝 8승6패, 평균자책점 3.23이다. 검은 줄무늬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면 크리스 볼스테드(두산), 조조 레이예스(SK)처럼 일찌감치 퇴출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잠실 최적화’ 투수다.

▲ 리오단은 NC에 강했다. 그는 지난 6월26일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한 것을 포함, 2경기 15이닝 1실점의 짠물피칭을 했다. [사진=스포츠Q DB]

두 선수는 릭 밴덴헐크(삼성), 더스틴 니퍼트(두산)처럼 상대 타자를 강속구로 제압하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다. 2014년 규정이닝을 채운 23명의 투수들 중 9이닝 당 탈삼진 개수가 찰리는 5.01개(19위), 리오단은 4.13개(22위)다. ‘기교파’간의 맞대결이다.

이는 두 투수가 던진 공들이 타자들의 배트에 맞아나가는 여러 상황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럴수록 야수들의 수비 능력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2차전 4회말 나성범의 우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단타로 만들었던 이진영의 깔끔한 펜스 플레이같은 수비가 진루를 막는다. 1차전 5회초 평범한 안타를 더듬었던 나성범같은 잔 실수가 분위기를 가라앉힌다.

좌중간, 우중간이 ‘태평양’같은 잠실에서는 타구에 안이하게 대처하는 순간 2루타가 3루타로 변할 수 있다. 종종 타구를 집어삼키는 잠실의 조명탑이 외야수들의 시야를 방해해 시리즈 전체 흐름을 뒤바꿀지도 모를 일이다.

▲ 잠실은 넓다. 외야수들의 수비 능력에 의해 한 베이스가 결정되고 승패가 좌우될 수도 있다 [사진=스포츠Q DB]

2009년 플레이오프(SK-두산) 3차전 10회초에서는 박재상(SK)이 친 우익수 뜬공이 ‘조명발’을 받아 정수빈(두산)의 무릎을 꿇게 만들어버렸다. 평범한 이 타구는 3루타로 변했고 SK는 2패 후 3연승의 기적으로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야구의 재미는 경기장 규격, 공수의 순서,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등 바뀐 환경에서 나오는 여러 변수들에서 나온다. 야구팬들은 ‘단기전은 수비’라는 명제를 잘 알고 있다. 수비에서 사단이 나 무너지는 경우를 숱하게 봐왔다.

이병규(7번)-브래드 스나이더-이진영이 지키는 LG 외야, 김종호-이종욱-나성범이 버티는 NC 외야를 지켜보는 것이 3차전을 즐기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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