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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좌초됐던 LG, 12년만의 '미친 승리'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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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좌초됐던 LG, 12년만의 '미친 승리' 비결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25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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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4377일만의 PS 시리즈 승전고... '미친 선수들' 활약, 안정된 마운드도 결정적 요인

[잠실=스포츠Q 글 이세영 기자·사진 노민규 기자] LG의 4377일만의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는 어느 한 선수가 잘해서가 아닌 모두가 똘똘 뭉쳐 얻은 성과였다. 선수들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궈낼 수 있었다.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NC와 경기에서 장단 17안타를 때려내며 11-3 대승을 거뒀다.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도 첫 관문이었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벽을 넘지 못했던 LG는 올시즌 4377일 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달성하는 감격을 맛봤다.

▲ 양상문(오른쪽) 감독의 냉철한 리더십은 LG가 꼴찌에서 4강까지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하위로 시즌을 시작해 전임 감독이 사퇴한 상황에서도 한 걸음씩 전진한 양상문 감독의 리더십이 돋보였다. 양 감독은 냉철하면서도 온화한 리더십으로 팀을 4강에 올려놨고 마침내 12년만의 시리즈 승리를 안겨다줬다.

당초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타자들이 맹타를 휘둘렀고 백중세로 평가됐던 마운드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주루와 수비 등 세밀한 부분에서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LG는 시리즈 승리를 확정지으며 2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됐다.

◆ 스나이더-최경철, 언더독 듀오의 유쾌한 반란

정규시즌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의 영웅이 됐다. 팀내 입지가 불안한 상황에서 반전드라마를 찍은 것이다.

양상문 감독은 정규시즌 타율이 0.210에 불과한 브래드 스나이더를 6번 타순에 고정시키는 파격을 단행했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스나이더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한 스나이더는 2차전에서는 투런 홈런을 때리며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올렸다. 3차전에서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날린 스나이더는 4차전에서도 4타수 1안타의 활약을 펼쳤다.

▲ 프로 12년 동안 만년 백업포수였던 최경철의 맹활약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최경철도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떠오른 스타다. 1차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치며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한 그는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상대의 도루도 두 차례나 저지하는 등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차전에서도 4타수 3안타를 때린 최경철은 3루로 달리던 주자를 잡아내는 등 절정의 도루 저지 감각을 보였고 3차전에서는 도루 1개를 기록하는 등 3타수 2안타로 펄펄 날았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4차전에서는 팀이 8-3으로 앞선 7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NC의 기세를 완전히 꺾었다.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타격에서 완전히 눈을 뜬 최경철이다. 시리즈 내내 신들린 타격감을 자랑했던 최경철은 15타수 8안타(1홈런) 5타점 2득점 타율 0.533로 준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다.

◆ 토종 선발, 승리 합창하며 자신감 충전

토종 원투펀치의 활약도 눈부셨다. 올시즌 도합 20승을 올린 류제국과 우규민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나란히 승리투수가 되며 팀에 보탬이 됐다.

류제국은 1차전에서 헤드샷 퇴장 때문에 4이닝(2실점)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두 번째로 등판한 4차전에서는 5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 2경기에서 9이닝 3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4차전에서 류제국은 직구 최고구속을 시속 145㎞까지 끌어 올렸고 적재적소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배치,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류제국은 테드 웨버와 이재학이 올라온 NC의 1+1 선발투수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마운드에 있었다.

▲ 류제국(사진)과 우규민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나란히 승리를 챙겨 토종 선발의 자존심을 지켰다.

2차전 선발로 나왔던 우규민의 피칭도 돋보였다. 우규민은 5이닝 동안 4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 팀이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30㎞대 후반에 불과했지만 볼 끝이 좋았다. 여기에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진 우규민은 무실점 호투로 지난해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패전을 떠안았던 한을 시원하게 풀었다.

류제국과 우규민의 호투는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넥센의 토종 선발진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에서 더욱 희망을 갖게 한다.

◆ 더 단단해진 뒷문, '역전은 없다'

불펜 필승조의 활약은 LG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했다. LG 불펜 투수들은 비교 우위를 점한 선발투수들의 노고를 헛되게 하지 않았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로 NC 타선을 힘으로 누른 LG 불펜진은 투혼을 발휘했다.

주로 선발투수 바로 뒤에 등판한 신정락과 신재웅은 좌우 릴리프로 제몫을 톡톡히 해줬다. 신정락은 2⅔이닝 동안 3탈삼진 1실점, 신재웅은 3이닝 3탈삼진 2실점으로 선방했다.

▲ LG의 든든한 불펜은 27일부터 시작되는 넥센과 플레이오프에서도 기대감을 갖게 했다.

셋업맨으로 LG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이동현도 눈부신 피칭을 했다. 이동현은 2⅔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투구를 펼쳤다. 그 사이 삼진은 3개를 잡아냈다.

경기의 마지막은 ‘봉타나’ 봉중근이 장식했다. 봉중근은 시리즈 2차전에서 9회 타석에 등장한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포효했다. 1차전과 4차전에는 팀이 대승해 등판할 기회가 없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쓸 힘을 충분히 비축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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