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19 16:06 (화)
[포럼현장Q] KBO 에이전트 되려면, 프로야구선수협 청사진은?
상태바
[포럼현장Q] KBO 에이전트 되려면, 프로야구선수협 청사진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3.04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7시즌 종료 후 본격 시행, 선수협 구체적 운영계획 발표

[스포츠Q(큐) 글·사진 민기홍 기자]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끝난 뒤인 오는 11월부터 프로야구에 에이전트 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된다. 2001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이 떨어지고 그해 10월 야구규약 대리인제도가 반영된 지 꼭 16년 만이다.

2014년 3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이사회가 대리인제도를 추진하기로 결의하고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중점추진과제로 KBO 에이전트 제도가 논의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선수협은 지난해 8월 에이전트 실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에이전트 제도를 정식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 3일 서울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에이전트 세미나. 80여 명의 관계자가 모여 성황을 이뤘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3일 서울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에이전트 세미나를 갖고 선수대리인제도 운영계획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현직 에이전트, 구단 관계자, 한국프로스포츠협회를 비롯한 업계 종사자들 8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 KBO 에이전트 되려면

김선웅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KBO와 선수협은 선수 권익향상과 건강한 스포츠산업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문체부와 별도로 에이전트 제도를 자체적으로 시행하겠다”며 “1차 대리인 공인 자격검증, 2차 이해도 소양 평가 시험, 3차 선수지정 선수관계 확인 등을 거쳐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대리인의 자격과 관련한 질문이 대거 나왔다. 선수협이 발표한 운영계획 초안에 따르면 △ 변호사 △ KBO리그 등록선수로서 5년 이상 등록한 자 △ KBO리그 지도자로 5년 이상 등록한 자 △ KBO 또는 야구단, 선수협, 대한야구협회 등 야구전문 사단, 스포츠마케팅과 스포츠언론 경력 5년 이상인 자가 에이전트가 될 수 있다.

김선웅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선수의 이익을 충실히 대행할 수 있느냐가 (선수대리인의 자격이 되는데) 가장 큰 기준”이라며 “실무 경험과 경력 여부를 중요시 여긴다. 스포츠산업 석·박사라 하더라도 필드로 들어와 경력을 쌓고 나서 진입해야 된다는 게 선수협의 기본적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부정행위와 관련, ‘대리인이 연대 책임을 진다’라는 항목에 대한 궁금증에 선수협 측은 “업무정지, 등록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며 “무리한 부분이라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만큼 승부조작, 불법도박 등이 야구산업에 끼치는 악영향이 커 경각심을 크게 일깨워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도 선수협은 에이전트의 업무범위를 △ 선수계약의 교섭과 체결 △ 야구규약상 선수가 신청할 권리행사의 대리 △ 광고, 후원 유치를 위한 교섭 및 계약의 체결 △ 선수대리인 계약을 위해 선수를 모집하는 행위 △ 공익활동 등으로 규정하고, 기존 계약간의 관계를 ‘더 이상 에이전트 업무를 제공할 수 없는 계약 목적 달성 불능 사유에 해당하여 선수가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의하는 등 진일보한 시행령 초안을 내놓았다.

▲ 김선웅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오른쪽)이 세미나 종료 후 관계자들과 토론하고 있다.

◆ 시행까지 8개월, 긍정 효과 극대화하려면

보수 기준이 선수 세전수입의 몇 %인지, 보수청구 금지 사항이 당해년도 1군 평균연봉 이하인지 보상연봉 이하인지, 보수 상한선은 얼마인지 등은 11월 전까지 지속적으로 논의돼야 할 대표적 사안이다. 류미선 KBO 법무팀 변호사는 “이번 자리는 선수협과 수차례 논의를 거친 후 큰틀에서 이런 방향으로 가겠다고 알려드리는 취지”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김선웅 사무총장은 “야구시장이 크지 않은데 이런 규제를 만들면서 시행해야 하느냐는 시각도 있을 것으로 안다”며 “에이전트 분들이 느낄 제약이 많겠지만 선수들의 희생을 고려하셨으면 좋겠다. 에이전트 제도를 잘 운영하려 하는 의도다. 의견을 주시면 적극 반영하겠다. 전문가들이 많이 오셔서 시장을 키워주기를 기대한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3년 8월, 2015년 1월, 2016년 3월 등 3회에 걸쳐 스포츠대리인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스포츠산업 육성의 첨병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제동이 걸리자 KBO는 5대 프로종목 통합 에이전트 제도를 반대하고 독자 행보를 걷기로 결정, 마침내 첫 발을 내딛는다.

대리인제도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스포츠산업 활성화, 선진 훈련법 도입을 통한 선수 기량 향상, 법적 분쟁과 선수-구단간 갈등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시행까지 남은 시간은 8개월, 선수협과 KBO, 현직 에이전트들이 머리를 맞대고 제도의 허점을 부지런히 메워야 한다.

선수협 관계자는 “이번 에이전트 세미나를 계기로 KBO와 대리인제도의 구체적인 운영부분을 합의하겠다”며 “에이전트 공인절차를 진행해 시즌 종료 후 에이전트 제도가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