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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사구, 야구공이 무기로 둔갑한 아찔한 기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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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사구, 야구공이 무기로 둔갑한 아찔한 기억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06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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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출신 쿨바 파울타구 맞고 사망, 심정수 두 차례나 사구 얼굴에 강타당하기도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뉴욕 양키스 최지만이 사구(死球)에 쓰러졌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장면이었다. 문제는 야구에서는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끔찍한 사고로 이어진 적도 수차례 있었다.

투수들이 전력투구하는 공에 맞서야 하는 타자들이 보호장구와 헬멧을 착용하는 이유다. 일반인들은 살이 많은 부위에 살짝만 맞아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선수들이라고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때로는 최지만의 사구와 같은 상황들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하고 선수 생활을 마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 뉴욕 양키스 최지만(왼쪽)이 6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시범경기에서 상대 투수 안토니오 바스타르도의 속구에 헬멧을 강타당하고 있다. [사진=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최지만은 6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시범경기에서 상대 투수 안토니오 바스타르도의 속구에 헬멧을 강타당했다. 중계화면에 찍힌 구속은 시속 91마일(146㎞)이었다. 잠시 통증을 호소하던 최지만은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고 1루로 걸어 나갔다.

최지만이 사구를 기록하고도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최지만은 자신의 얼굴로 향하는 공을 순간적으로 피했고 공이 헬멧 챙 부분에 맞아 충격이 완화됐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최지만을 쉬게 했다.

야구장에서 언제 어디로 날아들지 모르는 야구공은 가장 위험한 도구 중 하나다. 타자와 투수뿐 아니라 관중석에서도 늘 주의가 필요하다.

최지만이 사구를 기록한 가운데 2003년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마이크 쿨바는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털사 드릴러스에서 1루 코치로 활동하던 중 강한 파울타구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 사인은 뇌출혈. 경각심을 느낀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이후 모든 베이스 코치들의 헬멧 착용을 의무화했다.

타구뿐 아니라 투수들이 던지는 공 자체만으로도 상상 이상의 충격이 될 수 있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이던 ‘빅 유닛’ 랜디 존슨의 시속 150㎞를 상회하는 공에 맞은 비둘기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엄청난 충격에 털이 한꺼번에 날리며 마치 폭파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야구공의 위력을 실감케하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사구의 위력을 몸으로 체험한 타자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정수, 이종범, 조성환(이상 은퇴) 등은 최지만과 마찬가지로 얼굴에 사구를 맞은 경험이 있다. 특히 심정수는 2001년과 2003년 두 차례나 얼굴에 투구를 맞았다. 처음에는 광대뼈 함몰, 두 번째에는 뺨을 25바늘이나 꿰매야했다. 이후 심정수는 광대뼈와 뺨 등을 보호하는 ‘검투사 헬멧’을 쓰고 타석에 나섰다.

‘마그넷 추’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구로 신음한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한동안 몸쪽 공 약점을 극복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관중석에서 파울 타구에 맞는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2011년 한 어린이 야구팬은 파울 볼에 눈을 맞아 실명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야구장에서는 파울 타구가 날아올 때 호루라기를 불어 위험을 알리기도 하고 무상으로 글러브를 대여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야구공은 엄청난 위력을 지닌 무기가 된다. 그래서일까. 최지만의 사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악’ 소리를 지르게 만들었다. 빠른 대처로 인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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