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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스켈레톤 윤성빈, 평창 금빛 질주 위해 넘어서야 할 두개의 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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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스켈레톤 윤성빈, 평창 금빛 질주 위해 넘어서야 할 두개의 벽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1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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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윤성빈(23·한국체대)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100분의 1초 차이로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에게 금메달을 넘겨주는 순간이었다.

1차 레이스를 완벽히 마쳤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큰 실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두쿠르스의 2차 시기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을 뿐.

최강자답게 자신감도 넘쳤다. 1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경기를 마친 두쿠르스는 “올림픽에 대한 계획은 이미 마련돼 있다. 준비는 거의 다 마쳤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 금빛 레이스를 목표로 윤성빈이 넘어서야 하는 대상이다. 두쿠르스는 금메달을 하나 추가하며 월드컵 우승을 총 48차례로 늘렸다. 명실상부 세계 스켈레톤 1인자다. 올 시즌에만 4,5차 대회에 이어 3번째 금메달이다.

아직은 윤성빈에게 쉽게 넘어서기 힘든 산이다. 1차 시기에서는 윤성빈에 밀려 2위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지만 2차에서 보인 두쿠르스의 경기력은 경이적이었다. 스타트에서는 윤성빈에 밀렸지만 이후 모든 코스를 가장 빠른 기록으로 통과했고 결국 트랙 레코드를 갈아치웠다.

또 하나 넘어야 할 장애물은 ‘2차 시기 트라우마’다. 윤성빈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5차례나 1차 시기를 1등으로 통과했다. 문제는 2차 레이스. 앞선 4차례에서는 3위, 4위, 2위, 5위를 기록했다. 이날 윤성빈의 2차 레이스 순위는 2위였다.

두쿠르스의 2차 시기 기록이 워낙 뛰어나기는 했지만 윤성빈이 1차 시기와 비슷한 기록으로만 탔더라면 충분히 우승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윤성빈은 1차 시기와 마찬가지로 2차에서도 가장 빠른 스타트 기록을 보였지만 첫 번째 커브에서 작은 실수가 나오며 두쿠르스와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윤성빈은 지난달 7일 7차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해 “작년에는 1차에 1위에 올랐던 적이 없다보니까 순위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있다.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인호 코치도 “2차 레이스 부진은 실력보다는 경험 문제”라고 말했다. 올 시즌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비시즌 동안 이를 극복해 내야 한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모두가 어려워하는 9번 커브에서 실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윤성빈은 “실수가 나오기는 했지만 9번 커브는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두쿠르스마저도 1차 시기 9번 커브에서 주춤했다. 많은 훈련을 통해 코스에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홈트랙의 이점이다. 

아쉬움을 남긴 대회지만 안방 경기의 이점도 분명히 확인했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평창 올림픽까지 거대한 산과 같은 두쿠르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부족한 점을 메우고 2차 시기 트라우마를 지워낼 수만 있다면 평창 올림픽에서 포디움 최상단에 서는 것이 꿈 같은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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