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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재감' 최경철, 가을야구 대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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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재감' 최경철, 가을야구 대세남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25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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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3경기 타율 0.545…빼어난 도루저지 능력에 폭풍 주루까지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프로 12년차 만년 백업포수 최경철(34·LG)이 큰 무대에서 펄펄 날고 있다. 조연의 설움을 딛고 이제 주연으로 발돋움한 최경철이다.

올해 준플레이오프는 ‘최경철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경철은 매 경기 공수에서 뛰어난 기량과 미친 존재감을 뽐내며 LG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LG 팬들이 최경철에게 보내는 지지는 실로 대단했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2회 1사 2,3루에서 최경철에게 타격 기회가 왔다.

안내방송이 나오고 최경철이 타석에 등장하려 하자 잠실구장을 찾은 2만여 LG 팬들은 소리 높여 함성을 질렀다. 1,2차전 원정경기 승리의 주역이 '금의환향'했기 때문이다. 최경철이 첫 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LG 팬들은 그의 응원가를 부르거나 이름을 연호했다.

▲ 최경철이 공수주에서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며 LG의 가을야구 대세남으로 등극했다. [사진=스포츠Q DB]

◆ 공수주 맹활약으로 '팔방미인' 칭호

최경철의 1,2차전 활약은 팬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1차전 팀이 3-0으로 앞선 1회초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최경철은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사구 2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 개의 도루 저지도 빛났다. 3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그는 흘린 공을 재빨리 잡아 2루로 정확히 송구, 베이스를 훔치던 지난 시즌 도루왕 김종호를 잡아냈다.

7회에도 발 빠른 주자를 잡아냈다. 손시헌의 안타 때 대주자로 교체된 이상호는 최경철이 공을 흘린 틈을 타 2루로 달렸지만 아웃됐다. 최경철의 빠른 송구가 NC의 흐름을 계속 차단했다. 공수에서 맹활약한 최경철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최경철의 활약은 22일 열린 2차전에서도 계속됐다. 이날 최경철은 번트 안타 포함 4타수 3안타 1사구를 기록, 여전히 식지 않은 방망이를 과시했고 수비에서도 6회말 1사 1,2루에서 대주자 이상호의 3루 도루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3차전에서도 타격감이 절정에 달했다. 2회 첫 타석에서는 스퀴즈 번트를 실패해 타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지만 4회 내야 안타를 친 뒤 2사 1루에서 기습적인 2루 도루를 기록, 상대 배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도루로 분위기를 바꾼 최경철은 6회 2사 후에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는 깨끗한 좌전 안타를 때리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비록 팀은 졌지만 최경철은 공수주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잠실구장을 찾은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 최경철(오른쪽)이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NC전을 승리로 이끈 뒤 이동현(오른쪽 두번째)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만년 조연, 데뷔 12년만에 '대세남' 되다

최경철은 프로에 입단한 뒤 줄곧 조연의 길을 걸었다.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고졸 우선 지명을 받았지만 바로 입단하지 않고 동의대학교에 입학한 최경철은 대학 졸업 후 2003년 쌍방울의 지명권을 승계한 SK에 입단했다.

하지만 당시 SK 안방마님에는 박경완과 정상호가 자리 잡고 있어 최경철이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주전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2012년 전유수와 일대일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된 최경철은 허도환의 백업 포수로 간간이 출전했지만 2013년 박동원이 상무에서 제대하자 다시 2군으로 밀려났다.

2군에서 조용히 기회를 엿보던 최경철은 주전 포수들의 부상으로 포수 자원이 필요했던 LG에 다시 트레이드됐다. 당시 LG는 윤요섭과 현재윤이 모두 부상을 당해 경험이 없는 포수들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LG로 팀을 옮긴 뒤 최경철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13일 양상문 감독의 데뷔전에서 5회 선제 결승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의 영봉승과 양 감독의 LG 감독 첫 승을 선사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양 감독에게 첫 승을 안겼다.

양상문 감독의 황태자로 거듭나고 있는 최경철은 이제 주전을 넘은 LG의 ‘대세남’이다. 그가 이어지는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유감없이 과시할지 주목된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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