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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힐만-박정권은 '쌈'타는 사이? 프로야구 선수-감독들 재치만점 발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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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힐만-박정권은 '쌈'타는 사이? 프로야구 선수-감독들 재치만점 발언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27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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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트레이 힐만 감독님과 선수들은 서로 쌈을 싸주는 관계다.”

SK 와이번스 주장 박정권의 발언에 현장에 팬들과 취재진은 폭소를 터뜨렸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재치 있는 입담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줬다.

27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가 열렸다. 개막 전에 올 시즌 출사표 등을 들으며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자리. 올 시즌에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감독, 선수들 덕에 팬들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 SK 와이번스 주장 박정권(왼쪽부터)과 트레이 힐만 감독, 박희수가 27일 2017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서 입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새 감독을 맞은 팀 선수들이 느끼기에 각 사령탑의 장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10개 구단 중 유일한 외국인 감독 체제로 돌입한 SK 박정권의 입에 시선에 꽂혔다.

박정권은 “우리는 쌈도 싸줄 수 있는 관계다. 실제로 회식 때 오고가는 쌈 속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영어를 정말 잘하시는 게 큰 장점”이라며 “의사소통은 주로 바디랭귀지로 하는데 마음이 잘 맞아서 그런지 긴말 없이도 잘 통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박정권은 “감독님께서 장난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친다”며 “감독님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래도 열심히 잘 받아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옆에 있던 박희수는 힐만 감독을 향해 손 하트를 날렸고 이어 함께 손 하트를 완성시켜 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같은 질문에 kt 위즈 캡틴 박경수는 “모든 선수들이 (김진욱) 감독님이 좋은지 물어본다. 그만큼 이미 평판이 좋다는 의미”라며 “여유롭게 감독님과 독대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팀이 몇 팀이나 될까 싶다”고 말했다.

김진욱 감독은 유명한 커피 마니아다. 과거 두산 감독시절 하도 커피를 달고 살아 ‘커피 감독’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커피를 언급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새 사령탑을 치켜세웠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이날의 또 다른 스타였다. 개막전 선발 투수를 예고해 달라는 주문에 양 감독은 휴대전화를 찾았다.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순간 양 감독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화면 속에서는 ‘LG트윈스 개막전 선발투수는 헨리 소사’라는 문구가 흘러나왔고 센스 있는 발표에 일부 팬들은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왼쪽)과 롯데 자이언츠 주장 이대호가 27일 2017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서 유쾌한 설전을 벌였다.

또 한 LG팬이 “이대호 선수가 롯데 자이언츠에 복귀하면서 양상문 감독을 괴롭히기 위해 왔다고 했는데 투수들에게 어떻게 승부하라고 말해줄 것이냐”고 묻자 양 감독은 “이대호의 장단점은 훤히 꿰뚫고 있다”며 “롯데와 만나는 날 경기에 나설 만한 투수들에게 대호의 약점을 하나도 빠짐없이 이야기 해주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양상문 감독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롯데의 감독을 맡아 이대호를 지도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코치와 선수로 만났다. 이 발언이 농담처럼만 들리지는 않았다.

이에 이대호는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약점이 언제 적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며 “감독님을 모신지 10년도 더 지났다. 또 감독님의 주문대로 투수들이 던질 수 있을지도 문제”라고 재치 있게 받아쳤다. 이를 지켜보던 조원우 롯데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대호가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고 맞장구쳤다.

이대호는 6년 만에 복귀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감독님께 받고 싶은 선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대호는 “우승해서 트로피에 소주 한 잔 받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해 현장을 찾은 롯데 팬들로부터 환호성을 들었다.

감독들과 선수들의 재치만점 발언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될 수 있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했다. 경기력 외에 팬들을 대하는 능력, 인터뷰 기술 등이 강조되는 최근 흐름에서 이날 행사는 시대에 맞게 변화하려는 현장의 노력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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