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3차전에 끝내겠다. 자신 있다.” (원주 동부, 허웅)
“4차전, 한 번 질까봐 혹시 몰라서...” (울산 모비스, 양동근)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신구 가드가 6강 플레이오프를 목전에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28일 서울 양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는 최고의 가드 양동근(36)과 그의 아성에 도전하는 허웅(24)의 신경전이 눈길을 끌었다.
허웅이 먼저 도발했다. “3차전에서 모비스를 누르고 4강에 오르겠다. 자신 있다”면서 “3차전이 홈(원주)이라 빨리 끝내고 쉬고 싶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우승반지만 5개를 보유한 양동근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4차전에서 시리즈가 마무리될 것이라 예상한 그는 “혹시 몰라서 한 번 질까봐,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라고 응수했다.
올 시즌 성적은 허웅이 낫다. 정규리그 전 경기(54)를 소화하며 11.83점, 2.6리바운드, 3.7어시스트, 1.1스틸로 29경기 9.76점, 2.5리바운드, 4.5어시스트 1.3스틸의 양동근을 앞섰다.
큰 경기 경험에서는 양동근이 허웅을 압도한다. 프로농구 역사상 6회 이상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은 이는 추승균(8회), 이상민(7회), 조성원 박종천 양동근(이상 6회) 등 단 5명 뿐이다.
이에 반해 허웅은 아직 한 차례도 우승 경험이 없다. 데뷔 이후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했다. 이번에는 지난 두 번과는 다른 결과를 원한다. 루키 시즌이던 2014~2015 챔프전에서 모비스에 4전 전패를 당한 아픈 기억을 설욕할 기회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동부가 모비스에 1승 5패로 밀린데 대해 허웅은 “모비스를 만날 때 백투백(이틀 연속) 경기가 많았다”며 “우리 팀에 나이 많은 형들이 많아 체력에 문제가 있었다. 플레이오프는 다르다 본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김태술(서울 삼성)이 “양동근은 5년 전부터 안 좋다고 하고도 여전히 잘 한다”며 수비 계획을 묻자 허웅은 “동근이 형이 볼을 최대한 못 잡게 체력으로 승부하려 한다”며 “(시즌 초반) 부상도 당했고 체력도 완전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전에서 부상을 입어 합류가 늦었던 양동근은 “시즌을 3개월 밖에 안 뛰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웃더니 “초반에 많이 못 뛰어 팀에 미안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우리 선수들에게 웃음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양동근과 허웅, KBL 간판 가드들의 움직임에 따라 승부의 향방이 좌우될 확률이 높다. 정규리그 4위 모비스와 5위 동부는 오는 30일 밤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5전 3승제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