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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유럽파 9인, 그리스전 '역할 포인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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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유럽파 9인, 그리스전 '역할 포인트' 분석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3.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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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탁 박주영, 선발보다는 조커?...손흥민, 평가전 통해 경기력 상승 노려

[스포츠Q 강두원 기자] ‘그리스는 우리에게 맡겨라’

해외파가 총출동한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지난 1,2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잊고 새로운 얼굴, 새로운 마음으로 그리스전에 나한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 2시(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에 올라 있는 그리스와 A매치 평가전을 갖는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맞상대하게 될 러시아 혹은 벨기에에 대비하기 위한 이번 평가전에는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 이후 처음으로 해외파를 모두 불러들여 경기를 치른다.

▲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이틀 앞둔 4일(한국시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거센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그리스 파니오니오스 스타디움에서 러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표팀 주장 이청용을 비롯한 유럽파 9명도 명단에 포함돼 오랜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특히 피치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해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박주영이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처음 차출되면서 공격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인지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외에 유럽파 역시 지난 주말(1~2일)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그리스 아테네로 이동, 대표팀에 합류해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 이청용 (26·볼턴 원더러스, A매치 52경기/6골)

잉글랜드 챔피언십 볼턴에서 뛰고 있는 이청용은 지난 2일 블랙번과의 33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32분 교체 투입돼 13분간 필드를 누볐다. 3-0으로 볼턴이 앞선 상황에서 투입된 탓에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

이청용은 볼턴이 리그 18위(8승12무13패 승점 36)를 기록하고 있지만 팀 내에서의 입지는 탄탄하다. 공격포인트(1골 3도움)는 많지 않지만 크리스 이글스와 함께 상대의 양 측면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번 평가전에서 예상되는 4-2-3-1 포메이션의 오른쪽 측면에 배치돼 그리스 수비진을 무너뜨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청용은 자신의 7호골과 함께 A매치 2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그리스의 측면 수비가 공격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준 만큼 넓어진 뒷공간을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것으로 보인다.

◆ 기성용 (25·선덜랜드, A매치 55경기/5골)

지난 2일 열린 맨체스터시티와의 캐피털원컵(리그컵)에서 아쉽게 역전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무른 기성용은 풀타임 출장이 많은만큼 체력적인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무난히 선발 미드필더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3골(1도움)을 득점하는 등 쏠쏠한 활약으로 선덜랜드가 꼴찌(4일 현재 리그18위)를 탈출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소속팀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처럼 대표팀에서도 기성용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맨체스터시티와 혈전을 벌이고 합류한만큼 후반에 교체될 전망이 크지만 중원에서 안정적인 볼배급과 압박 플레이를 통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하며 공격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 구자철 (25·마인츠, A매치 34경기/12골)

‘구줌마’ 구자철은 지난 2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어 레버쿠젠과의 원정경기에서 시몬 롤페스(32·독일)와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를 강하게 부딪쳐 부상을 당했다. 이후 다시 그라운드에 들어섰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바로 교체돼 나왔다.

대표팀에 합류한 구자철은 홍명보 감독의 걱정과는 달리 부상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져 그리스전에 힘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차두리(34)와 곽태휘(33), 황석호(25)와 더불어 구자철마저 부상으로 제외되는 것이 아닌가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홍 감독은 구자철이 원톱 밑에서 공격의 가교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며 동료 선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때로는 최전방으로 올라가 득점에 관여하는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말리전 이후 대표팀에서 골 소식이 없는 구자철은 6개월 만에 득점포를 쏘아 올릴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구자철은 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득남해 ‘아빠가 됐다’며 갓 태어난 아이에게 그리스전 승리를 선물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박주호 (27·마인츠, A매치 13경기)

레버쿠젠전에서 구자철과 함께 승리를 이끈 박주호는 현재 무주공산이 대표팀 왼쪽 풀백자리를 차지할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김진수(22)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지만 홍명보 감독은 박주호를 테스트해 볼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마인츠의 왼쪽 수비를 도맡아서 풀타임 소화하고 있고 상대 측면 공격수 방어에도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 기세를 대표팀까지 이어간다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수비에 비해 공격적인 면이 조금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소속팀 경기에서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전방 깊숙이 침투해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을 자주 연출하며 공격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월드컵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김진수와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박주영 (29·왓포드, A매치 61경기/23골)

▲ 오랜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이 4일 그리스 파니오니오스 스타디움에서 빌줄기에도 아랑곳 없이 미니게임을 통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정말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아니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소속팀 스쿼드에서 철저하게 배제되며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던 박주영은 부족한 실전 감각에도 대표팀의 이름을 올렸다.

