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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슈틸리케 인터뷰에서 강조된 K리그, 2년 6개월간 행보는 무의미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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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슈틸리케 인터뷰에서 강조된 K리그, 2년 6개월간 행보는 무의미했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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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남은 시간 K리그 경기장을 돌며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고 발전하는 방향을 고민하겠다.”

울리 슈틸리케의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이다. 지도력 논란에 대한 지적에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은 이 같이 답했다. 원론적으로는 옳은 말이지만 그간 슈틸리케의 행적을 돌아보면 고개를 가웃거리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4년 9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주말이면 전국을 돌며 K리그 경기장을 찾았다. 국내 리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슈틸리케에 축구팬들은 큰 기대감을 품었다.

▲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가운데)이 23일 중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015년 1월 열린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때만 해도 좋았다. 소속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지 못하던 이정협을 깜짝 발탁해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용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대표팀에 K리그에서 원석을 찾아내 보석으로 만드는 새 감독의 존재는 든든하기만 했다.

슈틸리케는 인터뷰를 통해 K리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리그가 성장해야 대표팀도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런 슈틸리케를 향한 축구팬들의 믿음은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굳건했다. 지난해 6월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스페인에 1-6 대패하기 전까지 대표팀은 16경기 연속 무패(13승 3무) 행진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최종예선에 돌입하면서부터 문제가 하나씩 발견됐다. 원정에서 치른 3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1무 2패로 부진했고 홈에서는 3승을 챙겼지만 모두 실점하는 등 만족스러운 경기력이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슈틸리케는 인터뷰로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선수 탓을 했고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에 불만을 쏟아냈다. 슈틸리케를 향한 두터웠던 믿음의 벽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가장 비판을 받은 것은 선수기용에 대한 부분이었다. 슈틸리케는 소속팀에서도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부임 이후 시간이 날 때면 K리그 클래식, 챌린지는 물론이고 대학축구리그인 U리그 현장에도 나타나며 숨은 보물들을 찾았지만 정작 최종예선에 돌입하자 기존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유럽파에게 의존하기 시작했다. 이정협과 같은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골 부족 문제가 늘 따라다녔지만 지난해 K리그 클래식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정조국이나 2년 연속 도움왕을 차지한 염기훈과 같은 선수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런 슈틸리케 감독이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한 답으로 다시금 ‘K리그’를 강조한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우수자원을 찾기 위해 K리그 현장을 누볐던 노력은 무엇이란 말인가.

남은 최종예선 단 4경기 결과에 따라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믿는 선수에게만 줄곧 기회를 주던 슈틸리케 감독이 새로운 자원을 발굴한다 한들 남은 4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뉴시스에 따르면 슈틸리케는 인터뷰에서 “거취보다는 월드컵 진출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말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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