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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행 도전' 김광현 "12월 결혼, 가장으로서 책임감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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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행 도전' 김광현 "12월 결혼, 가장으로서 책임감 생겨"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29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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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내달 1일 KBO에 포스팅 공시 요청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아내가 될 사람과 미국에 가게 됐다. 곧 가장이 될 텐데 책임감이 생긴다.”

한국 프로야구의 에이스에서 더 큰 무대로 향하게 된 김광현(26)이 결혼 소식과 함께 공식적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했다.

김광현은 29일 서울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MLB 진출 추진 기자회견에서 해외무대에 도전하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해 올해까지 8시즌을 뛴 김광현은 통산 185경기에서 83승49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에 진출할 수 있는 7시즌을 채운 김광현은 미국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광현이 29일 서울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에 참석해 야구공을 잡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김광현은 시간이 지나면서 커브등 완급조절에도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좌완의 이점과 젊은 나이를 고려했을 때 MLB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임원일 SK 와이번스 대표이사에 따르면 김광현은 다음달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MLB 포스팅 공시를 요청한다. 이후 KBO가 MLB 사무국에 신청서를 보내고 김광현의 포스팅시스템 참가 신청을 받은 MLB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이를 공시하면 나흘 동안 김광현의 영입을 희망하는 구단이 응찰액을 사무국에 제출한다. 응찰 기간이 끝난 뒤 MLB에서 KBO로 최고 응찰액을 적어낸 구단을 통보하면 SK는 나흘 이내에 최고 응찰액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기자회견 말미에 김광현은 오는 12월 결혼 소식을 알리며 “아내가 될 사람과 함께 미국에 간다.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생기고 안정된 환경에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광현과 일문일답.

- 큰 무대에 도전하게 된 소감은.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스스로 많이 고민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MLB에 가면 보이지 않는 태극마크가 존재할 것 같다. 먼저 간 선배들의 이름에 누가 되지는 않을지 며칠 동안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큰 무대를 향해 첫발을 내딛은 만큼 내 가능성을 인정하고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면 열심히 뛰겠다. 팬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 현재 어깨 상태는 어떠한가.

“지난 시즌 이후 한 차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고 올해가 끝난 뒤에도 MRI 검사를 실시했다. 검진 결과를 미국 의료진에 문의했는데 공을 던지는 데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올해 아시안게임까지 180이닝 이상 던졌는데 통증이 없다. 미국에서 더 던질 수 있다고 하니 자신감도 생긴다. 투구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 어떤 팀에서 뛰고 싶나. 선발에 대한 욕심은.

“나를 진정으로 원하는 한 팀에서 뛰고 싶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그 팀에서 원하는 보직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를 원한다면 합당한 대우를 해줄 것이고 기회도 줄 것이기 때문에 어느 구단을 가든 죽을 힘을 다해 던지겠다.”

- 누구를 보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웠나.

“박찬호 선배다. 초등학교 때 박찬호기야구대회에 나갔었다. 나도 메이저리거가 돼서 김광현기라는 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같은 왼손잡이인 랜디 존슨을 보면서 그처럼 던지고 싶었다.”

- 먼저 MLB에 진출한 류현진과 비교했을 때 장단점과 보완점은.

“현진이 형의 장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또 공을 던지는 것 자체에서 장점이 많음을 느낀다. 미국에서는 선발이 5일에 한 번 던지는데 체력에서는 내가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진이 형이 2년 동안 닦아온 길을 뒤따라 걷겠다. MLB에 진출하더라도 많은 조언을 듣겠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광현(가운데)이 29일 서울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에서 SK 와이번스 임원일 대표, 어머니 전재향 씨, 아버지 김인갑 씨, 민경삼 단장(왼쪽부터)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에이전트를 통해 전해들은 현지 분위기는.

“랜디 존슨의 예전 에이전트와 계약했다. 포스팅 금액이 결정돼야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갈 것 같다. 그 이전의 분위기는 기사를 통해서 접하고 있다.”

- 지금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미국에 갔을 때 식생활을 포함한 문화 등 모든 환경이 다르고 낯설 것 같다. 아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동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다. 포스팅 금액은 고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MLB 타자 중 누구와 붙어보고 싶나.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중 선호하는 리그는.

“MLB 타자라면 누구든 상관없이 다 붙어보고 싶다. 내가 던지는 유인구에 속을지, 힘으로 눌렀을 때 이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리그는 내셔널리그(NL)다. 배팅을 하고 싶다. 현진이 형이 치는 것을 보니까 부럽더라. 고등학교 때 방망이를 잡았었는데, 비록 부상 위험이 있지만 나는 야구를 즐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치고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마운드에 있을 때도 상대 투수가 타자로 들어설 테니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생길 것 같다.”

-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다른 구종을 개발한다면.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는 투구를 하고 싶다. 직구와 슬라이더에 비해 미흡하기 때문에 내년에 미국에 가게 된다면 팀 동료들과 투수코치에게 배우고 싶다.”

- 윤석민과 류현진이 MLB에서 희비가 갈렸다. 본인은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은가.

“석민이 형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년이 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라면 슬럼프라는 게 있기 마련이고 부상도 올 수 있다. 석민이 형은 언제든 다시 올라갈 실력을 갖췄으니 큰 무대에 도전을 했을 것이다. 나 또한 첫해에 부진할 수 있다. 루키 시즌에 실패했다고 해서 다음해에도 실패할 이유가 없다. 여러분이 응원해준다면 성공할 자신이 있다. 현진이 형처럼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다.”

- 빅리그 선배들이 말해준 조언은 없었나.

“시즌이 긴 것 보다는 경기가 많은 게 힘들다고 하더라. 그래도 선발은 등판시기가 정해져 있어 여유 있지만, 중간계투를 할 경우에는 여러 구장에 가야하고 시차적응도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부분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다. 음식 문제도 잘 챙겨먹으면 될 것 같다. MLB에 계속 있으면 잘 챙겨준다(웃음).”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광현이 29일 서울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MLB 진출이 확정된다면 겨우내 어떤 부분을 보완할 것인가.

“SK가 내년 1월 중순에 미국 전지훈련을 떠난다. 거기에 동행해서 미국 날씨에 적응할 것이다. 야구공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공을 만지거나 캐치볼을 하면서 감을 익히는 데 주력하겠다.”

- 미국에 갈 때 혼자 가나.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통역이 동행한다. 또 혼자 운동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어 트레이너도 대동할 예정이다. 한 가지 기쁜 소식을 알려드리자면 올 12월에 결혼을 하게 됐다. 아내가 될 사람과도 미국에 간다. 많이 축하해 주셨으면 좋겠다. 가장이란 큰 임무를 맡게 됐는데 책임감이 생기고 가정이 생기면서 안정되는 것도 있을 것 같다.”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상으로 힘들 때 응원해줘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미국에 가서도 팬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던지겠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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