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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승훈 4관왕, 빙속황제에 배우는 '도전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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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승훈 4관왕, 빙속황제에 배우는 '도전정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2.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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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4관왕을 달성한 '빙속황제' 이승훈(29‧대한항공)은 어떤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줬다.

이승훈은 23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의 홋카이도-도카치 오벌에서 벌어진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12초7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정강이가 찢어진 부상 속에서도 금빛 질주를 펼친 이승훈이다.

이로써 이승훈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동계아시안게임 4관왕이라는 대업을 일궜다. 이승훈은 지난 20일 5000m 금메달을 시작으로 22일 1만m 및 팀추월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승훈의 4관왕이 더 빛나 보이는 건 그가 결코 쉬운 과정을 거쳐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승훈은 어릴 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스케이트를 처음 신었지만 신목중고교 시절에 쇼트트랙으로 전향했다. 쇼트트랙 선수로서 눈앞에 큰 벽이 있음을 느낀 이승훈은 이후 다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돌아왔다.

쇼트트랙 선수 시절은 이승훈에게 암흑기였다. 당시 대표팀 주축 멤버였던 안현수(빅토르 안), 이호석의 아성이 매우 높았다. 또 성시백, 송경택 등 경쟁자들에게도 밀렸다.

시련은 계속됐다. 2008년 4월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이승훈은 2009년 하얼빈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국가대표로 출전, 3관왕을 차지하는 위업을 이루며 대세로 떠오르는 듯 했다. 그러나 2009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또 고배를 마셔 쇼트트랙 선수로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잠시 방황의 시간을 보낸 이승훈은 다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2009년 10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단 이승훈은 그해 11월 열린 월드컵 2차대회에서 5000m 한국신기록을 경신했으며, 이후 두 차례 더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출격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승훈은 5000m 은메달, 1만m 금메달을 획득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4년 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쳐 잠시 주춤했지만 이승훈은 다시 최고의 자리에 섰다.

2015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이승훈은 지난해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금빛 질주를 했고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이번 삿포로 동계올림픽에서 4관왕에 오르는 위업을 이뤘다.

현실의 벽에 막혀 쇼트트랙 선수로서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이승훈은 좌절하지 않고 스피드스케이팅에 도전했고 최고가 됐다. 때때로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 한국 사회에서 이승훈이 던지는 메시지는 실로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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