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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야신' 김성근 감독, 한화 팬심에 부응할 매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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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야신' 김성근 감독, 한화 팬심에 부응할 매직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6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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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집중조련으로 투수력 일취월장 예상, 패배의식 개조, 관중 증대 효과 기대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화팬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야신’이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한화는 25일 김성근(72) 감독과 계약금 5억원과 연봉 5억원 등 3년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 8월 SK 감독 사퇴 후 3년 2개월만의 프로야구 그라운드 복귀다.

2008년 5위에 그쳤던 한화는 2009, 2010년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2011년 공동 6위를 기록해 약간의 희망을 봤지만 2012년 다시 꼴찌로 떨어졌고 9개 구단 체제가 전환된 지난해부터 이번 시즌까지 2년 연속 9위로 시즌을 마쳤다.

빛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암흑기, 한화팬들은 오로지 김성근을 외쳤다. 한화 그룹 본사에서 1인 시위까지 벌였고 청원 동영상을 제작해 프런트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화팬들은 왜 그토록 김성근 감독을 원했을까. 김 감독이 한화에 가져올 변화는 어떤 것일까.

▲ 김성근 감독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화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개조하는데 사력을 다할 것이다. [사진=스포츠Q DB]

김성근 감독은 계약 체결 후 “마지막까지 기회를 주신 한화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성원해주신 팬들에게도 고맙다”며 “많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한화를 명문 구단으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 투수력-수비력 보강

팀 평균자책점 9위(6.95), 홀드 9위(30개), 세이브 공동 8위(26개), 탈삼진 9위(748개), 이닝당 출루허용률 9위(1.76), 와일드피치 1위(83개), 피홈런 1위(162개), 팀 순위 9위(0.389).팀 실책 1위(101개).

한화의 세부지표 성적표다. 총체적 난국이다. 단순히 9위라서가 문제가 아니다. 한화는 모든 부분, 그중에서도 특히 투수력과 수비에서 심각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한화 야수들의 수비는 위태로워 보인다.

김응용 전 감독은 부임 직후 한밭야구장의 외야를 넓혔다.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가 97m에서 99m로, 중앙까지는 114m에서 121m로 늘어났다. 중앙 펜스 높이는 2.0m에서 4m로, 좌우 펜스 높이는 2.8m에서 3.2m로 높아졌다.

하지만 한화 외야진은 넓은 구장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2루타를 3루타로 만들어주기 일쑤였다. 김성근의 SK는 왕조 시절 한 베이스조차 쉽게 주는 법이 없었다. 김 감독은 ’그물망 수비‘를 구축하기 위해 맹훈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 유창식은 김성근 감독의 조련 하에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 감독은 투수 조련의 대가다. 그의 손을 거쳐 김광현이 한국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정대현, 정우람, 이승호, 전병두, 고효준, 윤길현 등이 번갈아 나서며 상대의 흐름을 끊었다. ‘독수리표’ 마운드는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까.

◆ '당연한 꼴찌' 패배의식 개조 

6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체제로 변하는 내년 시즌에는 신생팀 kt와 꼴찌를 다툴 것이라는 굴욕적인 비아냥까지 들었다. 한화 선수들은 패배에 익숙해져 있다.

김 감독의 지옥 훈련을 거친 선수들은 패배를 억울하게 생각했다. 실전 경기를 쉬는 것으로 여길 정도였다. 태평양이 그랬고 LG가 그랬고 쌍방울이 그랬다. 리그를 주름잡는 슈퍼스타가 없어도, 팀의 힘으로 강호들과 대등히 맞서 싸웠다.

SK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는 법이 없었다. 2009년 포스트시즌, 리그 최고의 배터리 김광현-박경완을 잃고도 한국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갔던 그다. 시즌 중 부상 선수가 속출해도 변명따윈 없었다. 평소 퓨처스리그를 돌아다니면서 봐둔 선수들로 버텼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감독을 지내며 프로 유니폼을 입지 못했던 선수들 23명을 조련해 프로 무대로 돌려보낸 감독이다. ‘지지 않는 야구’를 통해 보다 끈끈해진 한화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송광민은 좋은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다. 김 감독과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불러일으킬지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유망주는 보석으로 거듭날까. 관중 증가도 기대 

김 감독이 SK에 부임하기 전까지 정근우, 박정권,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등은 무명에 지나지 않았다. 김 감독의 조련 속에 이들은 억대 연봉을 받는 팀내 주축 선수들로 거듭났다.

김 감독은 유망주를 가르쳐 궤도에 올리는 것을 즐긴다. 이번 시즌 확실한 선발로 자리매김한 이태양, 늘 2% 부족한 유창식,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송창현, 싱싱한 직구를 뿌려대는 최영환, 상무에서 돌아올 전체 1순위 하주석 등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이유다.

주전이긴 하지만 가진 재능에 비해 꽃을 피우지 못한 송광민, 최진행, 김태완 등도 주목해볼만하다. 필승조인 안영명과 윤규진을 어떻게 더 다듬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관중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33만 명에 불과하던 문학구장 관중은 김 감독 부임 이후 2007년 65만, 2008년 75만, 2009년 84명, 2010년 98만 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한화는 이번 시즌 2년 연속 9위에도 불구하고 47만5126명(경기당 7424명)을 동원해 지난해보다 23%나 많은 관중을 불러들였다. ‘김성근 효과’로 인한 관중 증대, ‘야신’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효과까지 누릴 것으로 보인다.

▲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SK의 관중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화 역시 팬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포츠Q DB]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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