1년 가까이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지 못한 박주영을 대표팀에 불러들였다는 것은 홍명보 감독이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선발이 아닌 후반 시작 혹은 후반 초반에 투입돼 경기력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영이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이지만 경기 경험이 극도로 부족한 가운데 선발 출장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물론 선발 출장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였을 때 돌아올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 고공플레이에 능한 김신욱을 선발 출장시켜 그리스 수비진을 흔들어 놓은 후 박주영을 투입시켜 특유의 공간 침투를 활용하게 하는 복안이 유력하다.

박주영에게 이제 뒤는 없다. 압박감이 상당할테지만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기 위해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 손흥민 (22·바이어 레버쿠젠, A매치 22경기/5골)

손흥민의 소속팀 레버쿠젠은 현재 내우외환에 빠져 있다. 구단 내에서는 파벌 논란이 일며 내홍을 겪고 있고 리그에서는 부진이 이어지며 도르트문트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손흥민 역시 시즌 초반에 보여준 맹활약에 비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득점 소식 역시 한달 넘게 들려오지 않으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에게는 이번 평가전이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다. 대표팀 내에서 독보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손흥민은 그리스 베테랑 풀백 바실리스 토로시디스(29·AS로마)를 상대로 득점을 노린다.

전방으로 자주 올라가는 토로시디스의 특징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손흥민의 발끝에서 득점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첫 출전을 노리는 손흥민이 대표팀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려 소속팀에서 다시금 활약할 수 있을 지가 이슈다.

◆ 김보경 (25·카디프시티. A매치 25경기/3골)

혹독한 겨울을 보낸 김보경이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 힘들 전망이다.

김보경의 소속팀 카디프시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5승7무16패 승점 22점을 기록하며 19위에 처져있다. 지난달 올레 군나르 숄사르 감독이 새로 부임한 이래 8경기에서 1승1무6패에 그치고 있다.

돌파구를 전혀 찾고 있지 못한 가운데 김보경 역시 팀의 부진에 휘말려 있다. 대표팀에 합류하긴 했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기량이 되살아날지 의문이다.

김보경은 붙박이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도 적다. 공격 2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에 비해 특별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박주영과 함께 후반 조커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 지동원 (23·아우크스부르크. A매치 26경기/8골)

지난달 22일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와의 원정경기에서 첫 선발 출장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지동원은 새로운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시간을 늘려온 만큼 출장이 유력하다.

하지만 선발로 나서기 위해선 경쟁자들은 제쳐야 한다. 공격 어느 포지션에도 넘버원이라고 자부할 수 없는 지동원은 원톱 자리의 박주영과 김신욱, 왼쪽 측면의 손흥민과 김보경, 오른쪽 측면의 이청용,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는 구자철과 경쟁을 뚫어야 한다.

해외파를 소집할 때마다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지동원으로선 이번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만 홍명보 감독 마음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 홍정호 (25·아우크스부르크, A매치 22경기/1골)

유럽파 중 유일한 수비수인 홍정호는 변수가 없는한 중앙 센터백으로 출전할 전망이다.

단짝인 김영권(24)과 함께 수비진을 이끌 그는 오른쪽에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 이용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꾸준히 선발로 출장해 경기를 소화한만큼 대표팀에서도 탄탄한 수비벽을 갖추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파 수비진이 올해 미주원정 평가전에서 대량 실점으로 무너졌던 기억이 있어 이번 평가전에서는 수비진 점검이 필수적이다. 가장 수준 높은 기량을 지닌 홍정호를 비롯해 김영권, 박주호 등이 가세했기에 그리스 공격진을 상대로 어떤 수비 기량을 보여줄지 축구팬들의 기대가 크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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