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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공룡'의 광폭 행보, 아름다웠던 가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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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공룡'의 광폭 행보, 아름다웠던 가을이야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5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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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3년-1군 진입 2년만에 리그 3위, PS 경험으로 붙박이 강호로 발돋움 예상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이렇게 끝나지만 내년 시즌에 더 강하게 돌아오겠다.”

아기 공룡의 ‘가을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1군 진입 2년차에 이토록 빨리 성장한 NC의 광폭 행보에 신선함을 느낀 야구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회말 대거 6실점하며 3-11로 대패,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 김경문 감독은 "이렇게 끝나지만 내년 시즌에 더 강하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스포츠Q DB]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지더라도 타이트하게 끝나길 바랐는데 시원섭섭한 마음”이라고 4차전을 돌아보며 “감독으로서 투수들을 보면서 마음이 짠했다. 아쉬운 부분들을 다시 준비해 더 강해진 NC로 도전할 것"이라고 한 시즌을 마감하는 소회를 밝혔다.

NC는 충분히 강했다. 70승57패1무, 승률 0.551를 기록했다. 창단 3년, 1군 진입 2년만에 이룬 큰 성과였다.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닻을 올린 33년 역사의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는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 나성범은 1군 무대 2년차를 맞아 30홈런 100타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사진=스포츠Q DB]

1군 진입 첫 해였던 지난해 7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NC는 후반기 들어서자 안정을 찾으며 형님들의 발목을 잡았다. KIA와 한화를 뒤로 밀어내며 52승72패4무를 기록, 7위에 올라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자유계약선수(FA) 이종욱과 손시헌이 합류하며 NC를 다크호스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아졌다. 캡틴 이호준이 묵직하게 중심을 잡은데다 지난해 이름을 알린 찍은 나성범, 김종호, 이재학 등의 기량이 만개할 것이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다이노스의 돌풍은 예상보다 훨씬 거셌다.

‘다이나믹 듀오’ 에릭 테임즈-나성범 콤비는 각각 0.343 37홈런 121타점, 0.329에 30홈런 101타점을 올리며 타선을 이끌었다. 72도루를 합작한 박민우, 김종호를 비롯 무려 7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며 경남 지역 팬들에게 신나는 야구를 선사했다.

외국인 선발투수 3인방 찰리 쉬렉, 에릭 해커, 테드 웨버가 버티는 마운드도 높았다. 셋은 도합 29승을 올리며 잦은 외국인 선수들 교체로 앓아야만 했던 나머지 구단들의 부러움을 샀다. 토종의 자존심 이재학은 2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 캡틴 이호준이 팀의 중심을 잡아줬기에 NC는 1군 진입 2년만에 포스트시즌에 들 수 있었다. [사진=스포츠Q DB]

김진성의 발견도 수확이었다. 김진성은 마무리 수난 시대였던 올 시즌 붙박이 클로저로서는 가장 적은 블론세이브 2개만을 기록하며 뒷문을 꽁꽁 잠갔다. 원종현, 이민호, 임창민, 손정욱, 노성호, 홍셩용 등은 이름값을 뛰어넘는 쏠쏠한 활약으로 NC의 질주에 힘을 보탰다.

NC가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데는 이호준의 역할이 컸다. 김 감독은 “주장 이호준이 끝까지 잘해줘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서른여덟의 적잖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23홈런 78타점을 올리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을 보였다.

김 감독은 “말로만 듣던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것이 팀에 큰 도움이 됐다. 내년에는 더욱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큰 무대에서 맛본 쓰라린 경험은 공룡의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 '거침없이 가자'라는 슬로건처럼 NC는 거침없이 달렸고 창단 3년만에 정규리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스포츠Q DB]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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