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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재계약 6일만에 전격 사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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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재계약 6일만에 전격 사퇴 이유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5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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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통산 승률 0.451에 팬심 악화, 비난 여론 의식해 지휘봉 내려놓기로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결국 악화된 여론을 끝내 이기지 못했다. 3년 재신임을 받았던 선동열(51) 감독이 재계약 6일 만에 KIA 사령탑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KIA는 25일 선동열 감독이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구단은 선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물색할 예정이다. 역대 프로야구 역사상 재계약 직후 사퇴한 것은 이번이 유일하다.

선 감독은 “감독 재신임을 받은 후 여러 가지로 많은 고민을 했다. 지난 3년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했다”며 “그동안 성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 선동열 감독의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KIA는 차기 사령탑 선정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포츠Q DB]

선 감독은 2012년 조범현 감독(현 kt 감독)의 뒤를 이어 고향팀 지휘봉을 잡았다. KIA는 삼성에서 우승 2회, 준우승 1회의 업적을 쌓은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벤치를 맡기고 ‘타이거즈 명가’의 재건을 다짐했다.

그러나 첫 시즌부터 삐걱거렸다. 거물급 3루수 이범호의 영입에도 불구하고 KIA는 62승65패6무(0.488)로 5위에 그쳤다. 지난해를 앞두고는 김주찬을 영입하며 우승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신생팀 NC에마저 밀리며 51승74패3무(0.408)로 8위에 그치는 굴욕을 맛봤다.

이번 시즌도 나아진 것이 없었다. 절치부심하며 부활을 외쳤지만 김진우, 데니스 홀튼 등 선발진의 붕괴와 이범호, 김선빈, 브렛 필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54승74패(0.422)를 기록, 또 8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3년 통산 성적은 167승213패9무(0.45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는 선 감독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구단은 지난 19일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8000만원 등 총액 10억6000만원에 재계약했다. 포스트시즌 탈락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감독이었다.

선 감독은 KIA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통해 "3년 전 지역민과 전국의 팬들 응원을 등에 업고 과거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는 열의가 가득했지만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렸다"며 "지난 3년을 반성하면서 KIA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광적인 KIA 팬들의 마음은 돌아서지 않았다. 급기야 전날 지역 언론을 통해 군에 입대하는 안치홍에게 임의탈퇴를 권했다는 이야기가 불거져나오며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깊은 시름에 빠진 선 감독은 고심 끝에 현장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 선동열 감독은 지난 3년간 채 5할이 되지 않는 승률로 단 한 번도 팀을 4강에 올려놓지 못했다. [사진=스포츠Q DB]

선 감독은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지만 영원한 타이거즈 팬으로서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 야구명가 타이거즈의 부활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광주는 나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곳이라 남다르게 애착이 갔다. 꼭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을 웃음짓고 기쁘게 해 주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전했다.

갑작스런 선 감독의 사퇴 결정으로 KIA는 차기 사령탑 선정에 난항을 겪게 됐다. 이에 따라 감독이 공석인 팀은 3개팀으로 늘어났다. 한화, 롯데 역시 2015 시즌 지휘봉을 잡게 될 감독을 찾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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