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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3관왕, 시련이 키운 '오뚝이 스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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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3관왕, 시련이 키운 '오뚝이 스케이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2.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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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아시아에는 적수가 없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29)이 3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6년 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 이은 2연속 쾌거다.

이승훈 3관왕은 부상을 딛고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옛부터 시련은 늘 이승훈을 더욱 강하게 했다. 쇼트트랙 선수였던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게 된 계기도 실망스러운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 쇼트트랙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이승훈은 한체대에 입학한 2007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듬해 강릉 세계선수권 3000m 슈퍼파이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9년 하얼빈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이승훈은 3관왕에 오르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잘나가던 이승훈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 이승훈은 3개월간 스케이트를 신지 않고 방황했다. 그러던 중 주변의 권유로 스피드스케이팅 전향을 결심했다.

전화위복이 됐다. 이승훈은 어릴 적 경험이 있는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장을 내밀어 당당히 국가대표가 됐다. 월드컵 대회에서 감각을 끌어올린 이승훈은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일을 냈다.

5000m에서 장거리 최강자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에 이어 2위에 오르더니 1만m에서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의 선전에 당황했을까. 베테랑 크라머가 코스를 이탈하는 실수로 실격됐다.

기세를 몰아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아시안게임에서는 5000m와 1만m,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쇼트트랙 선수였던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터로 아시아 3관왕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6년 뒤 열린 일본 삿포로 대회에서도 이승훈은 여전히 아시아 최강자였다. 이승훈은 22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13분18초56)와 주형준, 김민석과 팀을 꾸려 나선 팀 추월(3분44초32)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획득,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이승훈은 지난 10일 강릉에서 열린 종별 세계선수권에서 팀 추월 경기 도중 넘어지면서 오른 허벅지와 무릎에 자상을 입었다. 벽에 부딪히는 바람에 발목 통증이 남아있음에도 이승훈은 결국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행했고 3관왕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속 3관왕의 주인공이 된 이승훈은 동계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6개) 기록도 세웠다. 23일에는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한국인 최초 4관왕에 도전한다.

경기 후 이승훈은 “오늘 1만m를 가장 걱정했는데 목표한 기록으로 탔고 금메달로 이어져 기분 좋았다. 이어진 팀 추월 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정말 좋다”며 “내일 매스스타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뚝이 스케이터' 3관왕 이승훈은 이제 매스스타트를 조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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