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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한국-대만] 김인식호 투수진, '끝판왕' 오승환 보며 뭘 느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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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한국-대만] 김인식호 투수진, '끝판왕' 오승환 보며 뭘 느껴야 할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3.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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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김인식호 투수진은 ‘끝판왕’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할까.

군계일학의 면모였다. 오승환이 차원이 다른 투구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심어줬다.

오승환은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대만과 2017 WBC 1라운드 A조 리그 3차전에서 2이닝 동안 26구를 던지며 3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앞서 이스라엘과 경기에서도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자랑한 오승환은 평균자책점 0을 고수하며 이번 대회를 마쳤다.

이번 WBC에서 최상의 피칭을 선보인 오승환은 국내 투수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일단 몸을 제대로 만들어왔다는 것을 보여줬다. 오승환은 매년 괌에서 몸을 만든 뒤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데, 이번 대회를 위해 미국에서 건너왔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날짜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속구를 가운데에 연신 꽂아대는 오승환의 모습은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섰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속구의 완성도가 높을 때 슬라이더의 효과가 커진다는 것을 오승환은 여실히 보여줬다.

다음으로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았다. KBO리그 소속 투수들을 보면 구속이 느려서인지 코너워크에 집착하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는데, 오승환은 ‘칠 테면 쳐 봐라’는 식의 배짱을 가지고 공을 던졌다. 그 결과 카운트에서 앞서는 것과 동시에 멘탈에서도 상대 타자를 이길 수 있었다. 다음 국제대회에 나가는 투수들이 분명히 보고 느껴야 할 부분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백. 김인식호 투수들 중 오승환만이 보여준 대목이다. 대만전에서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온 시점은 8-8 동점 9회말 무사 2루였다. 안타 하나면 끝나는 상황. 하지만 오승환은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돌부처’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님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이스라엘전부터 총체적인 부진을 보인 한국 투수진. 미국으로 떠나는 오승환으로부터 이런 점들을 본받는다면 다음 국제대회에서는 이번 WBC처럼 허무하게 무너질 일은 없을 것이다.

오승환은 2경기 3⅓이닝의 투구로 김인식호 투수들에게 많은 과제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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