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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레전드' 라울이 바르셀로나 감독 물망? '제2의 피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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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레전드' 라울이 바르셀로나 감독 물망? '제2의 피구' 되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3.28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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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 감독 후임으로 논의…라울 "첫번째 옵션은 아니지만 제의 오면 신중하게 검토할 것"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너 죽고 나 죽자'는 라이벌인 것을 잘 아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두 팀 사이에 이적 선수가 나올 경우 당사자는 '배신자'로 엮이게 된다. 2000년 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건너간 루이스 피구가 대표적이다.

이젠 거꾸로 레알 마드리드가 배신에 치를 떨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도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이자 심장이었던 라울이 FC 바르셀로나 차기 감독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물망에 오른 것을 넘어서 라울 역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울은 28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지역 스포츠 일간지 스포르트와 인터뷰를 통해 "FC 바르셀로나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을 경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라울이 FC 바르셀로나 감독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이유는 바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퇴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리오넬 메시나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도 엔리케 감독에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C 바르셀로나로서는 메시와 수아레스, 네이마르 등 특급 선수들을 붙잡아놓기 위해서라도 명망있는 지도자를 데려올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라울이다.

라울이 FC 바르셀로나로 간다면 후폭풍이 만마치 않을 전망이다. 피구가 FC 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건너간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피구는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FC 바르셀로나로 간 뒤 이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다시 말해 FC 바르셀로나의 '순수 혈통'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라울의 경우는 다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유스팀을 거치긴 했지만 1992년부터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에서 뛰었던 '마드리드 순수 혈통'이다. 고향도 스페인 마드리드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 주전에서 밀려 샬케04, 알 사드, 뉴욕 코스모스 등에서 뛰긴 했지만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16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게다가 라울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6번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3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경험했다. 적어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다른 팀으로 간 적이 없다. 쉽게 말하면 FC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성장해 현재 FC 바르셀로나의 중추가 된 메시가 나중에 은퇴한 뒤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라울도 FC 바르셀로나의 감독 물망에 오르는 것에 대해 상당히 신중하다. 당장 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라울은 스포르트를 통해 "하나하나 차근차근히 단계를 밟아가고 싶다. 최우선은 역시 내 집인 레알 마드리드로 가는 것"이라며 "하지만 축구라는 것은 '나는 이것을 하지 않겠다, 저것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없다. FC 바르셀로나에서 제의가 온다면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엔리케 감독의 심정을 너무나 잘 이해한다. 레알 마드리드에 있으면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나 조세 무리뉴 감독만 봐도 오랫동안 사령탑에 있을 수 없다"며 "엔리케 감독은 이미 FC 바르셀로나에서 대단한 일을 해냈다. 이제는 그가 휴식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연 라울이 레알 마드리드를 '배신'하고 FC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게 될까. 라울이 FC 바르셀로나의 차기 감독이 된다면 한솥밥을 먹었던 지네딘 지단과 엘 클라시코에서 지략 대결을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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