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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오심으로 얼룩진 K리그, 팬 위한 '리스펙트'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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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오심으로 얼룩진 K리그, 팬 위한 '리스펙트'는 어디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21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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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4년 K리그는 ‘리스펙트 캠페인’을 도입했다. 그러나 팬들을 위한 존중에는 무관심한 듯 보인다. 잦은 오심으로 팬들의 가슴에 상처를 새기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1일 연맹 사무국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챌린지 3라운드 심판판정 평가회의를 열었다. 지난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의 핸드볼 파울에 의한 페널티킥 판정에 대해 논의했고 오심으로 확인했다.

▲ FC서울은 지난 19일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은 뒤 광주FC에 2-1로 승리했다. 하지만 21일 이는 오심으로 밝혀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무선 교신을 통해 주심에게 반칙의견을 내고 이후 이 사실을 부인했던 박인선 제2부심은 퇴출, 김성호 주심은 무기한 배정 정지 처분을 받았다. 김성호 주심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징계 수위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서울 이상호가 올린 크로스가 광주 박동진의 등에 맞자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핸드볼로 보이기도 했지만 느린 그림으로 확인해보니 공은 박동진의 등에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심 입장에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각도였다. 그럼에도 부심 등 심판진과 자세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경기를 속행한 게 문제였다. 광주는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줬고 이내 역전을 허용하며 1-2 패배를 당했다.

경기 후 남기일 광주 감독은 울분을 삭힐 수밖에 없었다. 규정 때문이었다. 연맹은 감독들이 심판 판정에 대해 언급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 징계가 따른다.

김성호 심판이 불미스러운 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5년 폭력 사태로 영구 자격정지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난입한 관중과 몸싸움을 벌였고 포항시청 공무원에게는 주먹까지 휘둘렀다.

연맹은 2011년 그를 K리그에 복귀시켰다. 그동안 내셔널리그 등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했다는 것이 이유. 하지만 이번 사태로 그 선택이 옳지 않았음이 증명됐다.

▲ 광주FC 감독은 19일 심판의 오심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이후에도 심판의 판정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수 없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연맹은 보도자료에 징계를 받은 심판들에 대해 ‘주심’, ‘부심’이라고만 표기했다. 일각에서 심판들의 잘못에 대해 감싸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가해지는 이유다. 그동안 연맹은 선수들에 대한 징계는 신속하게 처리하는 반면 유독 심판들의 잘못에는 관대함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수들의 도 넘은 폭력적 플레이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수월 삼성 서정진은 지난 11일 전북 현대전에서 이승기의 무릎을 발바닥으로 밟았다. 이승기는 십자인대가 파열됐지만 서정진은 옐로 카드 한 장 받지 않았다. 이후에야 징계위원회를 통해 서정진은 7경기 출전정지, 700만 원 벌금을 받았다.

K리그가 참여하고 있는 ‘리스펙트 캠페인’은 선수와 지도자, 심판, 팬들이 서로를 존중하자는 뜻으로 도입됐다. 영국에서 매년 심판 요원 7000여명이 경기 중 받은 모욕과 욕설, 협박으로 인해 그만두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심판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존중받기를 원하기만 하고 정작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하는데에는 무관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생긴다.

결국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만 울상을 짓고 있다. 응원하는 팀이 불이익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나아지지 않는 판정의 질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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