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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히든 피겨스', '헬프'와 '문라이트'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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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히든 피겨스', '헬프'와 '문라이트'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03.24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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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우리는 스크린에서 백인 배우들의 잘생기고 멋진 모습을 보는 것에 익숙하다. 진보적이라는 할리우드에서도 컬러리즘(인종차별)은 실재한다.

'히든 피겨스'는 그동안 백인, 그것도 남성 중심 이야기만 그려온 할리우드에 대한 도전장이다.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에서 활약하는 흑인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히든 피겨스' 스틸 사진 [사진 = 20세기 폭스 코리아 제공]

1960년대 까지 미국은 '인종분리정책'을 내세웠다. 백인과 유색인종이 다른 처우를 받아야 한다는 인종차별 정책은 당시 마틴 루서 킹 목사로 대표되는 유색인종 인권 운동 운동가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히든 피겨스'의 배경은 인종 관련 논쟁이 치열했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히든 피겨스'에서는 소수자 차별이 얼마나 일상적이고 공고한지를 다양한 에피소드로 담아낸다. 예컨대 주인공인 캐서린 존슨(타라지 P. 헨슨 분)은 유색인종 여자 화장실이 건물 내에 없기 때문에 한 번 화장실에 가기 위해 왕복 40분의 거리를 질주해야한다. 이런 일상적인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한 사회, 조직에서 이뤄지는 차별이 얼마나 '의도치 않게' 일어나는지를 설명해준다.

그러나 유색인종, 여성에 대한 차별을 주제로 했다고 해서 '히든 피겨스'가 마냥 우울하고 어두운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히든 피겨스'는 우주과학이라는 낭만적인 꿈에 도전하는 세 여성의 당당한 모습을 스크린에 담는다.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는 이들의 말과 행동들은 소위 말하는 '사이다' 정서와도 닮아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세 주인공의 유머와 해학에 웃음이 멈추지 않을 정도다.

'히든 피겨스'의 주인공 캐서린 존슨은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사진 = 20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히든 피겨스'는 2011년 개봉했던 흑인 가정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헬프'와 최근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던 '문라이트'를 떠올리게 한다. 단순히 흑인 주인공들이 출연해서만은 아니다. 차별과 혐오에 대항해 꿈을 이루고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주인공들의 행동이 겹쳐보이기 때문이다.

'히든 피겨스'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작품 내 배우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메리 잭슨 역을 맡은 자네 모네는 이미 '문라이트'의 테레사 역으로 국내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쾌한 매력이 넘치는 옥타비아 스펜서는 '헬프'에서 활약했다. 옥타비아 스펜서는 지난 89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동안 금발 백인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멋진 눈빛과 유쾌한 연기 톤을 가진 이들 배우에 '입덕'해 보는 것도 좋다. '문라이트'에서 후안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89회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한 마허샬라 알리도 '멋진 대령님'으로 등장하니 놓치지 말자.

◆ 이런 사람에게 추천

- 'History'아닌 'Herstory'를 보고싶다면

- '문라이트' 자넬 모네와 마허샬라 알리의 팬이라면

- 1960년대의 소품·패션으로 눈이 즐겁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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