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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함 속에 웃음 넘친 K리그 수장들의 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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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함 속에 웃음 넘친 K리그 수장들의 썰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27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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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최용수-조민국 감독, 스플릿 라운드 앞두고 '썰전 열전'

[스포츠Q 이세영 기자] K리그 클래식 스플릿 라운드를 앞둔 감독들이 자칫 무거울 수 있었던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 조민국 울산 감독은 27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4 그룹A 미디어데이에서 유쾌한 설전을 벌였다.

이날 미디어데이 현장에서는 그룹A에 오른 6강 감독들이 저마다 스플릿 리그에 나서는 소감을 밝혔다. 최강희 감독을 제외한 5개팀 감독들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마지노선인 3위 안에 들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던졌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황선홍 포항 감독이 26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그룹A 미디어데이에서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을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장한 말들만 오간 것은 아니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 조민국 울산 감독은 유쾌한 농담을 던지며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먼저 말을 꺼낸 이는 최용수 감독이었다. 그는 ‘스플릿 라운드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은 팀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북과 포항을 이기고 싶다”며 “특히 황선홍 포항 감독과는 선수 시절부터 보이지 않는 라이벌 의식이 있었다. 절대 지고 싶지 않다”고 웃으며 엄포를 놨다.

이어 “ACL과 축구협회(FA)컵에서 이겼는데 올해 진짜 승부인 스플릿 리그에서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선홍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신이 지휘하는 포항에 두 대회 탈락을 안긴 최용수 감독을 향해 정면으로 맞섰다. 황 감독은 “서울을 반드시 이기고 싶다. 올해 두 대회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 이기겠다. 지금도 최 감독을 보면 화가 난다”며 고개를 저었다. 황 감독의 솔직한 고백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2위에 승점 10점 앞선 전북이 우승을 눈앞에 둔 가운데 스플릿 진출 팀들의 관심사는 ACL 진출권 확보다. 전북을 포함한 상위 스플릿 팀들에 주어지는 ACL 진출권은 총 4장 중 3장으로 1위부터 3위까지가 챙긴다. 남은 1장은 FA컵 우승팀의 몫이다.

이에 최용수 감독에 대한 감독들의 덕담이 줄을 이었다. 서울이 다음달 23일 열리는 FA컵 결승에서 성남을 이겨야만 4위팀에도 ACL 진출권을 거머쥘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팀 감독들이 최 감독을 응원했을 때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한 이가 있었다. 바로 조민국 울산 감독이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최용수(왼쪽) 서울 감독과 조민국 울산 감독이 26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그룹A 미디어데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 감독은 “어제 성남과 경기해봤는데 지금 상태로 보면 서울이 힘들지 않나 생각된다. 최 감독은 긴장해야 할 것이다”라며 “최 감독이 긴장을 늦추면 힘들지 않나 생각된다. 성남이 이길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조 감독의 말을 들은 최용수 감독은 “사실 맞는 이야기다. 성남이 집중력을 발휘하면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며 “단판에 올시즌 운을 다 걸어야 한다. 좋은 지적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수긍하더니 이내 장난기를 발동시켰다.

최 감독은 전날 성남전 역전골이 터진 후 기도 세리머니를 한 조 감독에게 “어제 감독님이 보여준 세리머니는 나를 감동시켰다. 종교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김)신욱이가 복귀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재치 있는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박장대소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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