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박정환-딥젠고 대국은 이세돌-알파고 만큼은 아니어도 또 하나의 인간-인공지능 간의 격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일본판 알파고’인 딥젠고는 박정환 9단과 22일 일본 오사카 관서기원 총본부에서 열리는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대국을 벌인다.
박정환의 승리가 예상되는 이유가 있다.
박정환 9단은 21일 첫 대국에서 ‘일본 1인자’ 이야마 유타를 207수 흑 불계승으로 이긴 반면 딥젠고는 중국 랭킹 2위 미위팅에 283수 백 불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상대 전적도 앞선다. 박정환과 딥젠고는 ‘구면’이다. 지난달 국내 온라인 바둑사이트 타이젬에서 비공개로 4번을 겨뤘는데 박정환이 딥젠고에 3승 1패 우위를 보였다.
40개월 연속 한국 1위를 지키고 있는 박정환의 기세라면 뒤로 갈수록 약해지는 딥젠고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대회 개막 전까지는 딥젠고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도 있었다.
알파고가 2015년 10월 판후이를 상대했을 때와 4개월 뒤 이세돌 9단을 만났을 때 완전히 달려졌던 것처럼 장족의 발전을 이뤘을 거란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조치훈 9단에 1승 2패로 선전한 딥젠고는 2개월 넘게 인터넷 대국 타이젬을 통해 데이터를 쌓으며 놀라운 발전을 보였다.
승률이 81.1%(1316승 306패)였는데 아마추어 최강 그룹을 상대로는 701승 66패(91.4%)의 압도적 우위를 보였고 프로 기사에도 615승 240패(71.9%)로 대국을 주도했다.
도쿄대 연구팀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드왕고사가 공동 개발한 딥젠고는 그러나 월드챔피언십 첫 대국에서 져 알파고나 중국산 인공지능 '줴이(絶藝)‘에 한참 뒤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박정환이 유타를 꺾은 기세를 이어 딥젠고마저 제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중일 간판기사와 인공지능까지 4자가 참가한 월드바둑챔피언십은 풀리그로 자웅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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