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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심리학] '김과장'·'빛나라 은수' 속 '갑질', '도깨비' 명대사로 힐링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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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심리학] '김과장'·'빛나라 은수' 속 '갑질', '도깨비' 명대사로 힐링할 수 있는 이유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7.03.02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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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내가 누군지 알아?’

요즘 뉴스 사회 면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는 ‘대사’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비선실세 최순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사회적인 위치와 직위를 악용해 ‘내가 누군지 알아?’를 외치는 ‘갑질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들어 더욱 낯설지 않아진 ‘갑질 논란’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TV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드라마에서는 ‘내가 누군지 아냐’는 대사를 던지는 안하무인 캐릭터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 준호 [사진 =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 화면 캡처]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남궁민(김성룡 역)이 회사 직원들과 함께 직장 내 부정과 불합리에 싸우는 얘기를 전하고 있다. 드라마에는 정의로운 ‘의인’으로 그려지는 남궁민이 있는 반면, ‘갑질’을 하는 비열한 인물도 등장한다.

‘김과장’에서는 준호(서율 역)가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를 연기한다. 준호는 ‘김과장’ 9회에서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 황영희(엄금심 역)에게 쓴소리를 들은 이후, “내가 누군지 알아요? 나 이 회사 재무이사입니다”라고 대꾸하며 자신의 직함을 언급하는 동시에 ‘갑질’을 했다.

KBS 1TV 일일드라마 ‘빛나라 은수’에서도 ‘내가 누군지 아냐’는 대사가 등장했다. ‘빛나라 은수’에서 백수련(최여사 역)은 상류층 할머니로 그려지는데, 그는 잘못을 하고도 인정을 하지 않는 뻔뻔한 모습을 나타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갑질 논란’을 엿보게 했다.

‘빛나라 은수’ 37회에서는 백수련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상대 운전자에게 오히려 “나 누군지는 아냐”며 소리를 질렀다. 경찰서로 향하게 된 백수련은 음주 측정을 거부한 채 “경찰서장 오라고 해. 내가 누군지 아냐”며 ‘상류층 갑질’을 이어갔다.

O tvN 예능 ‘어쩌다 어른’ 허태균 교수의 2017년 심리학 특집 ‘대한민국 철수 영희의 심리’ 두번째 이야기 [사진 = O tvN 예능 ‘어쩌다 어른’ 제공]

그렇다면 ‘갑질’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뭘까? O tvN 예능 ‘어쩌다 어른’에서는 지난 2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를 초대해 ‘내가 누군지 알아?’란 주제로 한국인의 특성을 분석했다.

이날 허태균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역할과 원칙보다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을 선호하며 유달리 무시당하는 느낌에 예민하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 ‘내가 누군지 알아?’를 외친다“고 설명했다.

또한 허 교수는 “요즘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어려운 시대다. 75억 인구 모두에게 인정받기는 힘들다. 먼저 자기 스스로를 인정하고, 주위에 나를 사랑해줄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tvN 종영드라마 ‘도깨비’ 김고은 [사진 = tvN 종영드라마 ‘도깨비’ 화면 캡처]

허 교수의 말에 따르면 ‘갑질’을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tvN 종영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신) 도깨비(이하 도깨비)’의 마지막 회의 한 장면은, ‘내가 누군지 아냐’며 ‘갑질’을 하는 대사와 같은 말임에도 다른 의미를 나타내 눈길을 끈다. 

‘도깨비’ 마지막 회에서는 김고은(지은탁 역)과 공유(도깨비 역)가 환생한 이후 다시 만난 장면이 그려졌다. 해당 장면에서 김고은이 공유에게 다가가 “아저씨, 나 누군지 알죠”라고 물었고, 공유는 “내 처음이자 마지막, 도깨비 신부”라며 웃어보였다. 공유의 한 줄 대사에서 김고은을 생각하는 그의 진심과 함께 김고은 스스로가 느끼는 가치가 고스란히 드러나 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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