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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한국 체육의 운명, 올림픽 메달보다 중요한 스포츠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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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한국 체육의 운명, 올림픽 메달보다 중요한 스포츠클럽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3.16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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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체육회 출범, 스포츠클럽 활성화 교두보 마련... "패러다임 전환하자"

[스포츠Q(큐) 글·사진 민기홍 기자] 올림픽에서 메달 좀 딴다고 스포츠선진국이 아니다. 그간 한국은 엘리트체육에 편중된 정책으로 반쪽짜리 운동선수만 배출해왔다. 이젠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학교체육, 생활체육, 엘리트체육이 균형을 이룬 스포츠클럽 중심의 시스템으로.

대한체육회는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민국 스포츠, 스포츠클럽에 묻는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각 종목 협회 실무자, 시도체육회 관계자, 일선 교사 등 300여 명이 집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 1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된 스포츠클럽 심포지엄.

2013년 닻을 올린 스포츠클럽은 현재 15개 시도 42개(거점 스포츠클럽 3개, 지역 스포츠클럽 39개), 회원수 3만2000여 명(2016년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합친 통합체육회 출범으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한 토대는 마련됐다.

◆ 안민석 의원 ‘단절을 연계로, 불균형을 균형으로’

4선의 안민석 의원이 기조연설을 맡았다. “오늘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스포츠사회학자로 나왔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그는 “성적 지상주의의 엘리트체육에서 국민 삶의 질 향상, 여가선용에 비중을 둔 스포츠복지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스포츠클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20년 전 한국체육과학연구원(현 한국스포츠개발원) 소속으로 유럽 7개국의 체육정책을 돌아봤다는 그는 “단절된 체육 주체가 스포츠클럽으로 연계되면서 뿌리와 줄기가 튼튼해진다”며 “학교체육과 생활체육 활성화로 엘리트체육 자원도 더불어 풍부해진다. 은퇴한 체육인이 지도자로 고용되면서 일자리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통합체육회 출범은 선진체육시스템의 교두보이며 한국체육의 향후 100년이 새로 쓰이는, 복지체육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라고 강조한 안민석 의원은 “체육회가 민주화, 재정 자립화를 통해 스포츠클럽을 활성화시켜 우리나라도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미래 올림픽에서 생활체육 저변이 탄탄한 종목에서 메달을 따면 국민들이 감격해 할 것”이라며 “풀뿌리 체육의 성과는 단기간에 성과를 보는 엘리트체육과 다르다. 당장의 메달보다 체육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스포츠클럽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스포츠클럽 진흥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안민석 의원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돼야 할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 협치, 시민의식 성숙, 패러다임 전환

체육계 현장을 누비는 각계각층 인사들도 토론자로 나서 발전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오명환 전북 완주 구이중학교 교장은 “시설은 물론 운동지도자와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인프라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 전문지도자를 인력풀제로 운용해 배치해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자들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협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포츠클럽 운영의 모범사례로 채택된 경남 진주의 이창희 시장은 “진주는 체육회, 체육진흥과, 스포츠클럽의 정기적 모임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주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관련 기관과 연계해 중앙정부가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택천 방산고 수석교사는 “실용적 접근을 넘어 가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학교와 지역 스포츠클럽이 공유 프로그램 개발, 체육시설 이용에 대한 존중을 통해 유기적 연계 구조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상호이익과 협치’ 개념을 거듭 강조했다.

김기범 KBS 스포츠취재부 기자는 “독일, 일본 등 스포츠선진국에서는 학교 체육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음주와 흡연, 쓰레기 등 골치 아픈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운동할 공간이 부족한 한국 현실에서 시설 개방 문제가 해결되려면 성숙한 시민의식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진현 스포츠서울 체육부장은 “인구와 출산율 저하에 따라 선수 양성 젖줄이 사라졌다. 스포츠클럽을 통해 저변을 넓히고 확대된 스포츠 공급지를 통해 엘리트선수도 육성하는 스포츠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자”며 “승리, 전쟁의 가치를 타자와의 연대로 바꿔보자. 지덕체를 체덕지 패러다임으로 바꿔 다수가 참여하게 만들자”고 역설했다.

▲ 스포츠클럽 심포지엄에는 300여 명의 체육 관계자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 스포츠선진국을 향해, 체육인 일자리 창출은 덤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지휘할 핵심 주체들도 한 마음 한 뜻이 됐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013년부터 육성 중인 스포츠클럽은 지역 시설을 기반으로 종목별 인구를 확대하고 참여자들한테 재능을 나누는 시스템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이번 심포지엄은 스포츠클럽의 현안 논의는 물론 스포츠클럽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20대 국회에서 스포츠클럽 진흥법 제정을 주도하게 될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도출된 과제에 입법이 필요하다면 안민석 의원, 조훈현 의원 등 교문위 여야 의원들과 함께 제도 개선, 보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박찬숙 한기범(이상 농구) 현정화(탁구) 최윤희(수영) 최현호(핸드볼) 최병철(펜싱) 등 스포츠클럽 스타 서포터즈로 위촉된 종목별 레전드 6인은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언제 어디서나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멘토링을 하겠다“며 ”체육회가 숨은 스타들을 찾아 많이 활동하도록 기회를 많이 주셨으면 한다”고 일자리 창출을 바랐다.

김양례 한국스포츠개발원 정책개발실장은 “스포츠클럽은 국민 누구나 스포츠 활동을 즐기고 운동 재능이 있는 이가 선수로 육성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엘리트 강국이지만 스포츠선진국은 아닌 대한민국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며 “국정과제인 스포츠클럽은 2020년까지 전국 239개소로 확대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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