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SQ포커스] 베테랑 박철우에게 '삼성화재'란 이름의 의미는?
상태바
[SQ포커스] 베테랑 박철우에게 '삼성화재'란 이름의 의미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3.02 2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카드전 26득점 맹활약, "삼성화재란 이름을 달고 매시즌 봄배구를 하고 싶다"

[장충=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팀이 매 시즌 봄 배구를 하는 건 나로 하여금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하는 힘인 것 같다.”

천신만고 끝에 승점 3을 오롯이 안았다. 봄 배구를 향한 큰 고비를 넘긴 대전 삼성화재 라이트 박철우(32)는 또 다른 산을 넘기 위해 파이팅을 외쳤다.

박철우는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우리카드와 2016~2017 NH농협 V리그 방문경기에서 26득점(공격성공률 57.1%) 블로킹 6개를 기록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3-1(28-26 25-23 25-27 27-25)로 승리,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 박철우(가운데)가 2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삼성화재 블루팡스 제공]

공격도 공격이었지만 이날 박철우는 결정적일 때 블로킹을 잡아내며 먼 곳까지 찾아온 대전 원정 팬들을 열광케 했다. 1세트 16-16에서 역전 블로킹을 따낸 박철우는 2세트엔 23-23 동점 가로막기를 낚았다. 4세트에는 26-25에서 경기를 끝내는 블로킹을 성공했다.

치열했던 승부 때문인지 다소 지친 기색으로 인터뷰실을 찾아온 박철우는 “나도 우리 팀 센터진의 높이가 낮다는 것을 의식하고 센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며 “3인 블로킹 때 최대한 메워주려 하고 상대 세터를 혼란케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장 199㎝의 박철우가 높이를 발휘하면 웬만한 미들블로커 부럽지 않다.

허나 산전수전 겪은 프로 14년차 박철우도 사람이었다. 이날 경기가 팀에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기에 1, 2세트엔 다소 긴장을 했다고 털어놨다. “긴장한다는 느낌인 줄 몰랐는데 리듬이 좋지 않았다”고 고백한 박철우는 “생각보다 맘이 급했는지 공을 때리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베테랑이든 신인이든 큰 경기는 누구나 떠는 것 같다. 긴장되는 걸 티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티를 내면 같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 박철우가 2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삼성화재 블루팡스 제공]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박철우는 팀에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삼성화재는 V리그 출범 후 한 번도 봄 배구를 놓치지 않은 팀. 혹 팀이 매 시즌 봄 배구를 해 온 것이 부담이 되진 않을까.

박철우는 “팀이 계속 봄 배구를 해온 건 시즌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 하는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려운 순간들을 헤쳐 나가는 게 나에게도, 선수들에게도 버겁게 다가올 때가 있다. 하지만 삼성화재라는 이름을 달고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 나가고 싶다. V리그에서 가장 우승을 많이 한 팀의 자존심 지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때는 삼성화재가 우승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명가’ 삼성화재라는 이름이 주는 중압감이 크지만 박철우는 베테랑의 책임감으로 ‘봄 배구 개근’의 전통을 지키려 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