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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루시드 드림' 고수 "나이에 맞는 역할, 배우란 직업에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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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루시드 드림' 고수 "나이에 맞는 역할, 배우란 직업에 감사하죠"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7.03.03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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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고비드'. 언젠가부터 고수에게 따라다닌 이 별명은 그의 수려한 외모를 설명해준다. 그만큼 고수는 미남 배우로 유명하지만, 그를 '잘생긴 배우'로만 생각했다면 영화 '루시드 드림'을 통해 그 편견을 깰 수 있을 듯하다. 

'루시드 드림'에서 고수는 3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자 최대호 역을 맡아 연기했다. 아들을 찾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대호의 얼굴에게선 극도의 처절함이 느껴진다. 

[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은 루시드 드림(자각몽)을 소재로 한 영화다. 루시드 드림은 수면자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꾸는 꿈을 뜻한다. 대호는 범인을 찾기 위해, 아들이 납치된 3년전 그날의 기억을 선명하게 떠올릴 필요를 느낀다. 이때 그가 기억의 매개체로 선택한 것이 루시드 드림이다. 

영화 '루시드 드림'의 주연배우 고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NEW 제공]

◆ "'루시드 드림' 출연, '인셉션' 때문 아니에요"

루시드 드림은 마니아들 사이에선 관심이 높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소재는 아니다. 낯선 소재에 '부성애'를 더한 것은 신인인 김준성 감독의 도전과도 같았다. 고수는 어떤 생각에서 '루시드 드림'의 출연을 결정했을까.

"루시드 드림에 대해서 모르는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봤는데도 재밌었어요. 단서를 하나씩 찾아가는 과정이, 재밌는 오락영화를 보는 것 같았죠. 여기에 한국적인 감성도 들어갔고요. 이렇게 젊은 에너지와 색다른 소재가 만난 작업이 우리나라에 필요하단 생각도 했어요."

소재 때문에 '루시드 드림'을 유명 영화 '인셉션'과 비교하는 관객도 적지 않았지만, 정작 고수의 영화 출연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했다.

"'인셉션'이 '루시드 드림' 출연에 영향을 줬냐고요? 전 '루시드 드림'의 시나리오를 본 후 '인셉션'을 보게 됐는 걸요. 제게 '인셉션'은 좀 어려웠어요. 저만 어려웠던 건가요?(웃음)"

시나리오 선택에 특별한 기준은 없고, 그때그때 끌리는 시나리오를 선택한다는 고수지만 SF 장르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기도 했다. 고수는 '초능력자'(2010)에도 출연한 바 있다. 

"SF 장르를 좋아하는 것 같긴 해요. 비현실적 이야기라고 하지만, 결국은 현실에 닿아 있는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루시드 드림'을 보면서도 느꼈어요.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대호가 루시드 드림을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잖아요."

영화 '루시드 드림'의 주연배우 고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NEW 제공]

◆ "10kg 찌웠다가 18kg 감량, 배우라면 당연한 건데…"

'루시드 드림' 속 고수는 처절하고, 또 처절하다. 극중 대호는 평소 대기업 비리를 고발하는 유명 기자였지만, 아들을 잃은 후엔 일을 뒤로 하고, 오로지 아들에게만 매달린다. 

그만큼 몸을 내던지는 대호를 표현하기 위한 고수의 노력도 대단했다. 고수는 극도의 감정 연기, 액션, 체중 증감까지 해 가며 캐릭터를 표현했다. 

"감독님께서 루시드 드림이란 소재로 재미를 주면서 풀어가는 데 중점을 두셨다면, 제 경우는 재미라든가 다른 내용보다는 대호의 감정에만 집중했어요. 대호의 감정을 차곡차곡 잘 쌓아가면서, 이 감정을 깨뜨리지 않고 후반부까지 잘 가져가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체중의 변화가 눈에 띈다. 평소 슬림한 몸매를 갖추고 있는 고수지만, '루시드 드림'에선 툭 튀어나온 배가 시선을 끈다. 고수는 3년 전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평범한 아버지에서, 3년 후 마음고생과 몸고생을 겪어내 피폐해진 모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10kg 이상을 증감했다. 고수는 체중 증감 얘기가 나오자 머쓱해했다. 

"CG 효과냐고요? 실제 배예요. 사실 이 얘기(감량)는 홍보 과정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많이 나왔더라고요. 체중 감량은 배우로서 당연히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안에서 3년이란 시간의 흐름이 안 나왔다면 체중조절을 하지 않았을 테지만, 그만큼 시간이 흐르잖아요. 전 살을 빼는 것보다 찌우는 게 힘들었어요. 뺄 때는 안 먹기만 하면 되는데, 찌우는 건 어떻게 해야 할지…. 그렇게 10kg를 찌웠고 나중에 일주일간의 기간이 있어서 그동안 17~18kg를 감량했죠."

영화 '루시드 드림'의 주연배우 고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NEW 제공]

◆ "나이에 맞는 역할 연기할 수 있는 배우란 직업에 감사해"

고수는 최근 40대에 접어들었다. 고수는 배우로서 40대를 맞이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란 직업에) 너무 감사해요. 나이와 환경에 따라 모든 사람들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니까요. 예전엔 이러이러한 캐릭터를 맡았다면, 지금은 또 다른 캐릭터들을 연기할 수 있죠.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진 모르겠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각의 캐릭터를 연구하는 게 좋아요. 그 시기에 가장 성실하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맞는 캐릭터를 만나 표현하고 싶어요."

또한 고수의 이런 여유와 편안함은 배우로서도, 배우 외적인 사람 고수에게도 발휘된 것으로 보였다. 고수는 "20대 땐 고민이 많은 편이었다고 들었다"는 취재진의 말에 "참 우울했던 때다. 그 얘기를 하려면 한 달 분량일 거다"며 쾌활하게 웃었다.

"연기를 처음 접하고, 연예계 생활을 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제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가 익숙하지 않다보니 신인시절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갑자기 관심을 많이 받고,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생활이 영 낯설었으니까요. 그러면서 가치관에 대한 고민과 방황이 많았죠.

그 이후로 배우란 직업을 받아들였고, 점차 변화했죠. 이제 연기한지 20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많은 고비를 나름대로 이겨내면서 살았듯이 올해도 열심히 살아보려 해요."

영화 '루시드 드림'의 주연배우 고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NEW 제공]

[취재후기] 고수의 인터뷰에선 무엇보다 화통한 웃음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여전히 소년같은 맑은 눈빛, 자기자랑은 영 쑥스러워하는 담백한 언변, 조근조근한 목소리 속 툭툭 튀어나오는 커다란 웃음소리가 기분좋게 남아 있다. 

고수는 '루시드 드림' 이후, 올해 상반기에 '이와 손톱'(가제)으로 또다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그 이후로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지금은 선의 반대편에 있는 캐릭터가 궁금해지고, 해보고 싶다"고 하니 '악'에 가깝거나 선의 정반대에 서 있는 고수를 볼 수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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